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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지하철 타고 다녀요?" 라는 질문을 좀 받는 편입니다. 이 질문에는 두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는 '승용차 출퇴근 끊는 사람 보기 힘든데.'라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짠돌이는 짠돌이야.'라는 의미입니다. 제에게만 그렇게 들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당연하다는 표정을 돌려줍니다. 대중교통 출퇴근, 안 할 이유가 없거든요. 대중교통 출퇴근이 힘든 건 아무래도 여름과 겨울입니다. 더위와 추위라는 자연현상에 그대로 노출되는 시간이, 승용차 이용할 때보다 긴 것은 사실이니까요. 날씨는 꽃샘추위로 변덕을 부리지만, 이제 겨울을 보내고, 힘든 시기 두달을 또 뒤로 했습니다. 그렇게 두달을 돌아보며, 지하철-버스 출퇴근을 포기 못하는, 제 나름의 몇가지 이유를 적어봅니다. |
▩ 대중교통 출퇴근 두달을 돌아보며. 지하철-버스 출퇴근을 포기 못하는 이유. ▩
지하철은 저에게 독서실인지도 모릅니다. 올 한해 100권으로 늘려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하철-버스 출퇴근으로 한달 평균 17만원, 연간 204만원 정도 절약 중이기도 합니다.
하나. 한달 평균 예닐곱권의 책 읽기. 지하철은 제 독서실인지도 모릅니다. 주변 소음(?)이 심하면 대중가요가 흘러나오는 핸드폰 이어폰을 귀마개 삼아, 책을 읽습니다. 제가 이용하는 국철구간 지하철이 연착을 하면, 더 읽을 수 있겠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제 독서도 연장합니다. 지하철에서의 책읽기로 1년에 100권 읽기가 올해의 목표입니다. 작년에는 90권 부근을 찍었더랬습니다. 제가 대중교통 출퇴근을 포기 못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울. 한달 평균 대략 17만원의 절약. (연간 200만원의 유혹!) 승용차 출퇴근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제 경우 한달에 절약하는 금액이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 됩니다. 작년 한해 동안 절약한 금액은 200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온갖 경제지표가 상향곡선을 그리는 것과는 반대로, 실물경기는 곤두박질치고 경제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낙타가 사막을 건너는 법을 연상하면서, 개인적으로 내핍의 시기를 보낼 필요를 느낍니다. 저를 대중교통 출퇴근으로 유혹하는 강렬한 유인동기 중의 하나입니다. 세엣. 간혹 들이닥치는, 참을 수 없는 잠의 유혹. 저는 입시학원에 근무하는 일의 성격상 낮 출근을 합니다. 집에서 식사를 한 후 시간 여유가 되면 시에스타(낮잠)을 한 20분 즐기지만, 여의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출근 버스에서, 지하철에서 졸음은, 맑은 밤하늘 별처럼 쏟아집니다. 승용차 출퇴근할 때 이 점이 가장 저를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1초도 눈을 붙일 수 없는 운전을 해야 하니까요. 대중교통 출퇴근을 한 후로 졸릴 때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 네엣. 아무래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걷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무래도 좀 더 걷게 됩니다. 집에서 지하주차장은 가깝지만, 집에서 전철역은 상대적으로 멉니다. 승용차는 환승을 하지 않지만 전철은 꽤나 긴 환승통로를 걸어야 합니다. 전용 주차장에서 사무실은 몇 걸음 안 되지만 지하철역에서 사무실은 도보로 5분 거리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아무래도 좀 더 걸어야 합니다. 저는 이게 나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걷는 걸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출퇴근 도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좀 더 먼 동선을 짜내는 걸 보면 그런 심증은 굳어집니다. 더 걷는 것이 좋아 대중교통 출퇴근을 한다면 말이 될까요. 다섯. 사람들을 통한 세상읽기, 계절읽기. 계절은 여자들의 옷으로 옵니다. 봄은 여성들의 화장에서 옵니다. (참고로 저는 남자. ^^) 사람들을 통해 계절을 보는 것은, 자연을 접하며 계절을 읽는 것만큼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또한, 경기의 좋고 나쁨은 사람들의 옷으로 옵니다. 불경기는 심야 지하철 만취객의 주사에서 옵니다. 사람을 통해 세상을 읽는 것은, 별자리를 보며 방향을 읽는 것만큼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대중교통 출퇴근을 포기할 수 없는 또다른 이유입니다. 여섯. 시간 손실 부재, 가끔 발생하는 시간 절약. 저에게만 해당되는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승용차 이용 출퇴근을 할 때에 비해 시간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시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지하철-버스 출퇴근을 할 용의가 있습니다. 시간 손실을 상쇄할 유인동기들이 꽤나 많으니까요. 게다가 현실에선 승용차 이용 시에 비해 거의 시간 손실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환승시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운좋은 날에는 승용차 출퇴근할 때보다 시간이 절약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차몰고 퇴근할 때, 요일과 시간을 감안하여 어느 경로를 택하는 게 유리한지 자주 고민해야 했습니다. 어느 길로 가야 안 막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문제는 어느 길로 가도 막힌다는 거겠지요. 지금은, 그런 답 없는 고민을 하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고민 시간 절약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2010 0326 금 08:50 ... 09:30 비프리박 p.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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