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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추상화를 봅니다. 나무가 하늘을 배경으로 앙상한 실루엣을 만들어 내고, 풀이 담벼락을 배경 삼아 실핏줄 같은 고단한 형상을 만들어 갑니다. 자연은 나무와 풀로 사실적인데, 보는 사람 눈에는 실루엣과 실핏줄로 추상적입니다. 자연은 그 자체로 그림이고 사람은 그저 구도만 잡아 사진으로 담습니다.

중랑천 산책로를 따라 봄날의 산책을 즐기는 중에 키 큰 나무와 담쟁이 풀이 만들어 내는 추상화를 감상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잎으로 싹으로 봄을 만들어 내고 있을 테지만, 멀리서 보면 가지의 앙상하고 고단한 모습으로 아직 겨울입니다. 봄의 온기 속에서 색을 얻어 빛을 발할 나무와 풀은 아직 색을 얻지 못해 흑백으로 어둡습니다.

사진으로 담고 보니, 피사체를 가급적 멀리 밀어 광각으로 담고자 했고 렌즈 조리개를 열어 프레임 안의 전부를 가능한 한 또렷하게 담고자 했군요. '어떻게 담으면 좋을까?'의 모색이 셔터 누르기 전 여러 가지 변주로 이어지고, 그것이 조금씩 몸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머리보다 손과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 나무의 앙상한 실루엣, 담쟁이의 고단한 실핏줄. 봄날의 산책 중에 만난 추상화.
★ 드래그하고 계시는군요. 퍼가시는 걸 막을 수는 없으나 ★원문재게시는 불허★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유심히 보니 고공주택(?)이 보입니다. 새가 나무에 집을 지었습니다. 새의 고공주택은 인간의 사상누각과는 다른 것이어서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진은 흑백처리한 것이 아니고 분명 컬러로 담은 것인데도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입니다. 달력은 어느새 봄인데 나무는 아직 앙상한 겨울입니다.







개천가 담벼락을 타고 오르는 풀을 보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얘네들도 봄의 온기를 받으면 녹색으로 변하겠지?' 였습니다. 아직은 잿빗으로 갈색으로 겨울이지만 조금 더 지나 바람에 온기가 실리면 어느새 연두빛으로 바뀌어 있을 테죠. 담쟁이가 힘겹게 담을 타는 모습에서 나무가 보였습니다.







앞서 본 나무의 실루엣이 앙상함에 가까왔다면 이 나무의 실루엣은 풍성함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풍성해진 만큼 색감을 좀더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래로 보이는 키 작은 나무들의 색도, 뒤로 보이는 아파트 건물의 색도 흑백에서 이탈해 있습니다. 저 잔 가지들이 어찌 겨울의 삭풍을 견디고 나무에 붙어 있는지, 생각할수록 신비롭습니다. 죽은 것처럼 보이는 가지에 봄이 되면 싹이 돋는 것만큼이나.







담을 타는 담쟁이의 모습에, 영상 장비로 촬영한 실핏줄의 형상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불끈불끈 꿈틀거리는 실핏줄이 보였습니다. 가녀릴수록 담쟁이는 그만큼 더 고단해 보였습니다. 스파이더맨 조차도 붙잡을 것이 없을 담벼락에 무얼 붙잡고 담쟁이는 버티고 오르고 하는 것인지, 짧은 제 생물학 지식으로는 알기 어렵습니다. 세상의 나무와 풀들이 녹색으로 바뀔 때 이 담쟁들은 어떤 색으로 바뀌는지 꼭 확인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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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407 토 06:00 ... 07: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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