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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년만의 나들이였네요. 저의 또다른 부모님, 장인 어른과 장모님 모시고 소래포구엘 다녀왔네요. 꽃게가 철이라는 뉴스와 대하가 제철이라는 이야기에 유혹이 안 될 수 없었습니다. 서해안 어디를 다녀와도 괜찮겠지만, 어머님이 얼마전에 동네 아주머니들과 다녀오신 바 있고 저희는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다 보니 소래포구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장인 어른, 장모님 모시고 어디 가기가 쉽지 않네요. 삼사년 전까진 두분이 이런저런 모임으로 잘 다니셔서 일정잡기 어려웠고^^; 그래서 겨우 2007년에 안동행을 한번 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처남네 애들 봐주시느라 꼼짝하기 어려워서 어디 모시고 가기 어렵습니다. 모시고 어디 가겠다는 의지를 앞세워^^; 제 휴무일에 처와 두분을 모시고 소래포구로 향했습니다.


가고 오는 길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는 길에는, 살짝 빠져서 처제네에도 들렀으니까요. 두분이 처제네에 자주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 상황도 아니어서 오랜만에 간 셈이죠. 따지고 보니 저번에도 저희가 모시고 '작은딸네' 집에 간 거였군요. 제가 초큼 효자? ^^ 어쨌든 가고 오는 길도 나쁘지 않았고 두분 모시고 나들이 한다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소래포구 자체만 놓고 볼 때는 고개를 젓게 되는군요. 다시 갈 일 있을까. 그런 의문이 앞서고요. 소래포구에서 접한 몇가지를 적어봅니다.

 
서울쪽에서 소래포구 가는 길은 외곽순환도로 상의 장수IC에서 빠지면 편합니다.
주차는 지도상의 소래포구길 쯤에서 나타나는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소래포구 어시장 바로 앞까지 들어가면 주차에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소래포구 유감. 꽃게축제, 대하가 제철이라 들른 소래포구 어시장. (2010 1012) 
 


[ #1 ]  주차

주차장 공간 마련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만차라면 입구에서 차량 유입을 관리, 통제할 인력을 배치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30분에 1000원씩 받는 주차요금은 왜 받는 걸까.

입구에서 통제를 좀 하든가! 결국 30분 가량을 차안에 갇혀 있었고, 차는 지렁이가 움직이는 속도와 경쟁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선, 말도 안 되는 곳에 주차를 했고, 3000원을 냈습니다.

※ 주차를 하시려거든, 어시장 바로 앞까지 들어가지 말고 입구 대로변 주차장에 하는 게! 


[ #2 ]  회? 탕!

"이런 곳에서 회를 먹어도 될까?"라는 의문이 드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이 의문 밑바닥에는 바가지 쓸지도 모르겠단 염려가 크게 자리합니다. 신선도에 대한 염려도 없진 않았고요.

어쩌면 저희 둘만 갔으면 식사는 소래포구 나와서 시내 식당에서 했을 건데 어른들 모시고 간 거라 그럴 순 없었죠. 상황 파악을 끝낸 장모님께서 "이런 데선 그저 탕이나 먹는 게 낫지." 라시더군요. 어른 넷에 우럭탕 큰 걸(大)로 시켰고요. 중 혹은 소의 우럭 4마리 든 5만원짜리.


[ #3 ]  눈금 저울

생선을 팔든, 게나 새우를 팔든, 모든 가게들이 천편일률적으로 눈금 저울을 쓰는 거부터 좀 못마땅했습니다. 0점 조정은 된 저울입니다만 어째 저울에 신뢰가 안 갑니다. 눈금 저울 자체가 신뢰가 안 가는 게 아니라 이 곳의 눈금 저울에 믿음이 안 가는.

꽃게가 제철이라고 꽃게를 좀 샀습니다. 처가에서 간장 게장 담으신다고 게를 좀 많이 사셨습니다. 저희더러 집에서 쪄먹으라고 2kg을 따로 사주셨죠. 처가로 실어다드린 통 속의 꽃게 무게는 달아보지 못했습니다만 저희집으로 가져온 꽃게는 무게를 달아봤습니다.

가게의 저울로 2.4kg 정도 나가던 게 집에 와서 달아보니 2.0kg 찍히네요. 많이 산다고 억지 써서(사정 해서?) 덤으로 꽃게 한마리를 더 얹었기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1.5kg 정도 찍힐 뻔 했습니다. 돈은 2kg 어치 냈는데 말이죠. 그리고, 덤을 못 받아간 손님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 #4 ]  야바위?

"앞에 내놓은 걸로 담으시라고!" 장모님의 목소리였습니다. 대하, 새우를 구입할 때였죠. 저희가 들른 가게에는 대하가 네 종류의 크기로 분류되어 칸칸이 담겨 있습니다. 왼쪽부터 kg당 만원, 만이천원, 만팔천원, 이만칠천원 그렇습니다. 만팔천원짜리로 1kg씩 세봉지를 달랬죠.

대하 파는 아주머니는 대하를 자기 앞쪽에서 퍼담습니다. 얼핏 봐도, 담는 대하의 크기가 앞쪽에 내놓은 거보다 작습니다. 장모님이 "앞에 내놓은 걸로 담으라"고 하면 몇마리 그렇게 하는 척 하다가 또 뒤의 걸 담습니다. 3kg을 담는 동안 몇번이나 이야기해도 상황은 같습니다.

야바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꽃게를 담을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더군요. 분명 크기별로 가격을 다르다고 해놓고 슬쩍 슬쩍 작은 통에서 퍼담는 그런 상황. 이런 행태를 묘사하는 말로 '야바위'보다 더 좋은 말을 저는 찾지 못 하겠습니다.

결국은 제돈 주고 물건 사면서 짜증을 내야 했고 짜증을 낸 스티로폼 통에 든 꽃게가 눈에 띄게 더 컸습니다. 짜증 부리지 않고 물건 순순히 구입한 분들은 어떻게 되는 거죠?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소래포구에 간다면 짜증 게이지 조절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소비자가 바보가 아닌 이상 소래포구 이곳이 쪼그라드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가보고 싶은 호기심은 어쩔 수 없겠지만, (가본 이상) 가야할 이유보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으니까요. 저로서는 솔직히 가야할 이유가 보이지 않습니다. 저희는 여길 가느니 조금 더 먼 강화도 외포리를 갈 거구요. 혹시 여길 갈 일이 생기게 된다면 '진상 손님'이 될 준비를 충분히 하고 갈 겁니다. 이런 말이 떠오르는군요. "Don't feed the ani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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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14 목 07:45 ... 09:00  비프리박


p.s.
이날 사온 꽃게와 대하를 쪄먹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트를 올리게 될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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