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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의 선거는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 사람들이 모두 안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 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을 친다"는 거창한 문구를 선거구호로 내 걸었습니다. ...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영(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 ...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대붕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웃음). "

(이 책, 47쪽,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에서)

 

노무현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물론, 전직 대통령 노무현을 더 원하지, 그렇게 가신 후에 내는 회고록을 원하지는 않습니다만. ㅜ.ㅜ 읽는 내내 '노무현은 이때 심정이었을까'라는 설움에 찬 의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노무현은 그의 말대로 '역풍비 하는 대붕'이자 '역수영 하는 생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노무현, 성공과 좌절:노무현 대통령 못 다 쓴 회고록, 학고재, 2009. * 총 283쪽. 본문 278쪽.

 

2009년이 가기 전 12월 18일에 알라딘에서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년의 독서는 이 책으로 시작하리라!'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사실, 2010년 독서의 1번 타자는 노무현의 다른 책 「진보의 미래 -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교과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함께 구입했던 책이니까요. ^^

2010년 1월 2일(토)부터 읽기 시작해서 휴무일 일요일은 쉬고^^ 1월 5일(화)까지 3일간 읽었습니다. 출퇴근 지하철 속에서 주로 읽었지만 집에서도 읽은 시간이 조금은 되었습니다. 읽는 사람의, 노무현에 대한 입장과 관계가 있겠지만, 저는 책장이 잘 넘어갔습니다. 물론, 가슴은 매우 시렸습니다. -.-;

 

 

 노무현, 성공과 좌절 - 시린 가슴으로 2010년 독서의 문을 연 회고록!

 

"이제는 회고록을 써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그것도 영광과 성공의 얘기가 아니고 좌절과 실패의 얘기를."
( 성공과 좌절, 뒤표지에서 )

 

 

1. 이 책은?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회고록입니다. 그가 그렇게 떠나기 위해 작성한 회고록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성공과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쓰기 시작했던 회고록인 이 책에는 구술된 부분도 있고 직접 쓴 부분도 있습니다. 이 책에는 간략한 제목만 남겨둔 채 내용은 미처 완성되지 못한 단락도 있고 단락이 완결된 곳도 있습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도 아마 '살아남은 그들'이 정리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 노무현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담담히 적고 있습니다. 그의 책 또는 그에 관해 쓴 책을 조금은 읽은 입장에서 볼 때, 그의 육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노무현에 관해 더 알고 싶은 분들, 노무현이 그리운 분들, ...은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채움'을 느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결국 이루고자 한 것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고, 허망하게 노동자들은 노동자들대로 죽을 쑤고 있다. 이제 지역주의에 도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편적 민주주의의 분위기는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47쪽,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에서)

 

기만적으로 시장에서 오뎅이나 처드시면서 '서민'을 노래하는 대통령은 있어도, 과연 이만큼 진정으로 노동자를 생각하는 대통령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노무현의 회고록은 다음과 같은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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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긴 글
  -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제1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1장 미완의 회고
성공과 좌절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스스로 입지를 해체하는 참담함으로

2장 봉하 단상
<봉하 글마당>에서
<좋은 자료 모으기 동호회>에서
<진보주의 연구모임>에서

제2부 나의 정치역정과 참여정부 5년-노무현 대통령 육성기록

1장 시대는 한 번도 나를 비켜가지 않았다
1946년생, 그리고 가난
큰형님, 어린 시절의 표상
글짓기 반항 사건
4·19와 5·16의 기억
개척시대, 개발시대
사법시험 이야기
결혼, 장인 그리고 연좌제
판사 생활, 변호사 생활
부림사건, 인권변호사
정치로 들어가는 길
3당 합당 충격
김대중과 김영삼
선거, 왜 부산인가
바보 노무현과 노사모
대선출마 동기
굿바이 청와대
고향으로 간다는 것

2장 참여정부 5년을 말하다
참여정부 평가
성장과 복지
남북정상회담
북핵문제, 남북관계, 동북아 평화
한미관계
한.미 FTA
언론개혁
정치개혁 그리고 좌절

3장 한국 정치에 대한 단상
한국 정치에 대한 고언
시민주권시대

부록
  - 노무현 대통령 연보
 
마지막으로 남긴 글
  -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제1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1장 미완의 회고
성공과 좌절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스스로 입지를 해체하는 참담함으로

2장 봉하 단상
<봉하 글마당>에서
<좋은 자료 모으기 동호회>에서
<진보주의 연구모임>에서

제2부 나의 정치역정과 참여정부 5년-노무현 대통령 육성기록

1장 시대는 한 번도 나를 비켜가지 않았다
1946년생, 그리고 가난
큰형님, 어린 시절의 표상
글짓기 반항 사건
4·19와 5·16의 기억
개척시대, 개발시대
사법시험 이야기
결혼, 장인 그리고 연좌제
판사 생활, 변호사 생활
부림사건, 인권변호사
정치로 들어가는 길
3당 합당 충격
김대중과 김영삼
선거, 왜 부산인가
바보 노무현과 노사모
대선출마 동기
굿바이 청와대
고향으로 간다는 것

2장 참여정부 5년을 말하다
참여정부 평가
성장과 복지
남북정상회담
북핵문제, 남북관계, 동북아 평화
한미관계
한.미 FTA
언론개혁
정치개혁 그리고 좌절

3장 한국 정치에 대한 단상
한국 정치에 대한 고언
시민주권시대

부록
  - 노무현 대통령 연보
 


 
2. 가장 강렬한 깨달음을 안겨준 노무현의 말

요즘[=2007년] 대선 후보들이 다니면서, '내가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죽은 놈을 살려야지, 살아 있는 놈을 어떻게 살린다는 거야?' 하면서 혼자 웃곤 합니다.

