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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입니다. 64주년이 됩니다. 
한국(당시 조선)이 일제식민지에서 해방된지 이제 64년이 됩니다.
하지만 친일파가 득세하고 일제를 미화하고 '광복'보다 중요하다며 '건국'을 노래하고 ...
대한민국의 현실은 해방의 기쁨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씁쓸한 상황입니다.

2mb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는 '광복절 기념'을 해야할 자리에서 '건국절 기념'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그때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습니다. (
http://befreepark.tistory.com/206 참조.)
왜 '건국'이 아닌지, 왜 '정부수립'보다 '광복'이 더 큰 의미를 갖는지, ... 적었더랬습니다.
독립운동을 폄하할 목적으로 그러는 것일 거라, 미루어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래도(!) 의문이 고개를 든 것이 사실입니다. 뭐냐면...
왜 건국절에 그렇게(!) 목을 매는 걸까. 왜 그토록(!) '건국절'이어야 한다는 걸까.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분명히 목적과 의도가 있을 거라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 서중석 교수(성균관대 사학과)가 명쾌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김종철, 정혜신, 김수행, 조한혜정, 박원순, 서중석 외6인,
  거꾸로, 희망이다, 시사in북, 2009.   * 총 360쪽.   
      * <시사IN> 2009년 신년강좌 <혼돈의 시대, 위기 속에서 길을 묻다> 강연록.

서중석 교수의 설명과 지적을 인용하면서 '건국절'에 깔린 의도와 목적을 까발려 봅니다.


        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의도와 목적은? 
 
 
1. '그들'에게 친일은 아킬레스건이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뉴똘아이 중에서도 일부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건국절을 크게 전면에 내세운 것일까요. 서중석 교수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건국절을 들고 나온 사람들이 얼마나 의식적으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건국절이 생기면 해방과 함께 수십 년간 쌓여 있었던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사에서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는 친일파 문제입니다. ... 수구냉전 세력들에게 친일파 문제는 아킬레스 건입니다.
(329-330쪽에서)

그렇죠. 해방후 이승만 정부시절부터 친일파가 정부을 비롯해서 사회 각 부문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권력을 장악해온 것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급기야는 일제 식민지 시절을 미화하는 해괴한 논리까지 등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제식민지 시절이 있었기에 조선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식인 거죠.


2. '건국절'이 되면 '그들'은 건국 유공자다!

암튼, 이런 맥락에서 서중석 교수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합니다.

'건국절'은 이런 것까지도 한꺼번에 뒤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 건국 공로자들 몇 천 명인가요. 그들을 국가에서 유공자로 예우하자는 주장까지 나왔죠. ...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렇다면 악질 친일 경찰도 단정 운동에 앞장섰으니까, 이승만 정부가 수립될 때 경찰 요직에 있었으니까, 건국 유공자가 될 수 있잖아요.
(331쪽에서)

맞습니다. '정부수립일'이 아니라 '건국절'이 되면,
이승만 정부에 참여한 친일파 세력들은 건국 유공자가 되는 겁니다.
친일파라는 낙인을 뗄 수도 있고, 도리어 국가에서 인정하는 유공자가 되니,
국가보훈처에서 돈도 나오겠어요. (참~ 좋겠습니다!)


3. '건국절'은 분단 고착화, 냉전 논리의 악용을 전제한다

그런데, 건국절이라고 했을 때 분단된 남북한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건국절'을 고집하는 데에는 어떤 노림수가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서중석 교수의 지적은 이렇습니다. 


건국절이라고 하면, 한반도 북에 또 하나의 정부가 들어섰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남한만이 전부'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들어 있습니다. 분명히 분단 정부인데도 불구하고 그렇습니다.

건국절은 두 개의 분단 정부가 들어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북을 북괴로 보게 하고, 남한이 완전체, 전부라는 사고 속에서 분단을 외면하거나 모른 체하게끔 만든다. 그러면서 독재정권은 분단을 이용했고 극단적인 반공체제를 강요했다. 그리고 분단이 극복되어야 할 대상임에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는 겁니다.
(340, 341쪽에서)

 

문제는, 일제에서 독립한지 6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세월은 역행한다는 것이겠지요.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서 이같은 해괴한 논리가 대통령에 의해 공식적으로 떠받들어지고
아직도(!) 우리는 독립, 해방, 광복, 정부수립을 위해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구요.
어느 분 말씀처럼 친일파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인 것이 서글픕니다.





 
2009 0814 금 08:30 ... 09:00 & 10:20 ... 10:40  비프리박


p.s.

본문의 서두에 이야기한 '한국의 독립'은 정확히 말하자면 '조선의 독립'이 맞겠지요.
한국이라고 하게 되면 남한만을 의미하므로 북한을 포함하려면
당시의 명칭대로 '조선의 독립'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친일파의 득세와 대를 이은 부귀영화에 관한 실증적 기사는 아래를 참조.
http://media.daum.net/society/view.html?cateid=1067&newsid=20090814144004749&p=hani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3713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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