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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시청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독설을 내뿜는 개그콘서트의 독한 것들이다.
  난 지금부터 티비를 보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동심 다 깰 거야.
  니들 지금부터 내 얘기 듣는 순간 애들 아니야 그냥 아저씨야. "


'독한 리뷰'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서평은 읽은 책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담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이상, 책 읽은 사람으로서의 솔직한 느낌과 소감을 배신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희수,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문화도시, 이희수 교수의 세계도시 견문록,
바다출판사, 2009.   * 총 249쪽.

알라딘-티스토리 서평 미션꺼리(?)로 받은 책입니다. 2009년 4월 24일 수령했구요.
4월 26일(일)부터 4월 28일(화)까지 읽었습니다. 빨리 읽어버리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대략 1/3 지점까지는 원래의 속도로 읽었으나 그 뒤 2/3는 이왕 읽기 시작한 책, 서평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성격상 그만 읽을 수도 없고, 후딱 읽어버리자는 생각에 독서 속도를 고단 변속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읽기 어려운 책도 아니었습니다.

국내여행이긴 하지만 저도 나름 여행을 즐기는 편인지라 '동종업종 종사자'(?)로 보이는 분의 책에 대해서 호의적인 눈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 동종업종 종사자 의식도 제가 부여잡을 그 무언가가 되어주지는 못했습니다. '서평단의 일원으로 받은 공짜 책'이라는 약간의 심리적 부채감 역시, '독한 서평'의 브레이크가 되어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희수,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에 관한 독한 이야기


←사진
(  )


 

 
1. 여행에 관한 책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여행에 관한 책은 가이드북이거나, 방문시의 느낌을 적은 후기이거나(!)라고 봅니다. 여행지를 찾는 방문객의 손에 들린 가이드북이거나 여행 전후의 독자가 방문지의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 펼치는 누군가의 여행소감이거나, 둘 중의 하나만 되어도 행복한 여행관련 서적이겠지요. 이 책은 그 둘 사이를 어정쩡하게 오락가락합니다. 어느 한쪽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하면서요.

예컨대, 이 책의 다섯번째 꼭지를 차지하고 있는 <패션과 예술의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는, 만일 제가 피렌체를 방문한다고 할 때 전혀 가이드북이 되지 못할 뿐더러 피렌체로 날아가서 체류중이라고 할 때에도 이 책의 어느 한 구절, 인상적으로 떠오를 거 같지 않습니다. 혹시 모르겠습니다. 피렌체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어떤 분에게는 뭔가 공유할 꺼리를 제공할런지는요.

솔직히, 이 책의 첫 꼭지 <포르투갈을 잉태한 세계 문화유산의 도시 포르투갈 포르투>부터 마지막 편인 <낭만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 미국 시애틀>까지, 피렌체의 예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친절한 가이드북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상적인 무언가를 머리나 가슴에 콱 박아놓지도 못하고, 계속 그 둘 사이를 어정쩡하게 오락가락합니다.


 
2. 문필가의 유려한 문체까지는 아니어도

읽는 내내, 유려한 문체를 자랑하는 문필가의 책을 읽는 것이 호사였구나,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문장이 꼭 길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짧게 짧게 치는 문장들 속에서, 지극히 사실적인 방문지 묘사만 이뤄지거나, 지극히 단편적인 역사적 사실만 다뤄진다면, 그리고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채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의 나열만 계속된다면...? 아마도 독자는 저처럼 문필가의 유려한 문체를 그리워하게 될 겁니다.

여행기란 것이, 신문기사도 아니고 백과사전도 아니라면, 짧게 짧게 치는 문장들의 나열은 여행기에게 있어서 좀 아니라고 봅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 했던가요? 아름답고 매끄럽게 이어지는 문장 속에, 독자로 하여금 어떤 공감을 끌어낼만한 여행자의 소감을 담아내는 여행기라면 더할 나위가 없으련만!!! 그것을 담고 있는 다른 여행기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는, 이 책에 지극히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3. 낯선 용어에 관한 설명은 언제 어떻게 등장해야 하는가

