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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를 살아가야 할 2세들이 앞으로도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으로 교육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 몸은 해방되었지만 아직 해방되지 못한 역사관, 곧 정신도 해방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 책 11쪽, <저저의 글>에서)

제목이 주는 의문은 두 갈래였습니다. "그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진실"은 무엇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은 급기야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진실은 간혹 분노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뒤에 도사린 추악함으로 인해!

이덕일,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위즈덤하우스(역사의아침), 2009.
 * 부제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 본문 342쪽. 미주 포함 총 355쪽.

꽤 두꺼운 책이었습니다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습니다. 좀 익숙지 않은 인명과 지명과 용어들이 등장했지만 읽는 데에 걸리적거리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빛줄기를 발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사에 관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4가지 진실이 책에 담겨 있었습니다.



      이덕일이 말하는, 한국사에 그들이 숨긴 진실은 무엇이며 그들은 누구인가.


( 조선 후기 노론사관과 일제 식민사관으로 점철된 한국사에 대해 사료 중심 검토와 비판을 가한 이덕일! )


 

1. 사학은 무엇으로 하는가? 사학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을 읽다 보면, 사학은 사료로 하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말씀(?)으로 하는가? 라는 질문을 대한민국 주류 사학계를 향해 던지게 됩니다. 자신들이 주워섬기는 누군가가 적어놓은 글보다 역사적 사료들이 백번천번 중요하건만, 대한민국 주류 사학계는 누군가의 말씀을 떠받들어 모십니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대한민국 주류 사학계는 과연 누구의, 어느 나라의 입장을 택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도 던지게 됩니다. 일본의 식민사학, 중국의 동북공정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관련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史實)에 기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주류 사학계는 놀랍게도 그들과 큰 틀에서 입장이 같습니다.

심지어 나랏돈을 연구비라는 명목으로 쏟아부은 연구(?)단체가 내놓는 결과가, 식민사학과 동북공정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이 더욱 놀랍습니다. 그것이 역사적 사료에 근거한 것이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 중에 굵은 4가지를 골라 통렬히 반박합니다.
 

 
 
2. 그들이 숨긴 4가지 진실은?

이덕일이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은 크게 4가지입니다.
  1. 한사군은 한반도 내에 존재했는가?
  2.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조작되었는가?
  3. 노론사관은 어떻게 조선 후기사를 왜곡시켰는가?
  4. 독립군의 항일 무장투쟁은 존재하지 않았는가?

이덕일의 대답을 여기에 적지 않더라도 충분히 짐작을 하리라 봅니다.

그의 대답과 관련해서 반드시 지적해두고 싶은 것은, 이덕일은 철저히 사료 중심이라는 겁니다. 주류 사학계가 '정신적 스승'으로 모시기에 여념이 없는 분들(?)의 말씀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들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지요.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사료 중심 역사학'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류 사학계의 상반되는 주장들은 백전백패의 운명에 처합니다. 주류 사학계에서는 놀랍게도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a

 
 

 
3. 이병도는 과연 주워섬길 만한 학자인가?

제가 사학도는 아니지만, 이병도라고 하면 대한민국 역사학의 거두(?)라는 식으로 칭해지고 있는 사람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의 곳곳에서 이덕일이 까발리는 이병도의 '사학'이라는 것이 과연 '학문'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덕일이 적고 있는 다음과 같은 부분에서는 가히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지못미, 대한민국 사학!!!

한국에는 '이병도 사관'이란 말이 있다. 이병도의 역사관점을 뜻하는 것인데 한국사의 정설, 또는 통설을 뜻하기도 한다. (50쪽)
이병도 사관도 하나의 관점으로서 가치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병도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설에 상대적 가치가 아니라 절대적 가치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또한 그의 제자들은 ... 스승의 설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이 진정한 학자의 길이라고 생각하는지, 이병도의 설을 일종의 도그마로 만들었다. (51-52쪽)
이병도라는 사학자를 연구하면 역사관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공부했음을 알 수 있다. ... 이병도는 (일본의 한국 침략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학자 중 한 명인) 요시다 토우코(吉田東伍)의 뒤를 이은 쓰다 소우키치(津田左右吉)에게서 본격적으로 역사를 배웠다. ... 이병도는 귀국후 조선총독부가 한국사 전반을 식민사관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만든 조선사편수회에서 이마니시 류의 수사관보로 일한다. (52-53쪽)
(<한사군은 한반도 내에 존재했는가?>에서)  * (   )부분은 비프리박.

