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리무진버스를 탈 일이 있었네요. 제주도 여행 갔다가 돌아올 때였는데요. 시계를 보니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다 싶었고, 조금 많은 짐을 들고 멘 채 지하철 타러가고 환승통로 걷고 하는 게 너무 먼 거리다 싶어서 리무진버스를 탔습니다.

서울 북부에 사는 저희는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바로 앞에서 경기북부(의정부)를 잇는 7300번을 이용했습니다. ( http://www.airport.co.kr/doc/gimpo/life/R02010202_new.jsp?id=527 )

현실은 우리의 기대를 여지없이 파괴했습니다. 이거, 영 아니다, 싶습니다. 아마도 공항 오가는 데에 리무진버스를 탈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깨어질 기대라면, 계속 뭔가 기대를 거는 것보다 한시 바삐 기대가 깨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더이상 기대를 걸진 않을테니까요.

버스+지하철로만 공항을 오갔던 입장에서 이용해본 공항 리무진버스에 대한 체험기(?)입니다.
모든 리무진버스가 이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선 안 되겠지요. 저 역시 그렇지 않길 바랍니다. 리무진버스가 이럴 수도 있다는 정도로 포스트를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공항 리무진버스 외에는 달리 교통 수단이 없는 분들은 어쩔 수 없이 공항버스를 이용하셔야겠지요. 소위 리무진이라 불리는 공항행 버스가 만족스러운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라면, 김포공항-경기북부(의정부) 간 공항버스는 피하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김포공항-의정부 7300번 경기북부 공항 리무진버스 체험기(?).


하나. {장점} 좌석이 세줄이긴 하다. 국내선 청사 입구에서 타고 내리긴 한다.

공항 리무진버스는 운전석 뒤쪽으로 2열, 출입구 쪽으로 1열, 해서 3열 좌석배치이다. 비좁지 않아서 좋긴 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경쟁력이 될 수 있을까? 그래, 국내선 탑승 수속하는 청사 입구에 내려주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지하철 타러 가는 길이 멀고, 환승 통로 이동에 꽤나 걸어야 한다면 게다가 짐까지 많다면 유혹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유혹은. -.-a


두울. 깨끗 or 산뜻하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먼 실내. & 허리 아픈 전후좌우 쏠림.

리무진버스라고 엄청 깨끗하길 바랄 만큼 순진하지 않다. 딱 탔을 때 실내에서 나는 뭔가 찝찝한 냄새도 싫었지만 팔 걸이에 팔을 얹기 꺼려질만큼 찜찜했다. 이건 여름이어서 땀이 나서 그렇다기 보다는 청결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 등받이, 내려가지 않는 발걸이, ... 내가 탄 차만 그랬던 건가? 그리고 운전기사분이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기 싫은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승객들의 무더위도 좀 생각해주어야 하지 않나? 몸에서 땀이 슬슬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이것도 내가 탄 버스에서만 그랬다고 믿고 싶다. 아. 하나 더! 차체의 좌우/전후 쏠림이 너무 심해서 그날 오후 허리가 좀 뻐근할 정도였다.


세엣. 한 시간에 최대 2대 있는 버스. 가끔 중간에 한대가 증발?

김포공항-의정부 공항 리무진버스는 대개 3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고 나와있다). 다른 노선의 공항 리무진버스에 비하면 배차가 많이 되는 거란 거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중간에 버스가 한대 증발하는 일이 벌어지네? 10:25에 승강장 도착해서 10:45 출발 버스를 타려했는데 오질 않는다. 55분쯤인가 버스회사 사무실로 전화했다. 가관인 것은 버스 회사도 해당 버스가 오는지 안 오는지 안 오면 왜 안 오는지 알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기가 찬다.


네엣. 완행 시외버스, 마을버스를 연상케 하는 노선.


( 얼마나 돌았나 궁금해서 돌려본 네이버 지도. 왼쪽 77번 도로 쪽으로 뻗은 게 대박! )
( 40km 채 안 되는 거리를 60km로 만들어놨다. 이동시간 총 80~90분. 편도 6000원. )


솔직히 공항 '리무진' 버스라는 이름 때문이 아니래도 버스가 그렇게 시내 구석구석 훑으며 갈 줄은 몰랐다. 서울외곽순환 100번 도로를 이용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100번 도로 입구를 지나친 후, '리무진' 버스가 가는 노선에서 이건 뭐 완행 시외버스나 마을버스를 연상했을 정도다. 일산쪽으로 크게 돌아가는 것도 어이가 없지만 고양시내 정체구간을 통과하는 것도 기가 찬다. 승용차를 이용하면 40km가 채 안 나오는 거리를 공항 리무진버스는 멋진(!) 노선을 뽑아 60km쯤 나오게 만들어 놨다. 멋지다.


다섯. 비행기 시간을 과연 맞출 수 있을까.