그때는 두오모 광장 한 켠에서 밀라노 대성당을 바라보며 ...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두오모에서도 같은 느낌을 ...
(4쪽, 머리말에서)
두오모, 이탈리아 어로 '대성당'이라는 뜻, ...
(55쪽, 이탈리아 밀라노 편에서)
피렌체를 찾는 사람들은 대성당이라 불리는 두오모를 ...
(75쪽, 이탈리아 피렌체 편에서)
영어의 돔(dome)에 해당하는 말로, 반구형의 둥근 지웅과 둥근 천장을 가리키는 말...
(75쪽, 두오모에 대한 미주설명, 이탈리아 피렌체 편에서)

책의 첫 페이지부터 저를 궁금하게 했던 '두오모'의 정체는 75쪽에 가서야 밝혀집니다. 75쪽에 나온 저 미주 설명은 4쪽에서 나오는 것이 맞습니다. 머리말에서 55쪽까지, 그후로 75쪽까지 '두오모'란 말을 왜 설명을 안 해주는 거야? 란 생각을 했습니다. 설명을 안 할 것도 아니고 이왕에 할 거면 75쪽이 아니라 4쪽부터 진작에 설명을 덧붙였어야지요.

책은 독자를 염두에 두고 쓰여지는 것입니다. 두오모란 말에 대한 이런 식의 뒷북식 용어 설명 배치는 과연 독자를 염두에 두고 행해진 것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다른 예로, 낯선 용어들에 관해서 이 책은 그 나라말의 영어식 표기라든가 영어로 번역한 표기라든가 하는 것을 자주 생략합니다. 그 용어가 생소한 독자는, 읽는 내내 궁금함을 벗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낯선 용어임에도, 그 나라말로 읽은 것을 우리말로 적을 뿐입니다. 영어식 표기를 함께 적는다손 치더라도, 어떤 것은 적었다, 어떤 것은 안 적었다 합니다. '일관성'이란 단어가 어떤 의미인가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4.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사진들

이 책을 보면서 사진들이 뭔가 찜찜하게 다가왔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이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게 뭘까 궁금했습니다. 읽고 나서 시간이 좀 지나자 그것은 제 머리속에서 두 가지로 정리가 되더군요. 불편한 각도의 시선이 하나였고 선명치 못한 사진의 화질이 다른 하나였습니다.

유적지의 유물들에 카메라를 들이댈 때, 사람이 안 나오게 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위로 치켜드는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책에 그런 사진이 실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이 나오더라도 정면승부(?)를 걸거나 강태공의 마음으로 사람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거나 하는 것이 맞습니다. 꽤나 자주 등장하는, 고개를 위로 치켜들어 보는 듯한 느낌의 시선은, 독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사람이 나오더라도 정면컷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화질 면에서 안 넣은 것만 못한 사진들이 간혹 등장해서 독자의 눈을 불편하게 합니다. 뭐 엄청나게 선명한 사진이 실리기 바라지 않습니다. 300, 400만 화소의 컴팩트 디카로만 찍어도 선명한 사진이 나오니까요. 이 책에는, 눈을 깜빡여서 다시 보게 되는 흐릿한 사진도 등장하고, 그닥 큰 사이즈의 사진도 아닌데 소위 깨진 것 같은 사진도 등장합니다. 찍어온 것인지, (편집부에서?) 퍼다가 끼워넣기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인 그런 사진도 있습니다. 

일본의 어떤 작가처럼 또는 국내의 어느 소설가처럼 사진작가와 동행하는 여행, 그 기록으로서의 여행기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한 장의 사진은 천 마디의 말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합니다. 여행기를 기획하고서 출발한 여행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세상에는 사진작가까지 대동하고 떠나는 여행이 넘쳐나고, 강렬한 이미지로 독자를 사로잡는 여행기가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5. 간략한 지도 한장을 실을 순 없었을까

이 책에 실린 16편의 여행기는 매 꼭지마다 세번째 쪽이 디자인은 있으되, 텍스트는 없는 빈 페이지의 반복입니다. 책의 쪽수 활용면에서든 아니면 독자에 대한 배려심에서든, 그 빈 페이지에 방문지의 간략한 지도 한장을 실을 순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책을 쓰신 분이 자주 애용하는, 어디를 갔다가 어디를 돌아서 어디로 향했고, 어디를 지났더니 어떤 건물이 나타났고 하는 식의 사실적인 묘사는, 그곳에 가보지 않은 독자의 머리 속을 어지럽게 합니다. 행보 묘사가 어떤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할 바에야, 그 행보를 좇아갈 수 있는 지도라도 한장 콱 박아놓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게다가 매 꼭지마다 한 쪽씩 노는 페이지가 있다면 말입니다.