(182쪽, <참여정부 평가>에서)


누군가 자칭 '경제대통령'을 노래하고, 속 빈 강정 '747 공약'을 내세우며 '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을 때, 오기처럼 '한번 살려 보시든가'라고 했고, 그후 고환율정책을 비롯한 온갖 뻘짓으로 국가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때, 반박처럼 '경제를 살린대매?'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런 제 생각이 그야말로 착각이었습니다. "죽은 놈을 살려야지, 살아 있는 놈을 어떻게 살린다는 거야?"라고 되물었어야 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두고 제가 살려보겠다고 하는 돌팔이 사기꾼 의사를 떠올렸어야 했습니다.  
 
 

 
3. 조중동의 생트집과 포위 속에서 그는 얼마나 갑갑했을까

한미관계와 관련한 조중동의 보도는 생트집이 많습니다. ... 작전 통제권 환수나 용산기지 이전은 제가 한다고 하니까 반대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작전 통제권을 스스로 행사하는 국가들이 많지 않습니까? 당연한 것인데 생트집을 잡는 것입니다. 작통권 환수, 주한미군 재배치, 용산기지 이전 등은 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시작한 것 아닙니까.

(226쪽, <한미관계>에서)


그야말로 '노무현이니까' 안 된다는 억지, 그것은 생트집이고 생떼지요. 전에 자신들이 했던 말을 밥 먹듯이 삼켜버린 채, 상식도 논리도 없이 노무현 까기에만 혈안이 된 언론은 신문지 회사라고 봐야 맞지만, 그들은 언론'권력'이 되어 대통령 노무현을 공격합니다. 노무현이 A를 이야기하면 B라고 뒤틀어 이야기할 때, 노무현은 얼마나 갑갑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이것은 그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져야했던 절망감과 맞닿아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히틀러를 잊는 독일 국민들 앞에서 5.16을 잊는 대한민국 국민을 염려하다

몇 년 전 독일의 라우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60년 전 히틀러 정권의 만행, 그것을 지금 독일 국민들이 점점 잊고 있다. 그것을 우려한다. 기억하자!'고 경고하는 것을 보며 공감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5.16이라는 것이 저에게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이 쉽게 잊어버리는지 모르겠습니다.

(126쪽, <4.19와 5.16의 기억>에서)


대한민국에서의 박정희 찬양은 도를 넘습니다. 온갖 고문과 악행의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독재자 찬양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인데도, 무엇 무엇을 이뤄놨네 그러면서 박정희를 찬양합니다. 아마도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 주류 세력의 이해와 맞물려 있는 것이겠지요. 안타까운 마음에 저 역시 ▩ 박정희가 좋은가? 그렇다면 스탈린은 어떤가, 히틀러는? ▩이라는 글을 적었던 바, 5.16을 잊어가는 그리고 한편으로는 5.16을 찬양해 마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노무현의 염려는 큰 공감을 선사합니다.
 
 

 
5. 대한민국 민주주의 현단계에 대한 혜안과 안목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폭력적 권력이나 공포정치와의 투쟁, 독재 권력과의 직접적 투쟁 단계입니다. 그 다음에는 공정한 법치주의의 단계를 거칩니다. 그것을 넘어서면 대화와 타협, 소위 성숙한 민주주의 단계로 갑니다. ... 그런 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60쪽, <한국 정치에 대한 고언>에서)


고문실에서 '민주투사'들을 고문하며 민주주의의 가면을 쓰던 대통령들과는 달리(당연히 달리!)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사색과 고민을 합니다. 대통령직을 수행한 사람으로서 현실 민주주의에 관한 탁월한 안목을 제시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앞서 읽었던, 노무현에 관해 오연호가 정리한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에도 정리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이같은 혜안과 안목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두고두고 해줄 수도 있었을텐데,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은 '비주류 출신' 전직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밀어버렸군요.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의 회고록.
- 그야말로 자신의 '성공과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쓰기 시작한 회고록.
- 미완인 부분도 있고 구술을 정리한 부분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 노무현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그의 육성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으로 구성된 책.
- 노무현에 관해 더 알고 싶은 분들, 노무현이 그리운 분들, ...은 이 책을 읽으면 뭔가 '채움'을 느낄 수도 있을 듯.

 

 

 

 

2010 0117 일 08:10 ... 08:55  인용&서두
2010 0121 목 10:40 ... 11:1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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