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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토건공사는 홍수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오히려 광범위한 농경지를 침수시키고 물난리를 일으킬 위험을 안고 있다. 4대강 토건공사로 많은 지역에서 강의 평소 관리수위가 주변 농경지와 주거지역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 책, 56쪽, <정부 주장의 일곱 가지 허구>에서)


책 제목으로 이 책만큼 강력한 자기 주장을 담은 책이 있을까 싶습니다. 제목과 부제목만 보고 낼름 책을 구입했습니다. 수만년 흘러온 강을 난도질 치면서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사람을 토막살해 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냐 싶었습니다.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은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데, 그짓을 서슴지 않는 어떤 집단은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유를 대라고 합니다. '왜 4대강 토건공사를 하면 안되는지' 하나하나 짚고 싶단 생각과 그래야 한다는 의무감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김정욱, 나는 반대한다: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진실 보고서, 느린걸음, 2010.  
* 본문 217쪽, 총 228쪽.

2010년 10월 22일(금)부터 25일(월)까지 읽었습니다. 중간에 쉬는 날도 없었고 지하철 아닌 곳에서 읽은 적도 없었습니다. 대략 하루 50쪽씩 물 흐르듯 읽어나갔습니다. 표현하고 보니 재미있습니다. '흐르는 강'을 살리고자 한 책을 '물 흐르듯' 읽었다는 게. ^^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시려면 제목이나 표지를 클릭하세요.

 
 

    김정욱 교수의「나는 반대한다」. 당장 중단해! 4대강 사업의 실제와 본질.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의 <나는 반대한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근본적-생태적-과학적-논리적 비판.
 


 

1. 이 책은?

이 책에 관해서는 책 제목과 부제가 가장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만, 몇 마디 더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 책은 "환경학자 김정욱 교수가 4대강 토건공사에 대한 체계적인 반론과 함께 4대강 토건공사의 진실과 전모를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 쓴 책입니다. "과학과 상식에 입각한 최근 사례 분석, 해외 현장 조사에서 접한 외국 사례와 역사적 기록 등 풍부한 자료와 근거로 정부 주장의 허구를 조목조목 짚"습니다. (인용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 해당 책 페이지.) 
 
 
 
땅은 사람들이 사고파는 상품이 될 수 없다. 상품이란 것은 판매를 위해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땅은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중에 땅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강을 흐르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다를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만든 사람이 없는데 이 땅을 자기 것인 양 팔아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105쪽, <누가, 왜 추진하는가?>에서)
 
땅, 강, 바다, 모두 같습니다. 인간이 생산한 것이 아니죠. 그걸 누가 사고 팔고 어떻게 그걸 마음대로 난도질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위에 인용한 대목은 김정욱 교수의 기본적인 입장을 잘 나타내줍니다. 백번 공감합니다.
 
 

 
2. "4대강 살리기" 사업은 4대강 토건공사(!)일 뿐이다.
 
'4대강 살리기'로 불리는 이 사업에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것이 합당할까? 우선 4대강 사업은 무엇인가? 강바닥을 깊게 파고 콘크리트 댐을 쌓고 둔치를 평평하게 깎아 체육시설과 문화시설 등을 짓고 슈퍼제방을 높이 쌓아 자전거도로와 자동차도로를 만든다. 남는 땅은 개발하여 분양한다. 국어사전에는 이미 이런 것을 나타내는 단어가 있다.

토목공사土木工事 : 목재나 철재·토석 따위를 사용하여 도로나 둑·교량·항만·철도·상하수도 따위를 건설하거나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공사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그런데 이 말로는 조금은 부족한 듯 싶다. 4대강 공사는 강변에 온갖 시설과 건물을 짓는데 이 단어에는 그 뜻이 안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이런 뜻으로는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는 '건축'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럼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어떻게 부르나?

토목건축土木建築 : 토목과 건축을 아울러 이르는 말.
토건土建 : 토목건축의 준말.
(37-38쪽, <정부 주장의 일곱 가지 허구>에서)
 
대한민국에서 2008년 2월 하순부터 말들이 고생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조차 속이지 못할 말장난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민영화'를 '선진화'라고 부르고 '대운하'에 반대하니까 '4대강 사업'이라 이름을 바꾸고 ... 공적인 차원에서 대놓고 '야바위'를 쳐댑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것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의 개명이자 "4대강 토건공사"의 다른 말일 뿐입니다. 도도히 수만년 흘러온 강이 언제 죽은 적이 있었던가요? 멀쩡히 살아서 흐르고 있는 강을 또 어떻게 살린다는 걸까요. 살아 있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의사는 없습니다. 멀쩡한 환자를 살리겠다고 몸에 칼을 대는 의사는 불법의료시술로 돈을 버는 돌팔이 의사일 뿐입니다.