 

  <리뷰의 결론>
- 시간과 돈이 많이 남으신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 책에 소개된 16곳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이 이 책을 읽을 이유와 필요가 무엇일까가 의문이긴 합니다.)
- 이 책을 읽은 당신의 소감은 여기에 적은 '독한 리뷰'와 다를 수 있다.
  (그럼, 그런 리뷰를 쓰시길.)
- 좀더 좋은 서평을 쓸 수 있는 책을 알라딘-티스토리 서평단 미션꺼리로 받을 순 없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 0509 토 6:20 ... 7:40 & 10:10 ... 10:30 비프리박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 - 4점
                이희수 지음 / 바다출판사

p.s.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하지만 리뷰의 내용과 방향은 Tistory와 알라딘과 무관합니다.
 한명의 독자가 어떤 책을 읽은 후 작성하는 독립적인(!) 서평, 리뷰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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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5.09 12:08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오늘도 일빠찍고요....하핫!!

    재일먼저 눈에 번쩍 듸이는건 작가의 이름이군요...^^
    어머님이 입원해 계시는 병원에도 제이름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간호사분이 계시더군요...흐흐..
    대부분 다 여자분이시더군요..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알라딘 티스토리 서평 미션에 저도 참가를 할껄 그랬습니다..만 했어도 떨어졌을껍니다..^^
    독한 서평이라함은 솔직하게 책에서 느낀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이야기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독하게 이 리뷰를 보아야 할까요.....ㅎㅎ

    저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여행에 관한 책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여전히 말이지요..^^
    내가 느낀 여행이랑은 차이가 나는 약간은 이기적인 여행기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낯선 단어의 설명이 부족했던건 "니들이 좀 찾아봐라.." 뭐 이런뜻 아니었을까요?.....ㅎㅎ
    친절하게 낯선단어의 구문이 들어가 있는 책들이 좀 많이 반가운면도 있긴 합니다..^^

    사진은 기다림 내지는 뺄샘의 미학인대 기다림이나 뺄샘이 부족했던 모양이군요?
    비프리박님의 적나라한 비평이 좀 무섭습니다..;;
    매페이지마다 한쪽씩 노는 종이는 메모지로 활용하라는 친절한 배려..또는 니들이 지도를 직접 그려봐 라는
    무언의 메시지 아니였을까요?....;; 으흐흐흐..긍정적인 생각을 기르기 위해서..ㅎㅎ
    이렇게 신라하게 비판한 리뷰를 본 독자라면 이책은 사지 않을껏 같구만요..저라도 말이지요...ㅎㅎ
    아무튼지..독한리뷰? 솔직한리뷰 같습니다 제생각엔요..잘봤습니다..^^

    토요일 근무이시죠?...열근하시고요..주말 잘지내시길 바랍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6: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일빠가 슬프게 다가옵니다.
      저는 이제 희수님에게 일빠를 찍을 수가 없군요. -.-a
      저를 위해서라도 풀으실 의향은 없으신 겝니까. =.=;

      작가의 이름에서 애시당초 희수님부터 떠올렸습니다.
      절친과 같은 이름의 저자를 까야하는 신세가 처량했고요.
      책이라면 가급적 좋은 리뷰를 쓰고 싶은 1인이거든요.
      그런데도 그것이 불가능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서평이란 것이 밀어주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면
      때론 독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엔 큰 맘 먹고 독하기로 작정했지요. ^^)

      희수님의 이름은 중성적? 이란 생각을 합니다.
      간혹 남자 여자 모두에게 가능한 이름들이 있잖아요. 그런 이름이지요.
      제 기억으로도 '희수'라고 했을 때 여학생이름이었던 적이 있는 듯. ^^

      저는 여행에 관한 책들을 그래도 따뜻한 눈으로 보는 편입니다.
      간혹 얼마전의 자전거여행처럼 월척을 건지기도 하니까요. ^^
      단순한 기록 수준의 책들에 대해선 희수님처럼 '가까이 오지마' 그럽니다. ^^
      여기 갔다가 저기 갔었다, 여길 돌아서면 거기가 나온다, 하는 식의 기록은 너무 싫기도 하고요.

