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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겼거나 빵 터지게 한 게 아니라 우스웠던(! 우스워 보였던!) 답글 중에서 2011년의 Top 5를 뽑아 봅니다. 빵 터지게 했던 답글이면 감사할 일인데, 그저 우스운 답글이다 보니 '왜 그렇게 사니?' 되묻고 싶습니다. 답글 적은 사람은 되게 진지한데 그걸 보는 저로서는 우스워 보일 따름이었습니다. 생각하는 게 상식하고는 거리가 먼 분, 개념이 안드로메다로 공간이동한 분, 정치적으로 뭔가 다급한 분, 그리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분, ... 우스운 답글의 주인공들은 참 다양했습니다.

2011년 <공유와 소통의 산들바람> 제 블로그에서 우스웠던 답글 Top 5를 골라 봅니다. 삭제 기준에 따라 삭제 되지 않았다면 해당 포스트에 여전히 남아 있을 겁니다.



 블로그에서 우스웠던 올해의 답글 Top 5.   
  - 빵 터짐 좋았을 텐데 그저 우습기만 할 뿐인. 


블로그 답글창에서 희노애락의 많은 일이 일어난다. 우리네 일상과 다르지 않다.
때론 웃음을 주는 답글도 있지만 가끔은 우스워 보이는 답글도 올라 온다.
save a comment 버튼을 누를 때 본인은 그 사실을 알까.


 
 
{ #1 }  "트랙백으로 상부상조해요"...?

상부상조라는 말이 주는 느낌이 우스웠다. 트랙백으로 뭔 상부상조를 하자는 건지. 트랙백으로, 글을 쓴 사람이나 그 글을 본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면 있었지, 무슨 난 데 없는 상부상조란 말인가. 참 뜬금없다. 무슨 상부상조냐고 되물으니, 트랙백의 개념과 기능을 장황하게 퍼다 붙여 넣고서는 서로의 블로그로 트래픽 유입이 발생하니 상부상조인 거란다. 한번 더 우스웠다. 이런 분은 답글 소통도 상부상조로 보이겠다. 이 답글의 주인공은 2011년 티스토리 우수 블로그 300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그동안 많은 분들과 '상부상조'를 한 결과려니 한다. 대박 나시길 바란다.



{ #2 }  "숙젠데요. 이에 대한 반론 좀 제시해 주세요"...?

"여기는 니 숙제 해주는 곳이 아니거든!" 이라는 말이 속에서 꿈틀거렸다. 숙제를 위해 웹 검색을 하는 시절이 되었고 나도 그걸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학생들까지 다들 웹 검색으로 숙제를 한다. 검색 결과물을 선별하고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도, 키워야 할 능력 중의 하나라고 본다. 문제는 대놓고 숙제를 해달라는 친구들이다. 우습다. '내공 팍팍 드림' 또는 '급함'이라는 말을 제목에 단 글들이 올라오는 네이버 지식검색 사이트도 그래서 나는 우습다. 어지간한 악플 아니고서는 모든 답글에 답답글을 적는 사람이지만, 이 답글에는 답답글을 적지 않았다.



{ #3 }  "MB도 싫어. 근데 나꼼수도 싫어"...?

까기 위해 미리 드립을 친다. 우습다. 누가 그 속을 모를까봐. 포털 사이트 뉴스 기사 답글란에 올라오는 답글들 중에 보면 적나라하게 맑고 투명하게 자신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부류도 있지만 미리 '아닌 척' 드립을 치는 답글이 있다. 그리곤 졸라 까댄다. 이 답글, 그걸 똑 빼닮았다. 나꼼수가 어지간히 싫은 모양이다. 가카의 저렴하고 해맑은 꼼수를 딱 드러내 버리니 싫긴 하겠지. 가카와 몸은 하나가 아니지만 생각은 하나이고 싶은 자들. 그 문드러진 생각도 우습지만, 연막이랍시고 "MB도 싫어. 근데 ...도 싫어"라고 드립치고서 까대는 답글 보면 더 우습다. 역겹다고 해야 하나. 

