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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동하는 제목이었습니다.
책을 받아든 제 옆의 그녀도 "이번에는 좀 재밌는 책일 거 같은데?"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녀 역시 제가 '받아들게 되는' 책들에 대해 저랑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a
하지만 대개 '기대는 배신으로 끝나게 마련'이고, 표지와 마찬가지로 '제목으로 책을 판단하면 안 되는 것'이겠지요. 

보르빈 반델로, 스타는 미쳤다, 엄양선(옮김), 지안출판사, 2009.
   * 본문 304쪽, 총 308쪽.
   * 원저 - Borwin Bandelow, Celebrities, 2006.

2009년 6월 12일(금) 티스토리-알라딘 서평단 미션으로 받은 책입니다.
좀 시일이 지난 6월 26일(금)부터 읽게 된 것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중이라 그 책들을 마저 읽고 이 책을 집어들었기 때문인 것도 있겠고, 미션으로 함께 날아온, 조금 더(?) 재미있어 보이는 <와인 정치학>부터 읽었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오늘이 6월 30일이면 미션기한인 <수령 후 3주>에 거의 육박한 것 같지만, 넘기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6월 26일부터 읽은 이 책은 28일(일)에 독파를 했습니다. 하루 한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바쳐 50~60쪽을 읽는, 느린 독서를 하는 제가 하루 80쪽의 독서를 할 수 있는 가벼운(?)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른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게 작용했습니다. 일요일에는 그래서 출퇴근 시간 외의 시간을 좀 바쳤다지요. 3일만에 다 읽은 책이란 이야깁니다. ^^;



    ▩「스타는 미쳤다」, 보르빈 반델로의 경계성 성격장애는 만능열쇠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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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제 "Celebrities"(유명인)가 "스타는 미쳤다"로 바뀌었을까. 출판사의 과도한 의도가 개입한 건 아닐까.
 

 
1. 경계성 성격장애는 성격장애의 전부일까.

정신과 전문의들은 전문적 분류체계를 이용해서 질병과 장애를 일관되게 분류한다. 미국에서 개발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이 그중 하나다. 흔히 DSM이라는 약자로 통용되는 이 분류법에 따르면 성격장애는 먼저 세 개의 상위그룹으로 분류된다. '불안장애', '괴상하고 엉뚱한 장애', '극적, 감정적, 변덕스러운 장애'가 그것이다. 각 그룹의 하위에는 모든 성격장애가 표로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다.
(23-24쪽, <프롤로그>에서)

위와 같은 설명과 함께, 보르빈 반델로는 경계성 성격장애에 대해서 "충동적이며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불안정하다"라는 설명을 인용합니다. 반델로도 동의하는 것처럼 경계성 성격장애는 다양한 성격장애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것이 성격장애의 전부인 것처럼 묘사됩니다. 초입부터 끝까지, 독자에게 그런 인상을 줍니다.

반델로가 이 책의 첫번째 분석대상으로 삼은 영국의 펑크록밴드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베이스 주자 시드 비셔스(14쪽~)로부터 시작해서, 이 책의 마지막 분석대상이 된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296쪽~)에 이르기까지, 온통 저자가 경계성 성격장애라고 주장하는 유명 연예인들만 등장합니다. 독자로서, 경계성 성격장애가 과연 성격장애의 전부일까 하는 반발심(?)이 고개를 들게 됩니다.
 
 

 
2. 문제(?)가 있는 유명연예인은 모두 경계성 성격장애일까.

일찍부터 두드러졌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자기도취적인 현시 욕구는 경계성 성격장애의 첫번째 특징이다. (179쪽)

마이클 잭슨처럼 경계성 성격장애의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스타는 없을 것이다. 그에게서 극단적인 자아도취, 파트너관계에서의 문제, 자기비판력 부족, 신체 감각 장애, 중독증, 강박증 등의 증후를 볼 수 있다. (201쪽)

경계성 성격장애 환자들에게서 자살은 흔히 일어난다. (218쪽)

매릴린[=마를린 먼로]은 스스로 죽으려는 의도가 없었다. ... 왜 사람들은 경계성 성격장애로 인한 사고라는 단순한 추론을 가장 설득력있는 사인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252쪽)   * [   ]는 비프리박.

경계성 성격장애는 이 책에서 유명연예인의 일탈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합니다. 저자 말대로라면 경계성 성격장애가 아닌 유명연예인이 있을까 싶습니다. 책 전체를 통해서 예시되고 있는, 폭력과 환각제와 알콜과 섹스에 중독된 유명연예인들 가운데 경계성 성격장애가 아닌 사람이 없는 것 같습니다. 유명연예인의 어떤 비정상적인 일탈행동도 저자에게 걸리면 경계성 성격장애로 분류 됩니다. 아, '피해가기' 답변도 가능하겠군요.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유명연예인들의 사례만 모아놓은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이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3. 보르빈 반델로가 말하는 경계성 성격장애의 정의와 증상

반델로의 정의 - 충동적이며 주위사람들과 관계가 불안정하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 인용. 25쪽.)
반델로가 말하는 경계성 성격장애의 증상 - 자아도취, 분노, 냄비 같은 애정관계[=잦은 결별과 만남], 성도착증. (73-81쪽)   * [   ]는 비프리박.

이렇게 정의와 증상을 적고는 있지만, 경계성 성격장애의 증상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은 반델로에 의해 자꾸만 추가되어, 이젠 인간이 가진 온갖 일탈행동들은(!) 모두 경계성 성격장애 때문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제 머리를 스친 생각들은 이런 의문들이었습니다.
특정한 성격 장애의 증상이라고 말해지려면 여타 성격 장애의 증상과는 구별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이것도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징, 저것도 경계성 성격장애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경계성 성격장애는 모든 성격장애를 아우르는, 성격장애의 최상위개념인가. 성격장애를 설명하는 만능열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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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두편의 글로 나누어 올립니다.
part 2는
http://befreepark.tistory.com/637에서 이어집니다.
리뷰의 part 2는 며칠 후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 (아마도 3, 4일 후? -.-a)

 
 

  <리뷰의 결론> (미리 공개하는,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하나. "미친" 스타들에 대한 보고서가 아닙니다. 저자 보르빈 반델로 생각에 "경계성 성격장애"라는 범주로 분류하고픈 스타들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두울. 이 책은 유명연예인들의 마약중독, 알콜중독, 알몸노출, 폭력, 자살, ... 등등의 모든 일탈행위에 대해 "경계성 성격장애" 때문이라는 진단을 합니다. 경계성 성격장애 개념은 성격장애를 설명하는 만능열쇠인 걸까요?

세엣. 책제목을 바꾸어야할 것 같습니다. 국내번역본은 내용에 걸맞게 <스타는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다> 정도로, 원저는 <경계성 성격장애가 있는 유명연예인(Celebrities with 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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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630 화 07:00 ... 08:30  초고작성
2009 0630 화 20:00 ... 20:30  비프리박
 
 
스타는 미쳤다 - 4점
   보르빈 반델로 지음, 엄양선 옮김, 지안출판사

 p.s.1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Tistory나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 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

p.s.2
예상과 다짐 이상으로 길어진 포스트 길이 때문에 거의 다 작성한 글을 분리게시함.
리뷰의 part 1 부분을 다듬고 정리하여 올린 것은 2009 0630 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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