      용어설명의 순서부터, 기다림과 뺄셈이 부족한 사진까지, ...
      참 걸리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더군요.
      아. 노는 종이에다가는 제가 지도를 좀 찾아서 그려넣으란 소릴 수도 있었겠네요.
      편집부에서라도 이건 신경을 쓸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이 책을 꼼꼼히 읽어야 하는데, 그건 편집부 직원에게도 고역일 수 있었겠네요. -.-a

      적나라한 비평, 독한 비평, 신랄한 비평.
      해야할 땐 해야된다고 봅니다. 뭐랄까 책도 자본주의사회에선 상품인데,
      후기를 제대로 써야 추후의 구매자들에게 질 떨어지는 상품을 구입하지 않게 할 수 있고
      생산자는 더 상품의 질에 대해서 고민할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네요.

      흠흠.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요?
      이제 또 한 주의 시작이네요. 한주의 시작을 저는 희수님에게 드리는 답답글로 시작. ^^

  2. BlogIcon 유리아빠 2009.05.09 13:39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끄덕...
    제가 내린 동감의 결론 : 불친절

    ^^;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6:5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인터넷 좀 뒤적였더니, 독자들은 블로그에서 신랄하게 까고 있었고,
      기자들은 기사에서 무지하게 띄워주고 있더군요.
      과연 어느 것이 정확할까. 기자들은 무엇으로 살아가나.
      하는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군요. ^^

      책도 소비재의 하나라고 본다면, 소비자에게 불친절하면 구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5.09 14:4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굿~~~
    멋집니다. 하핫~~

    요런 리뷰는 본적이 없는,, 신선했습니다.

    저도 책 리뷰를 초큼 준비중인데,,, 음냐~~
    완전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 감사~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6:5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좀 신선한가요?
      리뷰를 작성함에 있어서도 솔직함과 정직함이 생명이자 무기가 아닐까 해요.
      흠흠. 신선했다시니 기쁜데요? ^^

      리뷰 준비중인 것이 있으시다고요?
      깔 때는 확실히 까주세요. ^^

  4. BlogIcon 초록장미 2009.05.09 19:11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여행기를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용어 설명에 관한 부분은 공감이 가는군요.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영어의 돔은 반구형(半球形)의 둥근 지붕, 둥근 천장의 뜻으로 사용되는 데 비해 이탈리아어의 두오모와 독일어의 돔은 대성당(大聖堂:cathédrale)을 말한다.'고 나오는데, '대성당'이라고 써도 될 것을 왜 굳이 '두오모'라는 생소한 외국어를 썼을까요. 이탈리아어와 문화를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전공서적이라면 모를까,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여행기'라면 적절치 못한 단어 선택이죠. 독서에는 어휘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새 단어가 앞뒤 문맥이나 내용 전개상으로 어떤 뜻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경우라면 굳이 그런 단어를 쓸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나 유식하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출판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 아니었다고 해도 일단 책으로 내기로 했다면 기록을 다시 읽어보면서 독자가 어려워하거나 들어본 적이 없을만한 단어를 우리말로 순화하거나 설명을 덧붙이는 작업을 했다면 참 좋았을 텐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중간중간에 책에서 다루는 시대의 지중해 및 소아시아 세력권을 표시한 지도가 실려 있습니다. 비프리박님이 지적하셨듯 일반 독자들은 지역 이동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시각을 함께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에는 지루함을 느껴서 책 자체에 싫증이 나기 십상이거든요.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 예를 들면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름을 쓸 때도, 원칙적으로는 라틴어를 음역하는 것이 맞지만 저자 본인이 말했듯 논문이나 학술지가 아닌 대중을 상대로 저술한 책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현대 이탈리아어나 독일어의 음역을 실었다는 이야기가 2권인가 3권의 에필로그에 나오고요. '아는 사람들끼리만' 읽을 내용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서 독자들에게 위화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이희수 교수가 이런 점을 본받는다면 앞으로 나올 여행기는 좀 더 독자들을 배려하는 내용으로 출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희수 교수가 계속해서 여행기를 출간할 의사가 있다는 가정하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요즘 계속 바쁘신 것 같은데 꾸준히 포스트를 올리시는 걸 보면서 공유와 소통에 대한 의지와 애정이 대단하시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네요. ^^ 도서리뷰는 되도록 긍정적인 내용으로 쓰는 것이 좋겠지만 가끔은 따끔한 비판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마 지금은 열심히 수업을 하고 계실 것 같은데, 일교차가 심하니까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저녁 보내시기 바래요. ^^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7:1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두오모를 초장부터 들먹인 것은 둘 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난 이 정도는 일상용어로 쓴다는 과시이거나
      일반인이 이런 단어는 생소하다는 것에 무신경했거나.
      더욱 놀라운 건, 편집부는 뭐하는 부서인가 하는 거죠.
      75쪽에 가서야 미주를 끼워넣다니.
      (흠흠. 이것도 저자의 의도라 하더라도, 편집부는 저자를 설득했어야지요.)
      설명을 할 거면 초장부터 하라고...! 버럭. ^^
      초록장미님이 적으신 우리말 순화라든가 설명 덧붙이기 같은 것은 호사에 가까워요. 이책에선요.

