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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젊은 목숨 잃게 한 데 대해서 사과부터 해야할 판에, 다른 곳에 열폭부터 한다. 최소한 애들 실고 나들이 떠난 놀이방 봉고차가 사고를 내도, 아이들 부모 앞에 운전사와 놀이방 원장이 무릎을 꿇는 게 상례다. 더군다나 '국방'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남탓하고 있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선거가 가깝긴 가까왔나 보다. 3월 하순에 천안함이 침몰했을 때부터 이거 6월 초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는 거 아냐, 싶었다. 그래 딱 맞춰, 지방선거 선거운동 공식 개시에 딱 맞춰,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주신다. 자신들을 위한 선거의 만병통치약 '북풍'을 좀 일으키고 싶은 모양이다. 지금, 누가, 죄 없는 청춘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건가. 발표한 것은 대국민 사과성명이 아니고 대국민 담화문이었다. 포스트를 작성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어려웠다. 포스트 작성을 위해 두번 읽었다. 읽느라 힘들었다. 내용에 동의하기 힘든 글, 표현이 안 깔끔한 글은 정말이지 읽기 힘들다. 이제, 두번이나 읽은 글, 읽은 공이 아까워서라도, 글을 안 쓸 수 없게 되었다. |
▩ '대통령 천안함 사태 담화문 전문'을 읽으면서 든 몇가지 생각. ▩
글을 작성하고 발행하기 전에 이미지를 찾으려고 검색을 좀 돌려보니 공감할만한 글들이 꽤 올라와 있다.
누군가의 사진을 삽입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는데 다행이다. 검색 결과물 스크린 샷을 올린다.
담화문 전문을 인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몇몇 대목만 따오고 코멘트를 적어본다. ( ☞ '담화문' 전문을 보시려면 클릭 ☜ ) 국민 여러분, 천안함은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습니다. 또 북한이었습니다. ... 천안함 침몰은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도발'입니다. ☞ 북한을 욕하기는 쉽다. 그리고 북한이 한 짓이라면 욕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천안함이 과연 북한에 의해 침몰된 게 확실하냐는 것이고, '북한에 의해 침몰'되었다고 하면 다냐는 것이다. 북한이 기습한 '결정적' 증거라며 내놓은 것들이 이리저리 조롱을 당하고 있으며, 민간 고기잡이배도 아닌 '초계함'이, 경비-경계 임무를 띤다는 초계함이(!) 그런 식으로 침몰한 거 자체가 문제다. 국방이 구멍 뚫린 것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 때문에 나는 처음부터 철저한 과학적·객관적 조사를 강조했습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예단도 하지 않도록, 모두에게 인내와 절제를 요청했습니다. ☞ 과연, 철저히 과학적-객관적 조사를 했는가. 그리고 과연 예단은 하지 않았는가. 최소한 증거라는 걸 내놓기 전까지, 그렇게 북한을 들먹인 것이 예단이 아니라면 뭔가. 인내와 절제를 언제 요청했던가. 분노와 열폭부터 했던 것은 정부 아니었던가 말이다. (본문에서 사용된 '나는'이라는 말과 '절제'는 참 뜬금없다. 우리말에 참 약한 대한민국 대통령이시다.) 마침내 지난 20일, 국제합동조사단은 확실한 물증과 함께 최종 결론을 내 놓았습니다.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어떤 나라도, 천안함 사태가 북한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 '파란 매직 1번'을 확실한 물증이라고 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건 정말이지 '모양 빠지는' 증거다. 심증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을 뿐 결정적 증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이미 수도 없이 패러디된 사실 자체가 그걸 뒷받침한다. (이에 관해서는 다른 포스트를 하나 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이번 천안함 침몰을 북한에 의해 자행된 사건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아직 그렇다. 그게 현실이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그 나라를 책임 없는 나라라고 하기도 어렵다. 북한은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나는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조처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북한 선박은 < 남북해운합의서 > 에 의해 허용된 우리 해역의 어떠한 해상교통로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교류협력을 위한 뱃길이 더 이상 무력도발에 이용되도록 할 수 없습니다. 남북간 교역과 교류도 중단될 것입니다. ☞ 옛말에 빗장을 건 자가 빗장을 푼다고 했다. 빗장을 걸기 전에 신중해야 함을 말하고 싶다. 더 확실한 증거를 토대로 해서 조치를 취해도 늦지 않다. 이러고서 또 나중에 다른 나라가 북한과의 무역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면 난리 법석을 떨 게 아닌가. 그리고 '교류 협력을 위한 뱃길이 무력도발에 이용되었다손 치더라도, 그래서 교류협력을 중단하는 건 말이 되는 건가? 이 상황에서 더 이상의 교류.협력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다만 영유아에 대한 지원은 유지할 것입니다. 개성공단 문제는 그 특수성도 감안하여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 책임을 묻겠다고, 단호하게 조처하겠다고 하더니, '다만'은 뭔가. 또 '특수성'은 뭔가. 그런 식으로 만들어줄 틈은 앞으로 과연 안 늘어날 것인가. 솔직히, 어정쩡한 자세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또한, 교류-협력을 중단함으로써 빚어지는 우리 측의 모든 손실에 대해서 감당할 준비는 된 것일까. 대한민국은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무력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을 발동할 것입니다. ☞ 결의도 좋고, 의지 천명도 좋다. 그런데 지금 이건 국방현실에 관한 이야기다. 천안함 침몰은 '용납'해서 벌어진 일이었던가? 국방은 '앞으로 용납'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지 않던가. 결의와 의지 천명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라는 거다. 무력침범에 대해서도 '앞으로 자위권을 발동'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그것이 국방에 관한 것인 한 애초부터 어떠한 것도 용납하지 않았어야 하고, 자위권을 발동도 그때 했어야 맞는 게 아닌가 말이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북한 동포 여러분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군사적 대결이 아닙니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입니다. 한민족의 공동번영입니다. 나아가 평화통일입니다. ☞ 이 담화문 자체가 상당히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까 모를까. 그리고 담화문 발표 후의 북한 반응을 보면, 과연 이 담화문을 통해 현 정부가 지향하는 것이 '안정과 평화'인지 의문이다. 이 대목은 그야말로 취임 후 보여온 대결적 태도와 상반된다. 정치적 수사 외의 다른 의미를 찾기 어렵다. 온 세상이 변했습니다. 지금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어떻습니까?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 그렇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빛의 속도로 세상은 앞으로 내달린다. 그런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시대를 역주행하고 나라를 사회-정치-경제적으로 과거 회귀 시키고 있는 나라는 어느 나라던가. 변화는 남에게 요구하기 이전에 자신한테 먼저 요구하는 것이 순서다. 우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집단과 대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 군도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태세를 확고히 구축하겠습니다. 군의 기강을 재확립하고, 군 개혁에 속도를 내겠습니다. 군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입니다. ☞ '현실'을 잊고 있던 건 누군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가 아니라 '대통령 취임 선서 하던 그 순간부터 안보와 국방에 신경을 썼어야 맞는 것 아닌가. 잘못을 '인정'한다면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하는 걸로 해석해도 되나. 그래, 과연 어느 선까지 어떤 문책을 할 것인가. 최고 책임자는 어떻게 할텐가. 기대에 걸맞는 조치가 취해지길 간절히 바란다. 제발. 천안함에 승선했다는 이유로 차가운 바다에서 유명을 달리한 젊은 그들의 명복을 빕니다. _()_ 2010 0525 화 00:20 ... 01:40 비프리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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