공항에 시간 빡빡하게 갈 사람은 없겠지만, 솔직히 나는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봐 공항 리무진버스를 타지 못한다. 의정부-김포공항 노선의 리무진버스는 교통 체증에 그대로 노출된다. (부분적으로는 버스 전용차로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버스 전용차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송추-장흥으로 이어지는 굽이굽이 그 길과 고양 시내의 그 많은 신호등을 통과해 가며 제 시간에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그러려면 몇시간 전에 집에서 나서야 할까. 지하철+버스를 이용하고 말지. 귀가할 때 버스를 탔기 망정이지 공항 가는 버스를 탔다면 스릴감 장난 아녔을 듯.


결론. 다시는 공항 리무진버스 안 탈래. 가는 거든, 오는 거든.


( 잠깐 버스 + 쭈욱 지하철. 총 거리 50km 남짓. 총 2시간 소요. 1600원. 이게 답이다. )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0km 남짓에 2시간쯤 걸린다. 비용은 교통카드 이용시 (내 경우) 1600원이다. (참고로, 공항 리무진버스는 김포공항↔의정부가 편도 6000원이다.) 전철을 이용하면 (종로3가 역의) 장난 아니게 긴 환승 통로가 문제인데 바퀴 달린 여행용 가방을 이용한다면 크게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그 시간 포함하여 2시간인 것이고 걷는 것이 피해야 할 일은 아니다. 그리고 지하철에선 책을 읽을 수도 있잖은가. 공항 갈 땐 지하철에서 김훈의 남한산성을 읽었고, 공항에서 집으로 올 땐 리무진버스에서 한 글자도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이런 공항 버스가 '리무진' 버스라면 우리집 승용차는 국빈 의전용 차량이겠다.
그런 공항 버스가 '리무진' 버스라면 지하철은 독서실이거나 침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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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지구벌레 2010.08.11 12:4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이름이 무색한 버스군요.
    정말 이런 서비스는 이름값좀 해야하는데 말이죠.

    • BlogIcon 비프리박 2010.08.11 20:5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영어 러브가 호텔과 붙어서 고생인 것만큼이나
      리무진이 버스와 붙어서 고생인 것 같습니다.
      이름값을 좀 하든가, 이름을 바꾸든가. 그쵸.

  2. 2010.08.11 13:49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08.11 20:5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버스회사에 항의라도 좀 하고 싶은데요.
      그래봐야 달라질 거 없을 것 같은 느낌이라 접었습니다.
      그날 회사 사무실로 전화를 이미 했었는데,
      그 반응이 참 어이 없어서 말이죠.
      (본문 세번째 항에서 적은대로요.)

      다른 대체 수단이 있는 이상,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고 봅니다. -.-;;;
      손님의 가장 강력한 권리는 불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

  3. BlogIcon sephia 2010.08.12 00:3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야... 이건... 뭐... ㄱ-

    군포에서 안양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가 더 낫겠다. ㄱ-

    • BlogIcon 비프리박 2010.08.12 08:1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마 그게 더 나을 거예요.
      군포 사는 누이가 있는데, 공항버스는 안 이용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7300번 보다는 그게 나을 듯.

  4. BlogIcon Genesispark 2010.08.12 11:2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부산에도 리무진이라고 이름 붙인 버스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냥 공항버스 하더군요 ㅎ

  5. 유리파더 2010.08.13 12:0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우리 집에서 김해공항까지 리무진타고 왔다 갔다 하는 거나
    차량 몰고 갔다가 주차비 내는 것을 비교하니 리무진이 더 비싸더군요.
    그리고 30분마다 오는 리무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어서
    일전에 일본 갔다 올 때도 국가시책을 어겨가며 자차를 이용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해야 하는 거 누가 모릅니까? 불편함을 조금 감내할 정도가 아니니 그게 문제죠..

    • BlogIcon 비프리박 2010.08.14 09:3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우리는 시간과 돈을 따지게 됩니다. 그래야 맞구요.
      비교해서 이게 낫다 싶으면 그걸 택하는 거지요.
      제 경우라도 그게 내 차 타고 이동하는 거라면 그렇게 할 겁니다.

      그쵸? 대중교통 이용해야 하는 거 누가 모르냐구요.
      저는 그 원망이 고스란히 공항 리무진버스로 향하게 되네요.
      (답이 지하철로 나와서 그렇지만. ^^;)

      유리아빠님은 대안이 자차로 공항-집 왕복하시는 거잖아요.
      굳이 국가시책 같은 거 신경 쓰지 마세요.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단 생각. 공감. ^^

      그나저나 저 공항 리무진버스는 저 꼬락서니를 해서 편도 6천원을 받다니,
      참 답이 없는 버스입니다.

  6. BlogIcon Slimer 2010.08.13 16:0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그렇다면 제 자가용은 대통령 차 정도 되겠네요.ㅎㅎ
    이 참에 대통령 승용차를 제 차로 바꾸어 드리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남은 임기동안 모든 이동시 제 차를 이용한다면 무료로 드릴텐데 말이죠.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10.08.14 09:3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렇습니당. 저 버스가 리무진버스라면
      우리 자가용은 대통령 전용 차량 혹은 국빈 의전용 차량입니다.
      리무진이란 이름이 참 아깝습니다.

      그리고 G는 이런저런 비용 감축하라면서 지 차는 왜 다운 그레이드 안 하냔 말입니다.