      로마인 이야기에 등장하는 지도들. 참 유의미하다고 봐요. 지역이동에 관한 사실적 묘사는,
      지도가 동반되지 않는 한, 양말(신발?) 신고 발바닥 긁기라고 생각하거든요.
      독자에겐 지루함으로 다가올 뿐이고요.
      으음. 시오노 나나미가 이 책에 비교 기준으로 제시되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빠하지 않을까요? ^^

      인명이든 지명이든 독자에게 얼마든지 친절할 수 있다고 봅니다.
      카이사르, 케사르, 씨저, ...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로마인 이야기예요. ^^
      역시 세계적 작가는 뭐가 달라도 다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벤치마킹도 해야 하는 시절에, 시오노 나나미 책에서 뭔가를 좀 배우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너희들 다 알지? 하는 식으로 무턱대고 지나가는 것이라든가
      난 이런 용어는 일상적인 용어야. 하는 느낌으로 밀고 나가는 건, 영 아닙니다.
      책을 쓰는 사람이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배려해야 할까요. (편집부 포함.)

      p.s.
      포스트를 올리는 데 급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시간이 빡빡하고 일이 바쁜 경우, 결국 포스트와 답답글 사이에서 고민을 종종 하거든요.
      포스트는 오늘 안 올리면 못 올린다, 답답글은 오늘 못 적어도 내일 적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답답글은 한 이삼일치가 밀려도 여유 봐서 몰아서 작성할 수 있지만,
      포스트는 이삼일치를 한꺼번에 몰아서 작성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어쨌든, 개인적으론 참 고민이 되는 부분이지만, 겉으론 포스트에 급급한 것으로 비쳐질까 두렵다는.
      초록장미님처럼 공유와 소통에 대한 의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지만요. ^^

      서평이란 것이 꼭 긍정적일 필요는 없는 거겠지요.
      좋게 써야 한다는 생각은 훌훌 털어야 할텐데, 저부터도 '독한'이란 전제를 깔고 리뷰 쓴 거 보면,
      그게 참 쉽지 않아요. 그쵸?
      그리고 책에 관한 한 긍정적인 후기를 쓰려고 하는 본능(?) 같은 것도 있어서 말이죠. -.-a

    • BlogIcon 초록장미 2009.05.12 00:52 | Address | Modify/Delete

      저도 리뷰를 두어 편 써봐서 알지만 서평이라는 게 독하게 쓰기가 참 힘들어요. 아무래도 이 책을 쓰는 데 시간과 공을 들였을 저자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이희수 교수의 책은 시간은 들였으되 공은 그닥 들인 것 같지 않지만- 어쨌거나 저도 비판할 건 비판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글을 쓰신 비프리박님의 심정도 백프로 이해합니다. 웬만하면 좋게 써주는 게 좋을지 모르지만 필요에 의해서라도 그래서는 안 되는 책이 있는 법이니까요. 멋지게 디자인되어 잘 찍혀 나오는 책이라고 해서 다 양서는 아니거든요.

