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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이네요. 일년중 오늘이 되면, 특히 더...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생각이 납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 저희반을 맡으셨던 고운 미혼의^^ 여선생님도 기억이 새롭고요. (저는 남자~!)
대학시절 연을 맺게 되어 저희 결혼식 주례까지 서주신 이젠, 회갑을 넘기신 은사님 기억도 나네요.
가르침을 받기만 한다고 생각하는 저에게... 스승의 날이 되면,
가르쳤던 아이들...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 이른 아침부터 문자를 보내네요.
저한테 제일 먼저 보내는 거라는, 고맙다는, 못 뵈어 죄송하다는, 시간내서 한번 뵙겠다는, ...
문자들로 핸펀 문자함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그 시간은 사실 저에겐 첫새벽에 해당되지만,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고맙고 대견합니다.
애들이 이렇게 잊지 않고 문자를 보내는 것, 제가 뭐 대단해서가 아니라...
학창시절의 가장 힘든 시기일 그 시기(?)를 함께 한... 사람이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친구처럼, 가끔은 형처럼,오빠처럼, 가끔은 삼촌처럼, 가끔은 아빠처럼, ...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힘들어 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나게 되지요.
그래서, 아이들도 저를 기억하게 되고, 저도 아이들을 기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믿습니다^^)
아, 저 입시학원 선생입니다. 언젠가부터 주로 고2, 고3만 가르치고 있네요. 올해는 고3만~. ^^;;;
이상하게^^ 저에게 직업 물으면, 저는 '학원 강사'란 말이 안 나오고 '학원 선생'이란 말이 나옵니다.
아마, 강사-수강생 관계보다는... 선생-학생 관계를 지향하는 저의 기본적 마인드 때문이기도 하겠고
공부만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힘든 시기 함께 하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겠네요.
물론, 저... 잘 알고 있습니다. 학원 선생이 무슨 선생이냐? 라는 류의 비아냥이라든지...
학원 선생이 무슨 스승의 날, 감사 받을 대상이냐? 라는 류의 개탄 같은 것들...
모르지 않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자학은 아니지만, 일면 타당한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그런 비아냥과 개탄이 학원선생들의 '선생'으로서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못하지요.
엄연히 현실로 존재하는 것을 부정한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어쨌든...! 제 입장에선... 대한민국에서 힘든 걸로 치자면 둘째가기 서러워하는 이 아이들과...
그 힘든 시기를... 함께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행복하기도 하고요. ^^
그 와중에 늘...! 다짐합니다. 이 아이들의 꿈을 아끼고 사랑하자...! 고 말이죠.
원하는 대학, 원하는 대학과 비슷한 레벨의 대학, 심리적으로 허용가능한 최저 레벨의 대학(^^)...
다들 잘 들어가기를 항상 희망합니다. 그들과 함께 그들의 꿈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면 가능한 꿈일테죠.
2008 0515 목 10:00 ... 10:50 비프리박
p.s. 스승의 날인 오늘 저는 다행히(?) 휴무입니다.
뭔가를 받는 데에 항상 미숙하고, 뭔가를 받는 데에 늘 어색한 저로서는 다행입니다.
물론, 출근을 했다면 1톤 트럭이라도 하나 렌트하든지 해야할 상황일테지만요. 믿거나 말거나...!
원제 : ▩ 스승의날, 드는 생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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