 
 
4. 그 외, 인상 깊었던(충격적이었던!) 이덕일의 지적을 두 곳만 가져와 본다면?

달리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명쾌하게 이덕일이 잘 지적하고 있기에 인용만 합니다.
사실 인상 깊었던 그리고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무수히 많지만 고르로 골라 본 것입니다.

(『삼국지』) 「동이열전」은 엄밀한 사료 선택과 비판 과정을 거쳐 쓴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사료를 대충 조합해 쓴 글이다. 게다가 『삼국지』는 한나라와 위나라에 맞선 동이족에 대한 반감도 가미된 책이다. ... 하지만 주류 사학계는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우키치(津田左右吉)의 주장에 따라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모두 가짜라고 부인해 버리고 『삼국지』 「동이열전」은 모두 진짜라고 모시고 있는 상황이다. 곧 쓰다 소우키치가 만든 조선사편수회의 인식이 현재까지 그대로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176쪽, <『삼국사기』 초기 기록은 조작되었는가?>에서)  * (   )부분은 비프리박.


조선 말 노론 중 일부는 위정척사운동에 가담했지만 일부는 일제의 대한제국 점령에 협조하고 그 대가로 기득권을 유지했다. 식민사관과 노론사관은 자기정체성 부인과 사대주의 극대화라는 점에서 인식이 같을 뿐만 아니라 인맥으로도 서로 연결된다. 조선 후기 노론을 거쳐 일제 때 조선사편수회에 가담했던 일제 어용학자들이 해방 후에도 사학계의 주류가 됨으로써 한국사 서술은 일제 식민사관과 조선 후기 노론사관으로 얼룩졌다. ...
한국 주류 사학계의 고대사 인식은 일본 식민사관에 깊게 경도되어 있고, 조선 후기사 인식은 노론사관에 깊게 경도되어 있다.
(243쪽, <노론사관은 어떻게 조선 후기사를 왜곡시켰는가?>에서)

 
 
5. 이덕일의 다른 저서들도 읽게 될 것 같은!

이덕일의 책을 더 읽고 싶어졌습니다. 이덕일이 쓴 책을 검색해 보니 엄청난 저술을 한 분이더군요. 그간 제가 그를 모르고 지낸 것이 좀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책을 읽는 중에 특히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부분에 관해서도 이미 이덕일은 책을 쓴 게 있었는데요. 조선의 당쟁과 정조의 독살(설)이 특히 관심과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조만간 시간이 되는대로, 이덕일의 <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석필, 1997년) 그리고 <조선 왕 독살사건 1, 2>(다산북스, 2009년)을 읽어볼 작정입니다. 이덕일은 또 어떤 역사적 사료들로, 어떤 이야기를, 어떤 방향으로 전개해 갈 것인가?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대한민국 주류 사학계의 관점과 태도 그리고 방법상의 오류에 대한 비판서.
- 대한민국 사학계는 아직도 식민사학과 노론사관이 지배적임을 까발리고 드러낸 책.
- 주류 사학계가 숨기고 있는 진실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 드러내고 비판한 저서.
- 우리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아니든(!) 꼭 읽어볼 가치와 필요가 있는 필독서.
-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서술방식 덕분에  누구나 읽을 엄두를 내도 될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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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05 월 04:30 ... 06:10  비프리박
2009 1005 월 15:00  예약발행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10점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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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1
"본 도서 리뷰는 위즈덤하우스(http://www.wisdomhouse.co.kr)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이나 방향은 위즈덤하우스와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입니다. ^^
 


p.s.2
이 책은 2009년 9월 10일(목) 택배수령한 위즈덤하우스 서평단 미션 도서입니다.
3주내 리뷰 포스트를 올리기로 되어 있는데, 추석연휴가 끼어서 며칠 늦었군요.
읽기는 9월 15(화)부터 9월 21일(월)까지 해서, 진작에 다 읽었는데 말이죠. ^^
주중 휴무일에 못 읽은 날을 빼고, 이 두꺼운 책을(!) 꼭 5일하고 반나절이 걸렸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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