      쉬운 말을 두고 굳이 두오모라는 단어를 쓰다가 중반부쯤에 가서야 설명해준 게 설마 정말로 자기과시는 아니겠죠? 만약 그런 의도라면 그건 독자를 우롱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모욕하는 건데요. 설마 교수라는 사람이 그랬으리라고는 믿고 싶지 않고, 아마 무감각했던 거겠지만 편집부마저 그냥 넘기다니 참...... 그 편집부 사람들도 전부 이탈리아 전문가였던 걸까요. -_-

      p.s. 힘들고 바쁘시겠지만 모든 일을 동시에 할 수도 없고 한꺼번에 할 수도 없는만큼 우선순위를 잘 매기시길 바라요. 무엇이 먼저인지는 마음이 가르쳐주잖아요. ^^ 답답글이 빨리 달리지 않아서 섭섭함을 느끼시는 지인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비프리박님도 먹고 살려고 일하시는 분인데 어쩔 수 없죠. 다 이해해주실 거예요. 부담 느끼지 마시고 마음이 이끄는대로 즐겁게~ 즐겁게~ ^^*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2 18:1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맞아요. 서평이란 게 여러가지 측면에서 독하게 나가기 힘들죠. ^^; 공감하시는군요. ^^
      저자 생각도 나고, 다르게 읽은 분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싶지도 않고, ... 그런 거죠.
      그치만(!) 그럼에도(!) 아닌 건 아니다라는 솔직한 리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왕에 쓸 거면 정직함이 무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누구 밀어주기도 아니고 말이죠.

      저자도 저자고, 편집부도 편집부고, ...
      게다가 최종판 나온 다음에 저자가 다시 한번 자기 책을 봐야 맞는 건데,
      이 저자는 워낙 대단한(?) 분이라서 그런 것 보지 않나 봅니다.
      책이 편집부 지음이 아니라 자기 이름 달고 나가는 거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건데 말이죠.

      p.s.
      어떤 힘든 상황에는 원칙을 정하는 것 같아요.
      뭐랄까 양쪽을 놓고 이쪽저쪽 오락가락 고민하는 거 싫어하는 편이거든요.
      말씀처럼 마음이 원하는 거, 마음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봅니다.
      그렇게 정해놓고 지인들에게 양해를 촉구하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가끔 들죠.
      게다가 먹고 사는 문제를 무시할 수도 없고 하니, 이해하시리라 굳게 믿으면서. 크흣.

  5. BlogIcon Slimer 2009.05.09 21:4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전 처음에 이외수님의 책인줄 알았네요..
    선명하지 않은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는건 정말 의외입니다... 사진으로 어떤 효과를 바라고 넣은게 아니라면
    사진 삽입이 정말 적절치 못한거 같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7:1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이희수를 이외수로 보셨군요?
      이외수옹의 지명도 하늘을 찌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독한 내용은 이외수옹과는 단 1g도 관계가 없답니다. ^^

      사진은 정말 뭥미? 했어요.
      각도와 화질이, 참 불편하더군요.

  6. BlogIcon mingsss.net 2009.05.10 16:17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단순한 소개책자인건가요 ㅎㅎ
    저도 요새 동시에 책을 두권이나 기획하고 디자인해서 만들어가고 있는데
    참 책만드는게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네요
    그야말로 원고의 어투부터 시작해서 읽는 사람을 위한 네비게이팅
    읽기 편안하고 아름다워 보이기 위한 타이포그래피
    자연스럽고 독창적인 흐름으로 읽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받게 하기까지
    넘 고민할게 많아요!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7:2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단순한 지역소개 책자라고 못박았으면 독한 리뷰를 쓰지도 않았을텐데 말이지. -.-a

