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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책을 읽는다. 읽고 싶은 책을 읽는다. 다 읽으면 다른 책을 골라 읽는다. 그 책을 다 읽으면 또 다른 책을 읽고 있을 거다. 그렇게 계속 읽어 나가겠지. 그런데, 그렇게 읽어서, 그 끝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있는 것일 뿐, 그 궁극을 생각하면 허무함이 이슬비처럼 마음을 적셔 온다.



오늘도 출근을 한다. 한달이 되면 월급이 들어온다. 그걸로 저축도 하고 생활을 한다. 지난달도 그랬고 지난해도 그랬고, 다음달도 그럴 거고 다음해도 그럴 거다. 그런데, 그래서? 그렇게 해서 뭐?

일 하는 거 싫어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는 편이다. 생활비를 벌고 있고 그것에 감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은 이게 다 뭐지? 싶을 때가 있다.



서너살 된 아이가 엄마에게 떼를 쓰는 모습을 본다. 전철 맞은 편에 앉아 메이크업을 하는 젊은 처자를 본다. 퇴근길 무거운 눈꺼풀을 이기지 못하는 중년의 아저씨를 본다. 구부정한 허리, 느린 말, 둔한 움직임의 노인을 본다. 나도 저 인생 경로를 따라 가고 있는 거겠지? 저렇게 늙어 가는 거겠지? 그렇게 늙어, 그 다음에는?

백 년 전에 나는 이 세상에 없었다. 백 년 후에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거다. 잠시 살다 가는 거다. 뭘 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사는 건 뭘까.  



가끔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허무주의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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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0209 목 17:00 ... 17:30  &  20:40 ... 21:0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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