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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의 글을 읽어도 시차를 느끼지 못하는 글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세월의 시련(?)을 견뎌내는 글들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적지 않습니다만
1년 전에 쓴 용산 참사 관련 포스트는 시차를 느끼지 못하는 것에 절대 마음이 가볍지 않군요.
거의 1년을 끌어온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 장레식이 바로 며칠 전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2mb 정부의 태도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인들은 이제 모쪼록 편안히 잠드시길. 그리고 유가족들은 모쪼록 더이상 내몰리지 않길.
                                                                                     [ 2010 0116 토 01:00, 시린 새벽 ]




보통 이런 포스트에는 많은 (관련기사) 출처를 명시하지만,
이번 포스트에는 그마저도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는 생략하겠습니다.
사건의 요약도 건너뛰겠습니다. 그럴 상황이 아닙니다. ㅜ.ㅜ

시위를 하던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나라. 정말 갈 데까지 가는 정권.
박정희-전두환 시절을 벤치마킹한 듯, '청출어람'하려는 듯, 군사독재 시절을 가볍게 넘어서는 정권. ...
이란 생각 밖에 안 듭니다.



    '용산참사', 2mb 정부, 대한민국, ...


재개발.

지금 서울 시내에서는 뉴타운이라는 미명하에, 재개발을 한다고,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 삶의 터전을 헐값에 아니 똥값에 송두리째 뺏고 있지요.
더 큰 문제는 서울 전지역에서 그런 식으로 재개발을 한다고 난리를 치니...
'옮길 다른 곳'이 더이상 없는 상황이 되었구요. 어떻습니까. 밀려나도 더이상 갈 곳이 없는 상황...!


비극의 시작.

이번 비극의 출발의 밑바탕은 바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더이상 갈 곳 없는 지경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절규.
철거민 시위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고요. 어딘들 다르겠습니까.
거기에 들이대는 '준법'  '법치'  '불법 엄단' ... 하는 뉴또라이 식의 논리.
그렇다면 애초부터 비극은 잉태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불법시위'...?

도대체 2mb와 딴나라당을 비롯한 수구꼴통세력들의 사전에 '합법'적인 시위란 게 있을까요?
그들에겐 모든 시위가 불법일 겁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합법' 시위는 이미 시위가 아니라 관제데모겠죠.
지금의 악법도 모자라서 '마스크 금지법' 같은, 지나가던 개가 웃을, 법 같지도 않은 법을 만들려는 것도,
나중에, "불법이잖아!" 하면서, 지금처럼, 옥죄이고, 옭아매려는 시도라고 밖에 읽히지 않습니다.


'용산참사'...?

'참사'라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용어부터가 잘못 되었습니다.
경찰청장 내정자란 작자가 초장부터 뭔가 한방을 보여주려고 한 껀 크게 올리려는 의도에서 나왔을...
계획된 진압이었고, 군사작전처럼 진행된 시위진압인데도... '참사'라는 말이 나올까요.
'참사'라뇨. 지진이 났나요. 건물이 붕괴되었나요. 결국, 본질을 은폐하려는 술수에 불과합니다.
태안반도를 검게 덮었던 그 기름유출 사건에서 '현대'와 '삼성'이란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것처럼요.


죽음.

진압을 한다고 했으면 진압을 할 일이지, 멀쩡한 사람들은 왜 죽어야 할까요.
그리고, 무고한 자국민이 죽었는데, 제 눈을 의심하게 만든 것은, 사람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청와대의 첫 논평, '책임자 처벌'이 아니라 뉴또라이식의 '불법 과격시위 엄단' 천명이었습니다.
머리 속에 어떤 것이 들어있어야 이런 논평이 나올 수 있을까요. 비서실에서 맘대로 발표한 건 아니겠죠.
다음날은 뭐가 구렸는지, '진상규명'이라고 말을 바꿔 들고 나오더군요.


진상규명...?

자국민이 목숨을 잃는 비극 앞에서 '책임자 처벌'도 아니고 '진상규명'을 외치는 정부.
진상은 '자국민이 시위 중에 살인적인 진압으로 죽었다'는 겁니다. 무엇을 더 규명해야 할까요.
쟤네들이 '진상규명'을 외친다고, 과연 규명을 제대로 할지도 심히 의심스럽지만,
진상규명부터 하자는 게, 책임자가 없으면(?) 아무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말 밖에 더 됩니까.


책임자 처벌.

책임자 처벌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어느 집의 귀중한 가족 누군가의 생명이, 어처구니 없이, 죽어나가는데, 책임자 처벌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은 살아돌아오지 않습니다. 책임자처벌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봅니다.
그런데, 책임자처벌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일테구요. '진상규명'을 통해 면죄부나 주자는 거겠죠.


적법한 절차...?

아니나 다를까.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진압작전이 펼쳐졌고, 처벌은 할 수 없다"고 하는군요.
적법한 절차에 의해서 진압을 하다가 자국민이 죽기도 하는군요. 그런 거군요...?
자국민이 죽었는데도, 그게 적법한 절차에 의한 진압이었군요. 그런 거였군요...?
그냥 도의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미안해'라는 유감표명만 하면 끝나는 상황을 만드는군요.



목숨을 걸어라.

이전 시대에 사회운동, 시민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이 했던 각오가 아닙니다.
2mb 정권 치하에서, 사회운동, 시민운동을 하려면, 그리고 시위를 하려면, 이제,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시위하다가 언제 어디서 '적법한 절차'로 진압 당하다가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마도 2mb와 그를 둘러싼 수구꼴통세력들이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까불지마, 죽는다...!"
이게 동네 애들이 하는 위협이고 협박이면 귀엽기나 하겠습니다만, 불행히도 대한민국의 현실이군요.
고작 시위를 하는 데에, 목숨씩이나 걸어야 하는, 목숨의 위협을 느껴야 하는 그런 대한민국의 현실...!
군부독재 시절을 확실히 따라가고 있군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닌 겁니다. ㅜ.ㅜ



이번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속절없이 죽어간,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누군가의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형이었고 오빠였을,
그들, 아니, 또다른 우리들의 죽음이 제발이지 헛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음 깊이,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 0122 목 17:30 ... 18:15  비프리박


p.s.1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닙니다.
시위와 농성을 하다가 죽을 수도 있는 나라,
살인적인 진압을 해도 그것이 적법한 절차에 이뤄졌다는 정부.

2mb는 연초에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국회를 점거하냐고 했었죠.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시위-농성 진압 중에, 사람이 죽기도 하는 걸까요.
이제 시위-농성하려면 죽을 각오를 하라는 건가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닙니다.

                                                                        [ 2009 0122 목 오후, 대문 ]

p.s.2
당분간 공지글의 형식으로 목록보기 최상위에 올려두겠습니다. [ 2010 0116 토 01:00 ]
최상위에서 내립니다, 다시 원래의 날짜로 되돌릴지는. ^^ [ 2010 0130 토 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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