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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키운다고 키워지는 거야?"
"상황과 여건은 정반대로 맹글어놓고 뭘 바라고 뭘 키우겠다는 거야?"
반문부터 떠올랐습니다.
"한국판 스티브 잡스 키운다"는 제목의 뉴스 기사를 접했을 때 그랬습니다. ( 관련기사 )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키워야 한다고? 우리는 왜 닌텐도같은 게 없냐고?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운다는 비슷한 제목으로 비슷한 기사가 많이 올라옵니다. ( 관련기사 )


기사 내용을 여기에 반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뉴스 기사를 주욱 읽으면서 들었던 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언젠가 가카께서 '닌텐도 돌풍'을 보고서 우리는 왜 저런 거 못 만드냐고 했었다.
그래서 우리의 네티즌들께서 뽀샵으로 '명텐도 선물'을 했었더랬다.
뭐, 돈 좀 된다 싶으면, 뒤늦게 뜬금없이 난데없이 밑도 끝도 없이 잘도 떠든다.
우리는 왜 저런 거 못 만드냐고 말이다.

스티브 잡스가 어느날 뜬금없이 나온 게 아닌데 한국판 스티브 잡스를 키워야 한단다.
닌텐도 돌풍 앞에서 우리는 왜 닌텐도 같은 거 못 만드냐고 떠들던 거랑 같다.
아이팟에 대해서는 눈감던 것들이 아이폰의 돌풍이 일어나자 좀 뜨끔한가.

그런데 닌텐도가, 스티브 잡스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었던가?
언제, 그런 게 나올 상황을 만들기나 했던가?

교실에선 창의력을 죽이면서, 상상력을 말살하면서, 닌텐도와 스티브 잡스가 입에 올려질까.
경쟁만이 살 길이라고 전국의 학생들을 줄세워서 등수 매기기에 여념이 없는 것들이
무슨 난데 없는 닌텐도에 스티브 잡스란 말인가.

'경쟁력'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무한 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떠들고
몇월 몇일이 되면 일제고사를 시행한다고, 전국의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게 누군가.

장담하건데, 지금과 같은 방식의 창의력 말살, 상상력 억압의 교육으로는
절대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 닌텐도 같은 물건(!)을 탄생시킬 수 없다.
아이폰과 닌텐도가 탐이 나겠지만 남의 이야기란 거다.
지금처럼 아이들을 약육강식의 정글의 경쟁 법칙에 그대로 노출시켜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게다가 스티브 잡스란 인물이, 국가가 키워서 지금의 위치에 온 인물이던가.
국가가 키우겠다고 하는 것은 정부의 탐욕을 노출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옆집에서 오징어 튀김으로 대박을 내자, 나도 오징어 튀김을 팔아볼까 하는 것과 같다.
허구한 날 시장에서 떡볶이랑 오뎅을 처드시더니 국가 운용이 시장판의 그것과 같다는 건가.
(절대, 시장을 비하하고자 하는 뜻이 없음을 밝힙니다. ^^ 국가운용은 그와 다르다는 겁니다.)

또 누군가, '귀족'의 자제들이 그 와중에 정부의 지원을 단물처럼 빨아 처먹겠지.
또 아는가, 병역 특례로 IT산업체 근무 어쩌고 하는 걸 내놓을지.
똑 같겠지, '귀족'의 자제들이 병역을 피해서 대체복무로 온갖 혜택을 처입을 건.
그 그늘에서,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진짜 인재들은 사회의 주변부로 내몰릴테고.


뻔 합니다, 저것들이 하는 생각은 언제나 거기서 거기입니다.
늘 같습니다, 교육은 강자 위주의 약육강식 전쟁터를 만들어 놓고서,
우리는 왜 뭐가 안 나오냐고 떠드는 거나, 우리도 저런 애 좀 키우자고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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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211 목 15:15 ... 15:25  가닥잡기
2010 0216 화 09:40 ... 10:20  비프리박


p.s.1
아. 그리고 스티브 잡스에 관해선 인상적인 글을 읽은 기억이 있군요.
현재, <크로스>란 제목으로 출간된 책에 실린 진중권과 정재승의 글인데요.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습니다. ( 읽으러 가기 )

p.s.2 [2010 0501 토 21:00 ]
누군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미디어다음에 올라온 오마이뉴스 기사를 첨부해 둡니다.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46&newsid=20100501182507010&p=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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