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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이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여성스러움을 나타내는 고대 상징이고, 성배는 신성한 여성, 신성한 여신을 나타내는 것이오. 바로 교회가 제거하고 삭제시킨 개념들입니다. 여성의 힘과 생명을 창조하는 여성의 능력은 한 때 매우 신성한 것이었소. 하지만 이런 개념은 남성적인 교회의 성장에 위협이 되었어요. (1권 365쪽, 로버트 랭던의 말 중에서) 「천사와 악마」를 읽기 전까지는 댄 브라운을 몰랐습니다. 「천사와 악마」를 읽음으로써 댄 브라운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빈치 코드」를 읽게 만들었습니다. 댄 브라운, 다빈치 코드 1 & 2, 양선아(옮김), 베텔스만, 2004. * 총 367쪽 + 335쪽. * 원저 - Dan Brown, The Da Vinci Code, 2003. 댄 브라운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로버트 랭던 교수는 전작에서처럼 문자와 기호와 상징을 해독하며 사건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기호학자! ^^ 너무 매력 넘치는 캐릭터입니다. 머리를 써야 하는 추리(?)와 모험 속으로 독자를(저만?) 빨아들입니다. 명탐정 코난의 작가 아오야마 고쇼 역시 로버트 랭던을 추리가, 탐정의 반열에 올려놓고 있습니다(만화책 65권 앞표지 날개). 주변에서 「다빈치 코드」를 먼저 읽은 다음 「천사와 악마」를 읽는 분들을 봤습니다. 저는 「천사와 악마」를 먼저 읽고 그 매력에 푹 빠져서 「다빈치 코드」를 읽게 되었습니다. 순서를 잘 택한 것 같습니다. 「다빈치 코드」에서 「천사와 악마」의 에피소드를 언급합니다. ^^; ( 글이 길어질 듯 하므로, 독서 관련 사항은 리뷰 파트 2 즉, 2권 서평에서 적습니다. ) ※ 늘 그렇듯이 이 블로그의 서평에는 특별한 단서가 없는 한,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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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 1 - 추리와 스릴러 & 성배, 시온 수도회, ... 이야기 ▩
댄 브라운이 선사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리와 지적 모험으로 가득 찬 소설 「다빈치 코드」.
로버트 랭던과 함께 하는 지적 모험은, 다른 한편으로 독자에게 인류사적 지식을 전해줍니다.
1. 이 책은? 추리물이자 스릴러이기도 한 이 책에 관해서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예비독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납니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사건의 발단만 간략하게 옮기는 것으로 책 소개를 대신합니다. "아무도 없는 심야의 루브르 박물관, 살인자에게 쫓기던 박물관장 소니에르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한밤의 전화벨 소리. 파리에 체류 중이던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이 박물관으로 호출되고, 그는 그곳에서 기묘한 모습으로 누운 시체와 소니에르가 남긴 다잉 메시지를 마주한다." ( 출처 : 알라딘 해당 책 페이지 )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고 로버트 랭던은 사건에 말려들고 ... 소니에르의 다잉 메시지를 좇는 이야기입니다. 그 속에 성배 이야기도 나오며, 시온 수도회 이야기도 빠질 수 없고, 교회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이 책은 인류사적, 문화사적, 종교사적 지식과 정보들로 넘쳐납니다. 기독교 쪽에서는 듣기 껄끄러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2. 인상적인 피보나치 수열과 아나그램 13-3-2-21-1-1-8-5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 [ O, Draconian devil! ] 오, 불구의 성인이여! [ Oh, lame saint! ] ... 종이를 가져가며 랭던이 말했다. "뒤섞어 놓은 피보나치 수열이 단서입니다. 이 숫자들이 다른 부분을 어떻게 해독할 것인가에 대한 단서인 거죠. ..." ... 소피는 랭던을 응시했다. "그러니까 당신 생각은, 이 메시지가 ‥‥‥ 아나그램? ..." (아나그램:철자바꾸기) 랭던은 소피의 얼굴에 떠오른 의심을 볼 수 있었지만, 그녀의 심정을 이해했다. 사소한 장난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아나그램이 기호학에서 얼마나 풍부한 역사를 지녔는지 일반인들은 거의 알지 못한다. * [ ]는 비프리박. (1권 150-151쪽, 로버트 랭던과 소피 느뵈의 대화 중에서) "으응. 그걸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하는군?" 그랬습니다. 제가 숫자에 좀 관심이 많습니다. ^^ 그리고 기호와 상징에 빠질 수 없는 애너그램을 짜맞춰 가는 과정은 추리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책에서는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등장합니다. 위에 인용한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 오, 불구의 성인이여!"라는 말이 랭던에 의해 해석되어 결정적 단서로 바뀔 때 느낀 짜릿함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천사와 악마」로 이미 훈련을(?) 해서인지, 책에 등장하는 몇몇 실마리에 대해서는 제 추리가 맞아 들어가기도 하더군요. 기뻤습니다. ^^ 물론, 추리가 적중하든 그렇지 않든, 그 자체로서 머리에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인 것은 부인하기 힘듭니다. 3.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빈치 코드」의 핵 "다 빈치는 1510년부터 1519년 사이, 조직의 회장, 즉 그랜드 마스터로서 시온을 이끌었어요. 