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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새벽 봉하마을에서 영원히 우리곁을 떠나간 그.
처음에는 그의 '죽음'을 일종의 '회피'로 읽은 것이 사실입니다.
날짜가 지나면서 그의 '죽음'에 관한 생각이 조금씩 더 깊어가고 무르익으면서,
그의 '죽음'에 관한 저의 해석은 극적 반전을 맞이했습니다.

노무현은 '죽음'이라는 방식을 택해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자신의 진심과 진실에 관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은 아닐까.
저는 여기에 '그렇다'는 답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제 판단입니다. (우리 모두가 다 주관적으로 생각하지요.)
제 해석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 생각은 다른 것이니까요.)
이런 해석이 가능하고, 이런 해석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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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망인이 된 권양숙 여사. 가장 힘드시겠지만 모쪼록 잘 극복하셨으면 합니다. )



   ▷◁ 노무현 대통령 서거. '죽음'으로써 그가 하려고 했던 말.


떡찰은 그가 돈을 받았다고 한다. 6백만달러(=현재 약 70억원)를 받았다고 한다.
그가 '산 권력'이었을 때 이 돈을 받았다고 떡찰은 말한다. '뇌물'의 형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떡찰의 주장이다. 언론과 방송은 떡찰의 주장을 기정사실로 몰고 갔다.

액수에 관해선 서로 의견이 갈리지만(!) 박연차에게서 일정액의 돈을 받은 것은 그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돈의 성격에 관해서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박연차와의 20년간 이어온 관계도 그렇고, ... 노무현은,
자신이 '뇌물'로 받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처음부터 '뇌물 수수'라는 생각을 털끝만큼도 안 했기에 받았으리라 본다.
구린 돈이라고 하면 받았겠는가. 떡찰에 의해서 부풀려지기 시작하던 4월 초,
그는 그것이 '뇌물 수수'가 아니었음을 밝힐 자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언론과 방송은 '뇌물 수수'로 몰고 갔다. 그것도 벼랑끝까지.
심지어 천인공노할 광주학살의 원흉들이 긁어모은(!) 수천억대원대의 돈과
노무현이 받았다는 돈을 동일시했다. 권력형 포괄적 뇌물수수라나.
티비에선 그래픽까지 동원해서 친절하게 사진까지 함께 묶어 보여주기까지 했다.
29만원의 그 대머리와 말도 안되는 그 위대한 보통사람과 한데 묶어서 말이다.


그래도 노무현 그는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
'뇌물 수수'가 절대 아니었음을 밝힐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기대를 걸고 있던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긴 하지만, (잘못을 저질렀다는 게 아니다!)
당당하게 떡찰에도 출두했던 것 같다. 밝히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죽은 권력만 물어뜯는 하이에나성 떡찰과
선정적인 수구꼴통 언론-방송의 협공은, 이제 여론의 향방을 완전히 틀어놓았다.

노무현 그에게는 이것이 가장 큰 절망이었던 것 같다.

자신의 결백을 밝힌다 해도 이제 모두가 자신에게서 혐의를 벗겨주지 않을 것 같은 절망!
자신은 떡찰 정도가 아니라 법정에서라도 모든 것을 밝히고 떳떳함을 밝힐 자신이 있었지만,
여론을 뒤집어 놓을 수는 없을 것 같은 데에서 오는 그 깊은 절망!
죽을 때까지 자신과 가족, 친척을 따라다닐 그 선명한 주홍글씨!
뒤집을 수 없는 이 주홍글씨 앞에서 그는
유서의 '운명이다'라는 말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자,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말을 해야 사람들이 믿어줄까.
그는 이제 무엇으로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의 떳떳함을 주장할 수단은 무엇이 남았을까.
이제 사람들에게 자신의 진심과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남은 것은 무엇인가.


그는 '죽음'으로써 '말'을 하고자 했던 것 같다.
노무현은 '죽음'으로써 진심과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것 같다.
'죽음'보다 강렬한 언어가 어디 있겠는가.

살아야 하고, 살아가는 것이 맞지만,
간혹 죽음이 삶보다 더 강렬한 때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가 어렵다.

다행히도 대중들의 마음 속에, 그의 진심과 진실은 뒤늦게라도 전달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는 이제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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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526 화 11:40 ... 12:40  비프리박


p.s.
본문의 권양숙 여사 사진 출처. →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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