(내가 지금 이분법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길. 정치적인 입장과 성향에 기초하여 뭐든 대립되는 양쪽이 다 싫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합리적이거나 최소한 논리적이기만 하다면 존중해 줄 의향이 있습니다.)




{ #4 }  "왜 무상급식 투표를 못 가게 합니까"...?

진짜 우스웠다. 위기감을 느낀 건지, 이건 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막 들이댄다. 가고 싶으면 가라고! 누가 못 가게 막았다고 그래! 유권자들이 5세 훈이의 술수를 읽어버리고 투표에 불참함으로써 적극적 의사표현을 하려 하자 '안 되겠다' 싶었는지 갖다 붙인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블로그 답글란에 적고 자빠졌다. 솔직히 미디어를 동원해서 투표를 해야 하다고 노래를 불러댄 게 누군데, 지금 적반하장인가. 우습다 못해 우습지도 않다. 설사, 누군가가 와서 진짜 투표를 못 가게 막는다면 경찰을 부를 일이다. 아, 얘네들 많이 급하구나. 법정 투표율 못 채우겠구나, 그랬다.



{ #5 }  "저희 남편이 여행 가서 제가 답글 써요. 저는 남편이예요"...?

연초에 있었던 우스웠던 답글이다. 그렇담, 넌 누구니? ㅋㅎ 본인 말로는 이란 사람이라는데 그건 믿어준다. 그 외의 것은 입만 열면 아니 답글만 적었다 하면 구라의 연속이다. 20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직업은 기자란다. 결혼을 했고 아이가 둘 있단다. 부업처럼 하고 있는 일이 무슨 국제 여행 잡지에 영어로 여행기를 기고하는 일이란다. 영어를 업으로 하는 내가 보기에, 답글로 적는 영어의 수준이 대략 중학생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더러 한국 사람이니까 탤런트 한혜진을 좀 연결시켜 달란다. 자기가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나. 그럼, 너는 이란 사람이니까 나에게 이란 유명 연예인을 나한테 소개시켜 줄 수 있냐. 나도 확 프로젝트를 진행할까 보다. 

이란인이라는 이가 써댄 답글 중에서 가장 백미라 할 만한 우스웠던 답글은 제목 따옴표 안에 뽑은 대사다. 물론, 본인이 쓴 답글로 추정한다. 이란에서도 '남편+남편'의 결합이 가능했나? 동시에 슬하에 자녀가 둘이 있고? 흠흠. 내가 세상을 너무 모르고 살았나 보다. 이 우스운 답글에서 나는 리더스 다이제스트 같은 데 나오는 영어권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제이미 학교 담임인데요. 어머니 계신가요?"
   "무슨 일로 그러시죠?"
"학교에서 어제 불미스러운 일이 좀 있었거든요. 전화받으시는 분은 누구신가요?"
   "네. 저는 우리 엄마예요. 말씀하세요."
나는 아직도 "남편이 여행가서 답글을 대신 쓴다는 남편"이 왜 내 블로그에 와서 답글을 적고 있었던 건지, 그 이유를 이해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한다.



내년에는 이런 우스운 답글 말고 빵빵 터지는 웃긴 답글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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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25 일 14:10 ... 15:30  비프리박


p.s.
오늘이 12월 25일인데요. 12월이 다 가기 전, 아직 2011년인 동안, '올해의 ○○○'라고 할 만한 것들을 뽑아 포스트로 올려보고 싶네요. 이번 포스트는 블로그에서 우스웠던 답글을 담아본 것이지만 이후의 다른 포스트가 꼭 블로그에서 있었던 일을 담으란 법은 없겠죠.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겠고 사회적인 이슈도 나오겠죠. 그러고 보니 남은 날짜가 이제 몇 일 없네요. 오늘 빼고 6일 남았군요. 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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