이 점이 당신[=소피 느뵈] 할아버지가 왜 그토록 레오나르도의 작품에 열정을 보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요. 당신 할아버지는 레오나르도에게서 역사적으로 맺어진 형제애 같은 것을 공유한 것이 틀림없어요. 그리고 두 사람의 사상은 여신 도상학에 대한 열정이나 이교주의, 여신의 신성, 교회에 대한 혐오 등 여러 면에서 완벽하게 들어맞아요. 시온 수도회는 역사적으로 신성한 여성을 찬양하는 기록을 가지고 있으니까." (1권 175쪽, 로버트 랭던의 말 중에서) * [ ]는 비프리박. 역사는 사료 속에 존재하고, 역사학자든 기호학자든 누구든 그것을 해석할 뿐이라고 봅니다. 로버트 랭던 아니, 댄 브라운의 자신감 넘치는 해석에서 신선함 뿐만 아니라 그 뒤를 떠받치고 있을 사료의 힘을 읽습니다. 어찌 보면, 주류 또는 정통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며 배제한 비주류 혹은 이단적인 해석들을 접하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주류 혹은 정통이라는 것도, 힘이 있었기에 그 위치에 선 것일 뿐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현재로서는 비주류 속에 일말의 진실이라도 더 숨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죠. 저는. ^^a 4. '교회'가 밟아온 어두운 역사 랭던은 생각했다. 고통스러운 오늘의 세상에서 현대 교회가 행한 엄청난 선행을 아무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회가 기만과 폭력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교도와 여성숭배 종교들을 재교육시킨다는 명목 하에 벌인 잔인한 십자군 전쟁은 3백년 동안이나 자행되었다. 인간의 머리로 생각해 낼 수 있는 끔찍한 방법들을 이용해 가면서 말이다. (1권 192쪽에서) 뭐랄까, 그러려니 하던 것들이 활자가 되어 콱콱 박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인용한 로버트 랭던의 말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장면에서 댄 브라운은 '교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합니다. 출간된 후 종교계로부터 격렬한 공격과 비난에 시달려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 댄 브라운은 아마도 책을 쓸 때부터 예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용감한(?) 발언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면도 있습니다. 5. 13일의 금요일의 유래 같은, 지적 허기를 채워주는 사실과 정보들 교황 클레멘트는 CIA 같은 군사 책략을 통해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 유럽 전역에 있는 교황의 군사들에게 동시에 열어보도록 봉인된 비밀지령을 내렸다. 13일 새벽, 봉인은 풀리고 무시무시한 교황의 지령이 드러났다. ... 신이 자신을 찾아와 계시를 내렸는데, 성당 기사단이 악마숭배와 동성애, 십자가 모독, 남색, 그 외 불경한 행동의 이단적인 죄를 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 그날,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사들이 사로잡혀 잔인하게 고문당하고, 이단자로서 말뚝에 세워져 화형 당했다. 그 비극의 메아리는 현대 문화에까지 울리고 있는데, 오늘날에도 13일의 금요일은 운이 나쁜 날로 인식되고 있다. (1권 247쪽에서) 현대적, 탈현대적 영상물에 힘입어 13일의 금요일에는 엽기와 호러의 이미지가 포개진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다분히 아니, 순전히 종교적인 기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읽을 때까지 13일의 금요일의 유래에 대해서 짐작만 했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댄 브라운의 책을 읽으면 이렇게 '뭔가를 알게 된다'는 느낌을 받아 좋습니다. 댄 브라운은 소설가인 동시에 얼마나 자료를 뒤적인 연구자일까, 를 생각하게 됩니다. 「천사와 악마」도 좋았지만 「다빈치 코드」 역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사실, 책이라는 것이 지적으로 뭔가를 채워준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가장 1차적인 존재 근거가 아닐까 합니다. 이 책은, 소설임에도, 그 존재 근거를 너무나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습니다. 1권과 2권을 한꺼번에 리뷰하려는 생각이었는데 결국 이 포스트는 1권 리뷰로 끝을 맺어야겠군요. 이어지는 포스트에서 2권에 관한 리뷰를 나누어 하도록 하겠습니다. 만사가 그렇듯이 서평 역시 처음에 맘 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2편을 기대해 주세요.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소설 그 이상의 소설. 추리물이자 스릴러 그리고 동시에 그 이상의 소설. - 작가 댄 브라운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등장인물 로버트 랭던 종교기호학 교수의 지적 추리, 그리고 그와 함께 독자에게 전해지는 신선한 문화사적-종교사적 사실과 해석들. - 올해 안에 한번 더 읽고 싶은 책.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리고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 2010 0124 일 00:50 ... 01:30 서두,인용 2010 0129 금 10:20 ... 10:40 & 22:30 ... 23:10 비프리박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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