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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hin이란 아이디 쓰시는, 박코술이란 닉넴으로 제 블로그에 답글 주시는... 저도 가서 답글 자주 남기는... 제 지인님께서 엊그제 항렬자와 관련하여 포스팅을 하셨더군요. 다른 지인님들도 답글을 올리셨고, 저도 답글을 달았더랬죠. 답글을 적다 보니 길어지고, 그러다 보니 보존(?)하고픈 욕심도 들고... 이 글은 그 댓글의 울궈먹기~ 아니, 부풀리기(!) 버전입니다. 쥬신님의 관련글 보러가기

▩ 항렬자 돌림자도 보존하면 좋을 우리 풍습인데~ ▩

1.
저희 아버지까지는 박*根(뿌리 근)으로 항렬자를 쓰셨는데,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께서 자식과 여식에게는 항렬자 없는 작명을 해주셨군요. 다행히(^^) 돌림자는 주셔서 자식끼리 여식끼리 돌림자는 있습니다. 제 처가 쪽으로 처남들이 사촌간에도 김*현 ... 하는 항렬자를 씁니다. 개인적으론 좀 부러운 면이 없지 않습니다. 항렬자가요. 개인적인 이야기였구요. ^^

2.
간혹 봅니다. 주변에서 아버지처럼 ~근으로 끝나는 박씨 성 가진 사람을요. 항렬자가 살아있는 경우랄 수 있죠. 유명인은... 가만있자~ (머리를 긁적긁적) 기억이 안 나네요. 가물가물~ 큿! 그리고, 류근~ 이렇게 나가는 사람으론 이름도 망칙한 신문~ 좃선일보의 류근일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던 기억이 나고요. 구본~ 이렇게 나가는 동급생들도 꽤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에 못지 않게 구~서의 성명을 가진 친구들도 있었군요. 항렬자가 이름 끝글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글자에도 파고들 수 있구나(파고들어? ㅋㅎ)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거기라고 못 파고 들 이유는 없으니까요. 아, 근데 쥬신님 말씀 듣고 보니, 박찬~ 도 항렬자였군요. 박찬호, 박찬숙 ... 을 왜 못 엮었을까. 크핫! 역시 쥬신님이셔~! 그러고 보니, 운동선수란 공통분모가 있군요. ^^

3.
어린 시절 기억으로, 처음에 남씨 성을 가진 가운데 궁...자를 쓰는 남궁~머시기 하는 아이들은 왜 이름이 네글자 일까... 궁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크학학!) 제가 어릴 적 시골 초등학교를 다녀서(국민학교였죠? ㅋㅎ) 시골학교의 인구샘플링이 적었기 때문인지 남궁~하는 이름을 본 적이 없었네요. 남궁~ 하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 대략 중1 정도때의 경험이었던 듯 합니다. 남궁이 성씨임을 안 후에도... 저는 장난기를 발휘하여 같은 반 친구였던 아이들을 궁명석~아! 궁명배~야! 하고 불렀던 기억도 나네요. 크하! 그러고 보니, 남궁명* 하는 식으로 '명'자가 항렬자인 듯한 강한 의심도 드는데요? ^^;

4.
개인적으로는, 우리의 문화 중에... 사라지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것이 바로... 이 항렬자 풍습입니다. 안타깝기로 마찬가지인 것이 돌림자 문화고요. 요즘은 형제들끼리 자매들끼리도 항렬자는 고사하고 가족내 돌림자도 잘 안 쓰더군요. 그것이 순한글 이름을 지으면서 항렬자나 돌림자를 넣기가 힘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형제나 자매로 구성된 가정이 숫적으로 많이 줄어든(한 자녀 가정) 때문이겠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순한글 이름을 짓는 경우에도 맘만 먹고 좀 들이파면, 주신님이 원글에서 답글로 주신 말씀처럼(주신님은 항상 주신다죠~ 큿!) 한글로 돌림자도 얼마든지 만들 순 있겠죠. 그런다고 해도 예전처럼 가계~ 가문~ 수준의 항렬자는 아니겠지만... 돌림자가 가능은 할 거라 봅니다. 그런데, 아들딸 구별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정치적(^^) 구호 속에서 하나만 낳은 가정이 적지 않다 보니, 돌림자를 쓸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이유도 있으리라 봅니다. 그렇지만, 그런 경우에도 항렬자는 쓸 수 있을텐데... 어쨌든, 전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좀 더, 깊이 파고들자면요... 핵가족화의 물결 속에서, 그리고 개인의 파편화, 원자화 흐름 앞에서, 또한 한사람 한사람이 큰 공장의 톱니바퀴, 나사못처럼 되어가는 현대자본주의 경제체제 내에서... 항렬자는 그런 개개인들을 그나마 묶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유대감이랄까 동류의식이랄까 그런 것도 나름 가능할텐데 말이죠. 이름을 보고서 같은 항렬이니~ 아저씨뻘 되느니~ 할아버지뻘 되느니~ 하는 것... 개인적으론 좋은 풍습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씨족의식이 어떻네~ 봉건잔재가 어떻네~ 유교적 습속이 어떻네~ 패거리 문화가 어떻네~ 할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건, 중용이겠죠. 과유불급이니까요. 폐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잘만 운용한다면 참 좋은 의미를 많이도 가진 우리 풍습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2008 0327 목 0900 비프리박


p.s. jushin님의 관련글에 적었던 포스트스크립트도 빼놓긴 아까워서 조금 고쳐, 옮겨와 봅니다. ^^ 포스트스크립트도 웬만한 하나의 포스팅과 맞먹다니... (^^)

▩ 길어지는 답글 앞에 웃다 ▩

나중에 이 댓글을 좀 고치거나 아님 그대로 고스란히~ 제 블로그에 옮기고 트랙백을 걸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제 블로그의 단골손님 쥬신님과 (제 블로그에서) 답글 주고받기를 자주 하다 보니... 그리고 쥬신님 블로그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답글을 치고받기(? 크학학)를 많이 하다 보니... 답글의 호흡이 길어진 게 사실니다. 답글 하나나 1000자가 넘기 일쑤이니까요. 물론, 여기엔 오랜 지기이신 고로쇠님의 역할도 만만찮게 크게 작용했지요. 그러다 보니, 가끔은 하나의 포스팅으로 우려먹어도 괜찮겠다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경우가 딱 그런 경우에 속하고요.

길게 쓰다 보면, 글의 구성을 좀만 갖추고 살만 좀 붙이면, 하나의 포스팅이 충분히 되고도 남을 글들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독립적인 포스팅으로 올리고픈 욕심도 들게 되고, 댓글로 떠돌게(?) 하지 말고 내 블로그에 좀 담아놔 보자~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마도(? 어쩌면?) 고로쇠님이나 쥬신님이나 ... 이미 하고 계신 작업일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호흠이 길어지는 답글이 좋군요. 생각을 묵히고 길게 하고 그러다보면 생각이 깊어지고 폭도 넓어지는 측면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어쨌든 이어가야할(이어가도될? ㅋ) 또하나의 문화(?) 구축에 큰 역할을 하신 박코술님, 그리고 빠져선 안될 고로쇠님한테 돌려야할 공이 크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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