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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앰~~~!"

출근하는 길, 전철에서 내려 몇 걸음 옮겼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르쳤던 학생입니다. 2012년 새내기 대학생. 안 그래도 생각이 나서 (조금 전에 지하철에서) 대학 1학년 첫 날은 어땠냐고 문자 날리려고 했는데, 그 학생이 뒤에서 나를 부르다니! 완전 깜놀! 친구 만나려고 근처에 왔답니다. 저희 사무실 근처에 모일 만한 곳이 좀 있지요. ㅋ 입학식에 조금 늦게 참석했고 수업은 진행되지 않았고 오후에 학교에서 무슨 공식 모임이 있는데 걍 쨌다고 하는군요.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친구, 얼굴이 밝고 화사하고 뽀얗고, 헤어스타일이나 복장도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빛이 납니다. 꼭 봄이어서 그런 건 아니겠죠. 스무살. 대학 입학. 1학년. 빛이 날 만한 때죠. 가르친 학생들, 대학 입학하고 사무실로 놀러 오거나 길에서 만나면, 이렇게 빛이 납니다. 한 학기 오백만 원의 등록금이 있지만 (알바를 뛰더라도) 일단은 부모님이라는 우산이 있어 아직은 거기에 의지하고, 고교 시절 내내 자신을 짓눌러온 대입이란 짐을 벗은 것도 작용하겠죠. 아직 세상의 힘들고 어두운 구석구석까지 알지 못하는 것도 있겠구요. 이래저래 밝을 수 있는 것이겠죠. 그래서 빛이 나는 것일 테구요.



나는 언제 저렇게 빛이 났던가.

내 스무살은 저렇게 빛이 났던가. 내 대학 1학년 시절은 저렇게 밝았던가. 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녀석들이 (실제보다 더?) 빛나 보이고 밝아 보이는 것은, 제가 그 시절로부터 시간적으로 멀어져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다른 삶을 살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이 친구들한테 있는 게 저에게는 없어서, 이 친구들이 더 밝아 보이고 빛나 보이는 건 아닐까요. 긁적. 대학 새내기 제자들의 밝음에서, 눈부신 빛남에서, 상황에 맞지 않게, 본의 아니게, 자학 아닌 자학, 자조 아닌 자조를 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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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302 금 17:25 ... 17:5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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