 
 

 
3. 일자리 34만개 vs. 상용직 130명
 
국토해양부는 2010년 4대강 공사현장에서 직접 투입되어 일하는 인원이 5월 13일 현재까지 1만 3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원래 정부가 약속했던 일자리 규모가 34만명이다. 사업기간을 3년으로 잡을 경우 연평균 11만 3,000명이 되어야 하는데 정부의 약속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게다가 1만 364명 중 고용보험 적용을 받는 사람은 2,425명이고 이 가운데 사용직이 130명, 일용직이 2,295명이다.
(59쪽, <정부 주장의 일곱가지 허구>에서)
 
"4대강 토건공사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말은, 극동 아시아 어느 나라의 정치꾼이 권좌에 오르면서 입이 닳게 떠들어댄 "경제 살리기"란 정치적 수사의 연장입니다. 정치적 수사일 뿐인 것이죠. 김정욱 교수는 실증적 조사를 통해 "일자리 34만개"가 실제로는 "130명"의 꼬락서니를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21세기 탈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토건공사를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떠드는 것부터가 시대착오지요. 21세기 경제인구가 지향하는 직업군이 토건공사와 겹쳐지지도 않을 뿐더러 더 이상 토건공사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대가 아닌 것이죠.
 
 

 
4. 예산 22조원은 어디로 가는가?
 
이 22조 원은 어디로 가는가? 이 사업을 시행하면 누가 이익을 보는가? 운하를 열렬히 추진하는 사람들은 운하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해 보겠다는 사람들이 아니다. 운송업자들이나 화물주들이 운하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말은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4대강 토건공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막대한 건설공사비를 챙길 건설업자들이거나, 개발 사업으로 땅값이 오르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는 부자들이거나, 권력 앞에 줄을 서 보겠다는 사람들...
(100쪽, <누가, 왜 추진하는가>에서)
 
제 개인적 생각으로, 이명박 정부가 4대강 토건공사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예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좀더 톡 까놓고 이야기하자면 누군가 이 예산 22조원으로 큰 이권을 챙겨야 하는 것이죠. 현실적으로 누군가 큰 재미(?)를 보게 되어 있음은 불문가지입니다. 위에 김정욱 교수가 지적하고 있는대로, 막대한 건설공사비를 챙겨가는 것은 건설업자들과 개발 붐으로 땅값 차익을 얻는 투기세력일 겁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지지 기반이자 존재 근거인 것이겠죠.
 
 

 
5. 그렇게 엄청난 규모의 사업을 임기 안에 끝낸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할까.
 
정부는 4대강 토건공사를 2년 안에 끝낸다고 한다.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뮌헨에선 8km 구간의 이자 강(Isar River) 재자연화 공사를 조사하고 준비하는 데 10년 걸렸고 공사하는 데도 10년이 걸렸다. 이런 대규모 토목사업을 단 몇 년밖에 안 되는 대통령 임기 중에 끝내겠다고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
(94쪽, <누가, 왜 추진하는가>에서)
 
2010년 한해 동안 2MB 정부가 자주 들먹였던 '공정사회'의 '공정'이란 게 공정(公正)이 아니라 '공정을 반으로 줄인다'고 할 때의 공정(工程)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뭐든 밀어부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지금까지 공사에서 그게 통했는지 모르지만(사실 그로 인한 부실공사는 또 얼마나 될까 염려스럽습니다만),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실로 엄청난 규모의 사업을 어떻게 그렇게 졸속으로 준비하고 밀어부칠 엄두를 내는 걸까요. 무식하면 용감하다 해야할지.



6. 4대강 토건공사는 중단되어야 한다. 장차 발생할 추가비용을 생각해도 그렇다.

지금 멈추기엔 너무 늦은 거 아니냐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공사가 끝나고 앞으로 끝도 없이 들어갈 유지비용 그리고 복원 공사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해보라. 4대강 토건공사는 지금 바로 멈추어야 한다.
(108쪽, <누가, 왜 추진하는가?>에서)

어떤 사업을 멈추지 못한다고 들먹이는 게 "투입된 비용"입니다. 두개골 속에 뇌가 들었는지 의심스러운 어떤 국개의원이 "4대강 사업은 이제 임신 5개월"이라면서 되돌릴 수 없다는 말을 했었는데요. 그것도 "투입된 비용"을 앞세워서 4대강 토목공사를 기정사실화하려는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비용'을 따지자면 앞으로 장차 들어갈 천문학적인 '추가 비용'을 따져야죠. 후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강 복원에 처들여야 할 일을 생각한다면 4대강 토건공사는 한시 바삐 중단하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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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0104 화 00:00 ... 00:35  인용입력
2011 0105 수 00:00 ... 01:00  비프리박
2011 0105 수 08:00  예약발행


나는반대한다4대강토건공사에대한진실보고서 상세보기

나는 반대한다 나는 반대한다
김정욱 | 느린걸음 | 2010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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