  7. 통통쾌쾌 2010.09.21 07:2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완전 공감합니다- 제 속이 다 시원한 듯.
    저도 저 리무진이 마을버스인가 싶습니다^^
    김포공항-의정부/김포공항-동두천 간 버스(직행으루!) 더 증진되야하지 않나 싶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0.09.21 10:0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마도 이용해보신 분들 가운데 공감하는 분들 많지 않을까 해요.
      이용하기 전에 검색하시는 분들께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포스팅했는데,
      모쪼록 많은 분들이 현명한^^ 판단을 하셨음 합니다.
      버스가 좌우쏠림이 심해서 저는 허리가 아팠어요. -.-;

  8. 김종화 2010.11.16 15:4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완전 공감하고갑니다..
    자주는아니더라도 많이 타던 버스인데 궂이 저 일산시내를 마을버스마냥..

    • BlogIcon 비프리박 2010.11.16 16:0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정말이지 일산시내를 저렇게 도는 건, 마을버스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면서 공항리무진 버스는 무슨 리무진인지.

  9. 잉? 2010.12.31 09:5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의정부에서 김포공항가는 버스
    일산시내 안 들리고
    송추에 새로 뚤린 고속도로로 다닌지 꽤됐는데 -.-
    내가 탄건 무슨 버스지......
    한시간 남짓 걸리는데 말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2.31 10:0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타신 버스가 7300번 버스가 아닌 모양입니다.
      방금 노선검색하고 왔는데 7300번은 여전히 저렇게 킨텍스 쪽으로 빠졌다가 뱅글뱅글 돕니다. -.-;;;
      타신 버스가 몇번 버스인지 적어주시면 좋겠다는.

    • BlogIcon 커뷰 2013.10.15 00:3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마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와 혼동하지 않았나 싶네요. 의정부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버스는 일산 안들리고 고속도로 타고 인천공항으로 갑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3.10.15 15:1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일산시내 안 들르고 외곽순환도로 타는 건 인천공항 가는 버스죠.
      커뷰님 말씀처럼 잉?님이 착각한 거 같습니다.

  10. 머프 2011.08.31 19:2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욕나올뻔 ...이건 그냥 버스도 아닙니다. 망부석이 되었습니다.
    말이 공항버스지 배차가 30분..
    .....뭐 이건 지네 맘대로 다니니 ...

    • BlogIcon 비프리박 2011.09.02 11:4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배차 간격이 망부석 될 만한 배차 간격이지요.
      그리고 버스 노선을 보면 이건 뭐 마을버스라고 해야. -.-;

  11. dd 2014.03.06 04:0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김포공항행은 확실히 그래요.
    인천공항행은 안그런데 김포공항행은 이게 공항행 리무진버스인지 그냥 일반버스인지 구별안될정도로 서는 곳도 많고 돌고 그러죠. 정말 학을 떼게 만들어요.
    몇년전에 올려주신 글인데도 새삼 김포공항갈때 저도 느꼈던 스트레스가 확~ 밀려오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4.03.06 19:1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김포공항에서 의정부를 잇는 그 버스는 확실히 '리무진'이란 이름이 아깝죠.
      노선도 극악하고
      실내와 좌석도 안 깨끗해요.
      한번 경험한 후로는 걍 지하철 이용합니다.

  12. BlogIcon 멍멍멍 2016.02.29 09:59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공감합니다. 작년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갔을때 일부러 출국은 인천으로 하고 귀국은 김포로했는데요 저는 김포니까 집까지 더 가까울줄알고 그랬는데 인천가는것보다 시간이 더걸렸습니다ㅜㅜ
    일산에서는 온갖신호 다걸리고 밀리고ㅜ하필퇴근시간까지겹쳐서 사람도 많이타고...
    버스가 너무건조하고 더운데 창문도없다보니 결국 감기가 된통걸렸습니다ㅜㅜ 당장 다음주에 제주도 가는데 불편하더라도 지하철타려구요

  13. 쇠뜨리 2017.04.19 12:5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동감입니다.
    차라리 인천공항가는버스가 김포공항을 들렸다가면 좋을듯하고 코스만보면 예전 시골 마을버스 노선보는듯~~
    제주서 마지막비행기 타더라도 버스를이용하면 좋을건데 밤10시30분이면 막차가
    끝나고 인천에서오는 직행버스를 기다려야~~~

  14. 바쁘다 바뻐 2017.04.20 07:1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해도 너무해~~
    리무진은 개뿔 ~~
    첫차 4시40분 김포공항 비행기 6시 30분
    소요시간 1시간20분 어떤곳은 90분~~
    새벽 시간아니니깐 1시간 20분이면 도착할줄알았는데 도착이 6시 20분~~ 그것도 국제선
    위 댓글을 보긴했어도 이렇게 오래걸릴줄은 몰랐네 예약취소 위약금 / 비싼 대체항공기 아침에 시간에 쪼들리고 힘들고 몇만원 날리고 이게 뭐람~~~
    촌동네사는게 잘못이라 위안을 삼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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