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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중이다.
그래, 말은 좋다. 재개발...! 말만 놓고 볼 때 얼마나 좋은가.
살던 지역을 재개발해서 모두 잘 먹고 잘 살자는 거다.

그래, 그런데, 그렇게 새 아파트를 지으면,
'우리 모두'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내 의문은 여기서 출발한다.

재개발이 시작되면 두가지 흐름이 눈에 들어온다.
새 아파트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소위 투기세력의 밀물이 하나이고,
새 아파트의 입주차액을 감당하지 못해 밀려나는, 소위 원주민들의 썰물이 다른 하나다.

나는 두번째 원주민들의 밀려나는 흐름에 마음이 아프다. ㅜ.ㅜ


재개발을 하면 그곳에 살던 원주민의 대다수가 '밀려난다'.
서울의 경우, 소위 재정착률이 채 20%도 되지 않는다고 들었다.

현재 서울시내 재개발 면적이,
지난 수십년간 진행되었던 재개발 면적의 총합을 능가한다고 하고...
재개발을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재개발 지역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은 더이상 서울 시내에선 갈 곳이 없다고도 한다.

삶의 거점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거다.

그래서 의문은 고개를 든다.
재개발을 하면 '우리 모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재개발로 밀려나는 썰물 속의 그들은 과연 '우리'가 아닌가.

'우리'의 일부를 삶의 거점에서 밀어내는 방식의 재개발은
비인간적이라는 말 그 이상으로 비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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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04 화 21:25 ... 22:15 초고작성
2008 1121 금 11:25 ... 11:30 비프리박


p.s.1

티비 시사프로그램에서 간혹 재개발지역에 카메라를 비춘다.
시사매거진2580, PD수첩, 다큐멘터리 3일, ... 같은 프로가 그것이다.
인터넷으로 속속 올라오는 뉴스에서도 재개발은 뜨거운 기사다.
나는 자꾸 그 프로그램 속의 '우리'들에게 눈이 간다.
나는 자꾸 그 '우리'들의 밀려나는 삶 앞에 운다.

p.s.2
10월 말 머리 속에 어떤 형태로 떠돌기 시작한 생각을 글로 적는데 대략 열흘 넘게 걸렸습니다.
그게 11월 4일. 하지만, 그 때도 글은 완성된 형태를 갖추지 못했고, 다시 수면 밑으로 잠수...
그리곤 다시 보름 가까이 지난 오늘, 글의 형태로 만들어 세상에 내보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 거의 한달만의 발행이군요.
'우리'들의 삶이 주는 아픔에, 쉽게 쓰기가 힘든 글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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