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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다운' 행동이나 신체 특성을 미리 이해하고 대처하지 못한다면 개와의 삶을 견디지 못해 양육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통계 잘에 따르면 개 양육자들이 양육을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개의 문제 행동을 통제하지 못해서입니다. ...
때문에 무작정 개를 집에 데려오기 앞서 개란 어떤 동물인지, 같은 개라 할지라도 품종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또 왜 다른지 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 8-10쪽, <작가의 말>에서)


'모든 개는 다르다'는 제목을 달고 있는 단일 동물에 대한 단행본. 어떤 내용의 책일까? 내심 궁금했습니다. 표지에 실린 왕년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젊은 시절 모습이 개만큼이나 친근함으로 다가온 책입니다. 많은 개 사진이 컬러 인쇄되어 묵직한 책이기도 합니다.

김소희, 모든 개는 다르다:시간 속에 숨은 51가지 개 이야기, 페티앙북스, 2010. 
* 본문 333쪽 / 총 335쪽.

인류에게 친숙한 동물, 개에 관해서 많이 알게 된 책입니다. '모든 개는 다르다'는 제목 아래 적고 있는 51종의 개에 관한 서술에서 저는 '모든 개는 같다'는 사실을 재확인합니다. 김소희는 한 종 한 종의 개에 관해 찬찬히 적어나갑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대목이 적잖이 등장합니다. 읽으면서 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폭을 넓히게 됩니다.

2010년 11월 10일(수)부터 읽기 시작해서 11월 14일(일)까지 읽었습니다. 이 기간 중 이틀은 휴무일이라 쉬느라고^^ 책을 읽지 못했고 사흘 중 첫 이틀동안 100쪽 정도 밖에 읽지 못한 반면 마지막 하루동안 200쪽 넘게 읽어냈습니다. 저에게 독서실로 자리매김한 지하철을 오래 탈 일이 있었고 귀가 후 집에서도 꽤 읽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개는 다르다 - 10점
 김소희 지음 / 페티앙북스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시려면 제목이나 표지를 클릭하세요.
 
 

        모든 개는 다르다(김소희), 개 입양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


「모든 개는 다르다」를 통해 재확인하는 사실, "모든 개는 같다!"
애완견이든 사냥견이든 반려견이든, 개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읽을 수 있는 김소희의 책.


 

1.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김소희는?

소설가 김훈은 그의 작품 「개」를 통해 시골에서 흔히 보는 황구, 백구의 내면^^을 묘사했었죠. 독자로서 개한테 공감하고 몰입하는 묘한 경험을 했습니다. 동물칼럼니스트라는 생소한 직함의 김소희는 자신의 단행본「모든 개는 다르다」를 통해 개에 대해 역사적으로^^ 접근하고 개의 습성과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리고자 합니다. 개를 키우건 안 키우건, 개에 관해 알고 있으면 좋을 유익한 정보들을 적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김소희에 관해 책날개 저자 소개에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교양지 <페티앙>의 편집기획실장을 거쳐 국내 최초의 ‘동물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동물도 다양한 감정과 복잡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함께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2000년부터 애니멀파크(www.animalpark.or.kr)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 사이트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청소년권장사이트, 한국아동협의회의 어린이건전사이트로 선정되어 있다.
각종 방송 매체에 출연해 동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고, 지구별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되길, 또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는 야생동물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되길 꿈꾼다. 동물 만큼이나 아름다운 생명인 사람 역시 무척 사랑하며, 사람만을 위한 별이 아니라 ‘동물별’이기도 한 지구의 건강에도 관심이 크다."




 
 
2. 한 종 한 종 개의 역사를 짚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사이에 자리잡은 알프스 산맥에는 '그레이트 세인트 버나드'라는 험난한 산길이 있습니다. 이 길은 로마시대 때부터 물자 수송을 위해 이용되었던 5천 년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곳이었지요. 눈덮인 험악한 지형임에도 불구하고 지름길이었던 탓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라, 내 개를 사랑하라.'라는 말로도 유명한 성직자, 세인트 버나드는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피신처]를 제공하기 위해 [해발] 8천 피트 꼭대기에 세인트 버나드 수도원을 세웠습니다. 이 수도원에는 가축을 몰거나 산적들로부터 수도원을 지키는 개들도 살고 있었지요. ... 이 개들은 수도사들을 따라 산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면서 차츰 길을 잃은 여행자나 악천후로 고립된 사람을 구조하는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   ]는 비프리박.
(98쪽, <'배리' 인명구조견의 시조, 세인트 버나드>에서)

사료(史料)가 남아 있어 짚어볼 수 있는 한 김소희는 그 개의 기원과 역사에 관해 짚어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뭔가 알게 되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사실, 관심이 있어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들입니다. 책이란 것이 누군가 먼저 알게 된 사실을 다른 누군가에게 유포하는 매개체죠. 이 책은 개별 종들의 개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전한다는 면에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3. 개의 이름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

