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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평소와는 달리 아침 출근을 합니다.
주말반 수업이 일요일에는 아침에 있기 때문에 늦어도 6시30분 기상해서
7시 35분 전철을 탑니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늘 그 전철을 탑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면 대략 8시 15분쯤 되구요. 아침 수업은 9시부터 진행됩니다.

일요일 아침 매일 같은 전철을 타다 보니 접하게 된 묘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일상 속 선택의 갈림길이라 부를만하다는 생각이 들고
측은지심의 강렬한 유혹이라고 부르고 싶군요.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판단과 어떤 행동을 하실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분, 깨워주시겠습니까. ( 일상 속 선택의 갈림길 - 측은지심의 유혹^^)



제가 이용하는 환승역, 창동역. 1호선 국철 갈아타는 승강장입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코리아 창동 항목

오늘도 저 여성분(아주머니?)를 보게 되네? 대략 한 석달을 계속 보는 것 같은데?
늘 예쁘장하게, 곱게 화장을 한 모습인 것으로 보아, 회사에 나가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 전철을 타다 보니, 보이는 것이고 눈에 익은 것임을 잘 알고 있지요.
많은 분들이 같은 전철을 타겠지만 유달리 눈에 띄는 분들도 있게 마련이지요.

오늘도 저나 그 분이나 전철을 4-2 또는 4-3 출입문에서 탑니다. (타는 칸이 정해져있지요. ^^)
환승역인 창동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탈 때 바로 계단 앞에서 내리려고 그러는 것이지요.
같은 출입구에서 타더라도 앉는 곳은 늘 다른 시트가 되는데 오늘은 옆의 옆 자리에 앉네?
타고 오는 사람이 많은지라 빈 자리가 몇개 없기 때문에 그렇게 앉게 된 것이지요.

저는 책을 꺼내 듭니다. 아마도 김두식의 불멸의 신성가족이었을 겁니다.
대한민국 사법패밀리가 사는 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읽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지요.
저는 책에 푹 빠져 있다가 이제 내릴 역이 다 되어 책을 덥습니다.

옆의 옆 자리에 앉은 그 여성분은 이른 출근(?)이 힘든지 매주 조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오늘은 많이 피로한지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하철은 승강장으로 진입하는데
깨어날 줄을 모릅니다. 저는 빠른 환승을 위해 벌써 일어나서 출입구에 섰을 시간인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저랑 같은 환승통로를 빠른 걸음으로 걷던 저 분을 어떻게 해서라도 깨워줘야 하지 않나?
환승 후에 같은 전철을 타고 저보다 5정거장 전에 내리시는 저 여성분을 깨워줘야 하지 않나?
전철은 이제 거의 정차할 거 같은데, 저는 여전히 앉아서 고민과 갈등을 합니다.
후딱 일어서서 지나가면서 슬쩍 발을 툭 건드려? 그런 고민을 하면서 말이죠.


근데, 갑자기 "평소와 달리 이번 전철역에서 안 내릴지도 모르잖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출입구로 가면서 발을 툭 건드리고 싶었는데 마침 옆사람도 일어서서 밀렸습니다. ^^a
옆의 옆자리에 앉은 그 분은 그냥 계속 자고 있군요. 업어가도 모를 것 같은 분위기로 말이죠.
바로 옆자리에 앉았으면 좀 자연스럽게(=덜 창피하게) 깨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결국 못 깨우고 내리게 됩니다. "오늘은 어디 다른 델 가시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요.

이거, 그래도 소심하게, 다음주에 또 뵙게 되고, 같은 역에서 내리고, 함께 환승을 하게 되면
내심 많이 미안할 거 같은데... 하면서 내렸습니다. 숙면 중인 그 분을 보면서 말이지요.
못 깨웠다는 이야깁니다. -.-;;;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는지요?

   < 긴 글 읽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요약! ^^ >
대략 몇 달째 같은 시간에 같은 지하철, 같은 칸을 타고 같은 역에서 환승하는 분이...
이제 얼굴을 알아볼 정도는 된 거 같다면, 낯익음에 까딱하면 인사를 할 거 같은 정돈데...
근데 오늘은 평소와 달리, 내려야 할 환승역이 가까워옴에도 푹 숙면중이라면...
그래서 매일 내리던 전철역을 지나칠 것 같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굳이 어떤 흑심-.-;;; 같은 거 아니래도, 그냥 측은지심의 발동만으로라도요.
당신은 깨워주시겠습니까. 그냥 지나치시겠습니까. 어차피 정답은 없는 질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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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615 월 10:00 ... 10:55 & 11:45 ... 12: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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