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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이런 저런 이유로 승용차 출퇴근의 이점이 사라지고 시작한 대중교통 출퇴근이었습니다.
대중교통 출퇴근을 시작하면서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자는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책을 못 읽고 지냈던 세월(응?)에 대한 반발심 또는 반작용도 컸습니다.
그렇게 큰 욕심 없이 '부수적으로' 시작한 지하철에서 책읽기였습니다.
제가, 지하철 책읽기가 가능한 맥락이 있습니다.
출근이 좀 늦은 직장에서 일을 하는 관계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출근할 때는 앉을 수 있습니다.
출근이 늦으니 퇴근시간도 늦는데요. ^^; (원래 직장이란 것이 다 그렇지요.)
제 퇴근 시간대의 전철이 그리 붐비지는 않습니다. (앉지는 못합니다.)
지하철은 편도 기준 한번을 갈아타고 총 13정거장을 이동합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35분쯤 됩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이 없을 수 없는데요. 이 시간에도 당연히^^ 눈은 책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저래 하루에 왕복 기준, 적어도 80분 정도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하철이 연착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요.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계속 읽습니다.
주중에 휴무가 하루 있으니 매주 7일을 모두 읽지는 못하고요. 보통 주당 6일을 지하철 독서를 합니다.
▩ 지하철 독서 3개월 해보니... ^^ (지하철에서 책읽기 3개월의 결산) ▩
독서일지를 엑셀 프로그램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뭔가 기록하는 것을 싫어라 하는 편이 아닌데다,
기록과 결산은 계획의 밑천(!)이란 생각을 하는지라, 뭔가를 맘먹고 할 때는 기록을 좀 하는 편입니다.
일단 독서일지에서 3개월간의 해당부분을 가져와 봅니다. ^^ (일지는 엑셀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
[1] 3개월간 몇권이나 읽었나?
이쪽 저쪽 걸친 것을 감안하면 3개월간 총 17권을 읽었다고 볼 수 있군요.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은 두번을 연속해서 읽었으니 18권을 읽었다고 볼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
단순계산을 하면, 한달에 대략 6권의 책을 읽어내고 있는 셈이군요.
[2] 지금까지 몇 시간이나 읽었을까?
한달에 평균 25일은 출근을 하고 있고, 매일 80분 정도씩은 책을 읽으니까...
대략 6000분의 독서를 했군요. 3개월간 100시간 독서를 한 셈이 되는 것이군요. ^___^
매월 2000분, 그러니까 한달에 33시간 20분씩 책을 읽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3] 읽은 페이지는 전부 얼마나 될까?
엑셀에서 쪽수 합계를 내서 확인을 할 수 있게 해놨는데요.
가끔 책의 말미에 실린 이런 저런 해설과 부록을 제외하고 본문의 총 쪽수로만 계산할 때,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 하권까지, 총 5093쪽으로 확인됩니다. (제가 좀 csi 스럽죠? ^^)
독서시간 100시간으로 나누기를 하면, 시간당 51쪽 정도씩 독서를 하는 셈입니다.
[4] 소설과 비소설을 교대로 읽나?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크게 봐서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읽는 편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가벼운 책과 무거운 책을 교대로 읽는다고 할 수도 있겠고,
달리 말하자면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오가며 읽는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독서 편식을 막기 위한 나름의 원칙일 수도 있겠고 독서 속도의 완급조절용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5] 지하철에서만 책을 읽나?
집에 와서도 책을 펴는 때가 점점 잦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현상이지요.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책을 펼친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더라...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집에 와서 책을 펼치는... 퇴근 후의 졸음이 엄습함에도(!) 책을 펼치게 되는 이유가...
읽던 내용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리고 이 책을 얼른 독파하고 싶어서...라면, 믿으시겠습니까.
불과 석달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변화지요.
어제(2009. 0407)였던 것 같습니다. 미디어다음 문화생활 카테고리에 아래와 같은 헤드라인이 떴더군요.
예전 같으면 뜨끔했을 그런 머릿기사였습니다만, 지하철에서의 책읽기 덕에 맘이 좀 편했습니다. ^^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지만 사실 일년 사시사철 독서의 계절이 아닌 때가 없지요. ^^
대중교통(지하철) 출퇴근은 계속할 예정입니다만, 이제 책읽기의 탄력을 제대로 받은지라,
지하철 출퇴근을 하지 않더라도 독서는 쭈욱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고민을 하나 적자면요.
전날 어떤 책을 다 읽었거나 오늘 출근중에 어떤 책을 끝마칠 거 같을 때...
책꽂이 앞에서 읽을 책을 고르는 그 맛(!)은 서점에서 구입할 책을 고를 때의 몇배 몇십배입니다. ^^
책읽기를 할 수 없는 생활패턴을 가진 분들도 계시고
무거운 일상에 눌려 책읽기할 엄두를 못 내시는 분도 계시리라 봅니다.
어줍잖은 이 글이, 그런 분들을 포함하여 이 포스트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작으나마 독서로의 유혹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 지하철에서 읽든, 어디서 읽든요. ^^
2009 0408 수 09:35 ... 10:30 비프리박
p.s.
저와는 맥락이 다르지만 '지하철에서 책읽기'로 올라온 글이 있군요. (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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