스포팅 그룹의 [새 사냥을 돕는] 개들은 사냥감을 쫓아가 직접 잡는 것은 아니고 사냥꾼이 사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 사냥감을 찾는 종, 날려보내는 종(flushing dog), 그리고 총에 맞고 떨어진 사냥감을 회수(retriever)해 오는 종입니다. 사냥감을 찾아내는 종은 '포인터'와 '세터'류가 있는데 이 개들은 사냥감을 발견하면 꼼짝하지 않고 한 곳을 주시해 그 위치를 알려주는 독특한 행동을 보입니다. (113쪽)

[놀라게 했을 때] 멀리 날아오르지 못하고 그저 파닥파닥 튀어오르는, 즉 스프링(spring)하는 새들을 날리는 다소 큰 개는 스프링어 스패니얼, 좀 더 작은 멧도요(woodcocker)를 날리는 작은 개는 코커 스패니얼이 되었습니다. (122쪽)

테리어 그룹은 큰 사냥개가 추적할 수 없는 작은 동물들을 굴속까지 따라 들어가 해치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지만 용맹스러운 개들이 모여 있는 그룹입니다. 덕분에 대부분 다리가 짧거나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테리어라는 이름도 라틴어로 땅, 지구, 대지를 의미하는 테라(terra)에서 기원한 것... (142쪽)   * [   ]는 비프리박.

이 책을 읽는 동안 개의 이름에서 보는 포인터, 세터, 레트리버, 스프링어, 코커, 테리어, ... 등등의 비밀이 베일을 벗습니다. 한번 쯤은 들어봤음직한 말들이 의미를 획득합니다. 테리어라는 이름에서 땅하고 관계가 있을라나 짐작만 했었는데 그것은 실제로 라틴어 terra(땅)에서 기원한 이름이었습니다. 그 외에 관심 없는 사람은 알지 못할 생소한 개의 이름이 모두 각각의 뜻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꽤나 유익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읽고 난 후 개에 관한 공부가 좀 되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4.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개량-창조되는 개의 종 그리고 그 어두운 이면

안타깝게도 불도그는 인간의 욕심에 의해 극단적으로 개량된 기형적인 외모 때문에 각별한 관리 없이는 스스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힘든 품종이 되었습니다. 얼굴과 몸에 주름이 많은 경우가 더 인기 있는데, 주름 사이 살이 접힌 부분은 매일 닦아 주어야 피부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머리가 커서 혼자 힘으로 새끼를 낳을 수 없습니다. 자연분만이 어려워 90퍼센트 이상이 제왕절개로 분만해야 하지요. 매일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덥고 습기가 많은 날씨를 견디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가급적 아침, 저녁의 신선한 시간대를 이용해 운동을 시켜 주어야 합니다.
(244-245쪽, <'황소괴롭히기' 잔혹 스포츠를 위해 태어나다_블도그>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개의 종들 가운데 인간의 필요와 취미(?)에 따라 개량되지 않은 종은 몇이나 되는 거냐, 라는 의문이 일어납니다. 그만큼 인류는 개의 종을 계속 개량-변형-창조해왔습니다. 저자 김소희가 책의 곳곳에서 '만든다'는 말을 쓰고 있는 것이 개의 종입니다. 거기에 개입되는 변수는 필요와 취향 둘 중 하나이거나 둘 다이거나입니다. 슬픈 것은, 그렇게 창조된 개의 운명이 때로는 기형적인 외모로 나타나거나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든 비독립성을 낳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접한 사연(?) 중에 가장 슬픈 것은 위에 인용한 불도그의 예였습니다.
 
 

 
5. 모든 개는 다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리 속에 정리된 명제는 '모든 개는 다 같다'였습니다. 그 속에는 대략 세 가지 항목이 들어갈 듯 합니다. 개들의 공통된 속성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거 같습니다. 김소희가 때로는 명시적으로 때로는 암시적으로 적고 있는 개의 공통점입니다. 김소희는 개별적 개 종들마다 따로 적고 있었지만 읽는 저에게는 공통점으로 읽혔습니다.

- 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밖에 데리고 나가서 걷거나 뛰게 해야 한다.
- 털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매일 또는 며칠에 한번씩 빗고 씻겨야 한다.
- 함께 있어 주어야 한다. 교감하는 동물인 개를 혼자 두는 것은 가혹하다.
- 본능적 야생성이 있다. 1만 2천년 전 늑대였던 개의 유전전 야생성을 잊지 말자.


개는 모두 다르지만 동시에 개는 모두 같습니다. ^^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것들인데 당연하다 보니 그만큼 놓치기 쉽습니다. 어떤 용도로 개를 키우든, 잊어서는 안될 사항들입니다. 잊는 순간 개가 힘들어지거나 본인이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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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17 수 08:40 ... 09:20 & 09:50 ... 10:5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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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김소희 (페티앙북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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