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는 아마릴리스(Amaryllis). 죽은 줄 알았는데 싹이 올라온다. 전과 다르지 않게 물을 주었건만 지난 가을 언젠가부터 시들어갔다. 아마릴리스는 시들 때 잎의 끝부터 황화(黃化)했다. 끝부분을 잘라주었다. 그러면 살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하지만 황화는 더욱 진행되어 잎 전체가 다 시들어버렸다.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후에도 화분을 버리지는 않고 있던 자리에 그대로 두었다. 다 시들어버린 잎을 잘라서 화분에 뿌려주었다(위 사진의 노랑색 잔해들ㅋ). 옆의 다른 화분에 물을 줄 때, 흙 밖에 보이지 않는 아마릴리스의 화분에도 물을 주었다. 두어 달이 지났을까. 아마릴리스의 싹이 올라온다. 진심으로 묘한 희열감을 느겼다. 


죽은 것처럼 보여도 죽은 게 아닌 식물들을 본다. 아니, 한해살이가 아닌 한 식물들 대부분은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죽었다 되살아나기를 반복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들어갈 때 나무는 잎을 모두 떨구고 '죽는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나무는 다시 싹을 틔우며 '살아난다'. 나는 이 대목에서 늘, '고대 역사 속의 왕들은 식물들이 가진 이런 부활, 불사의 능력에서 자신들의 불로와 불사를 소망했던 것은 아닐까' 상상한다.

아마릴리스는 다년생 구근(알뿌리)식물이다. 알뿌리가 잘못되지 않는 한 시들어도 적당한 생육조건에서 다시 싹이 난다.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다시 싹이 좀 나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과 몇 해 전 죽은 줄 알았던 스파트필룸이 다시 싹을 틔었던 경험이 포개어져, 다 시들어 죽은 것으로 보이는 아마릴리스의 화분에도 물을 주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몇 달 만에 아마릴리스의 알뿌리에서 연두색 싹이 올라왔다.

이렇게 '부활'한 아마릴리스는 봄으로 가는 우리집 거실 볕이 드는 곳에서 잘 자라고 있다. 가끔은 무섭다 싶을 정도로 하루 밤 사이에 쑥쑥 자라 있는 모습을 본다. 거실에 아마릴리스 화분이 세 개 있는데 하나가 먼저 싹을 틔었다가 다시 황화하고 나머지 둘이 더디 부활해서 녹색 잎으로 강한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다.

위의 사진은 먼저 부활했다가 사그라든 아마릴리스이고 아래 사진은 더디 부활해서 잘 자라고 있는 나머지 두 화분 가운데 하나이다. 결국 하나의 화분은 현재 또 죽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젠 별로 애타거나 하지 않는다. 다른 아마릴리스 둘과 같은 정도로 물을 주면 또 다시 '부활'할 것을 알고 있으므로. 
(아. 그리고 화분 안의 보라색 다른 식물은 사랑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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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수 0305 13:55 ... 14:10 & 18:10 ... 18:50  비프리박
 
p.s.
아마릴리스는 Amaryllis로 적습니다. 백과사전에 따를 때, 아마릴리스는 수선화과의 식물이라고 하네요. 남미가 원산지이고 반내한성 비늘줄기를 갖는다고 하고요. 아마릴리스는 고온다습한 조건에서 잘 생육한다는 사실을 백과사전을 뒤적이다 알게 되었습니다. 온도 조건만 맞으면 연중 재배도 가능하다 하구요. 그나저나 저희집 아마릴리스에서 꽃이 올라오는 것을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하는데 꽃이 올라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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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넛메그 2014.03.06 00:4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오, 저한테는 꽤 반가운 꽃이네요. 어렸을 적 낮에는 주로 외할머니 댁에서 지냈는데 외할머니께서 아마릴리스를 기가 막히게 키우셨습니다. 왜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화초를 잘 키우게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ㅎㅎ 어쨌든 괴상하게(?) 생긴 탓에 제 기억에 또렷하게 남은 식물이지요. 지금도 제 어릴 적 사진 속 한 켠에는 그 커다란 꽃이 드문드문 출연합니다. 옛 기억이 갑자기 났네요..ㅎㅎ 잘 키우셔서 조만간 꽃까지 피우시길 바래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19:0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외할머니 덕분에 익숙한 꽃이군요?
      저는 할머니/외할머니 덕에 익숙한 꽃 그런 게 없어요 ㅋ
      나이가 들수록 화초를 좋아한다는 말도 있고 잘 키운단 말도 있고 그렇죠?
      저나 그녀는 나이도 얼마 안 먹었는데ㅋㅋ
      왤케 식물이 좋은 걸까요? 꽃과 식물이. ㅎㅎ
      그녀는 꽃을 넘 좋아하구요. 물론 꽃을 피워야 하는 노력은 제가 해야 합니다. ㅠ.ㅠ

    • BlogIcon 넛메그 2014.03.06 19:4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그녀라 하심은 와이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걸프렌드를 말씀하시는 건가요?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19: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같은 솥의 밥을 먹고
      같은 이불 덮고 잠을 자는
      와이프입니다. ^^

    • BlogIcon 넛메그 2014.03.06 22:1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렇군요~ 정말 부럽습니다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22:2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부럽긴요.
      부러워해야 할 일인가요. ^^

  2. 2014.03.06 08:3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19:0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맞아요.
      식물이 인간보다 더 오래 사는 건
      아마도 인간보다 지구상에 더 오래 적응하고 진화한 결과겠죠.
      윤회의 반복이라고 볼 수도 있구요. ^^

      인간의 몸에도 수백만년 진화한 적응 코드가
      유전자로 각인되어 있다고 하는 진화생물학자들이 있는데
      가끔은 믿고 싶어집니다. ㅎㅎ

  3. BlogIcon 비바리 2014.03.06 13: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큼직하게 꽃이 피면 참 예쁘지요?
    꽃잔듸 스킨이 화사하게 참 좋습니다.
    올만에 인사 드려용.
    잘 지내시지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19:0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화사하게 꽃이 피면 아마릴리스가 참 아름다와지지요.
      지금은 그저 튼튼하다는 생각 밖에. ㅠ.ㅠ

      올만이네요. ^^
      비바리님도 잘 지내시구요?

  4. songju 2014.03.10 20:06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원래 겨울이 되면 화분 속에서도 잎이 시들고 봄이 되면 싹이 다시 납니다.
    겨울엔 물을 거의 주지 않고 화분속에서 월동을 시키면 됩니다.
    노지월동 안되구요. 베란다도 영하로 내려가는 곳은 안됩니다.
    영상 5도 유지 하셔야 합니다.
    올해 겨울은 잘 이겨 냈으니 이쁜 꽃 보실수 있을거예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10 21:3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노지월동 불가능하죠.
      겨울로 들어설 때 베란다에서 거실로 들였더랬습니다.
      평소처럼 물 주었고요.
      다행히 잘 살고 있습니다.
      관건은 꽃인데... 과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