      책 디자인과 기획을 하고 있구나.
      책을 쓰는 것도 어렵지만, 물리적으로 책을 만드는 것도 힘들지.
      어떤 출판사는 제대로 된 편집부를 둔 경우 저자와 회의를 수도 없이 해서
      제대로 된 책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더군.
      상업주의와의 타협을 위해서가 아니라 철학있는 충돌이 없을 수 없기 때문에 말야.
      예전에 어떤 출판사가 아담 스미스와 애덤 스미드를 놓고서 저자와 몇일씩 토론을 했다던데,
      그런 식인 거지. ^^

      밍스가 이제 북디자인 및 기획 쪽에 뛰어들게 되면
      대한민국의 출판업계는 좀 활황을 타게 되는 거지? ^^

  7.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5.11 05:25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까일만한 책은 까여야 한다'는 것은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좋은 책이라 함은 책을 읽고 난 뒤에 '이 가격에 이 책을 읽는 것이 작가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 아닐까 해요. 반대의 책이라면 당연히 비난을 감수해야만 하겠지요. 기껏 돈 주고 산 책이 재미도 없고 불친절한데다가 성의까지 없다면 독자는 충분히 작가를 비난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비난이야말로 어줍잖은 작가들을 양산해내는 현 출판시대를 뒤집어엎을 강한 힘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희수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책 표지부터가 참 성의없어 보이네요. 손도 대보고 싶지 않은 디자인이에요. ㅋㅋ

    에고 새벽까지 있었더니 슬슬 졸리긴한데 잠들면 하루 날릴 것 같아요. 그래서 꾹 참고 깨어 있습니다. ㅎㅎ 이번 주 월요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 중의 하나가 되겠네요. 월요일 파이팅하시고요~ ㅎ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1 07:2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얼마전에 우리의 요식업체와 출판업계에 횡행하는 '주례사 비평'을 까는 분을 티비로 만났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좋게 쓰는 비평을 꼬집은 것인데요.
      사실 십여년전부터 몇몇 지식인들 사이에서 반기를 들기 시작했던 것이기도 하지요.
      맞는 말이라고 봅니다. 좋게만 써주는 리뷰가 진정한 의미에서 무슨 리뷰겠어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간이란 변수도 무시 못할 거 같아요. 살짝 놓치신 듯? ^^
      가끔 돈과 시간을 함께 잡아먹는 하마들이 있거든요.
      제가 이 책을 공짜로 읽게 되었다고 해서 '시간'을 들먹이는 것은 아니고요.
      돈만큼(돈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이기도 해서 드는 생각입니다.

      돈 주고 산 책, 시간까지 투자해서 읽었든데, 재미도 없고 인상적이지도 못하고 불친절하기까지 하다면,
      장래의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독한 리뷰를 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출판계 불황이랑 어줍잖은 책들이랑 관계가 없지 않다고 봅니다. 저도요.

      책 표지에 관한 생각은 제가 첨 책을 접했을 때랑 같으시군요. ^^

      p.s.
      월요일 시작을 가장 먼저 하셨군요?
      저는 어제 밤 답답글 러시를 하다가 너무 졸린 나머지 자정이 되기도 전에 잠을 청했다죠.
      일요일은 그래도 오전에 근무를 시작해서 해지기 전에 끝나거든요.
      일찍 귀가해서 좀 편안한 시간을 보냈죠. ^^
      흐흠. 그런데 홀랑 밤을 새면 후유증이 없으신지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5.11 22:56 | Address | Modify/Delete

      아- 시간을 깜빡했네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완소 시간. 정말 그렇네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었어요. ㅎㅎ

      음. 안 그래도 오늘 엄청난 휴유증에 시달렸어요. 아침에 자버렸거든요. 점심 때 겨우 일어났어요. ㅠㅠ 그래서 오늘은 좀 일찍 자보려고 해요. ㅎㅎㅎ

    • BlogIcon 비프리박 2009.05.12 18:0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쵸? 루나님이시면 더더욱 챙기실 시간이라 생각했습니다.
      완소 시간 아니겠어요. ^^; 돈하고 비교도 하기 힘든...!

      그런데 그 시간을 도둑질한다는 것이죠. 어떤 책들은 말이죠.

      흠흠. 후유증은 좀 괜찮으세요?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참 좋긴 한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더라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