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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머스 제퍼슨은 "착오와 거짓으로 점철된 신문을 매일 읽는 사람보다 신문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좀더 진실에 접근한다"고 일갈했습니다.
(이 책, 211쪽에서)

티비에서, 신문에서,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떠들고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노래합니다. 과연 그때 매도하고 그때 매수하면 대박을 낼 수 있을까요? 걔네들이 팔라고 할 때 팔면 손절매이기 보통이고 개네들이 사라고 할 때 사면 막차이기 십상입니다. 걔네들 말 듣다가는 작전세력이나 기관투자자들이 살 때 싸게 팔아주기 일쑤이고 빠질 때 비싸게 사주기 딱 알맞습니다. 주가가 바닥을 칠 때 기업의 가치를 보고 그 회사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맞고 주가가 연일 상승할 때 적당한 시점에 매각하는 것이 옳은데, 우리는 어째 반대로 갑니다. 방송과 언론 탓이 큽니다.

최경영, 9시의 거짓말:워렌 버핏의 눈으로 한국 언론의 몰상식을 말하다, 시사IN북, 2010.   * 총 259쪽.

KBS에서 시사보도를 맡은 바 있는 최경영 기자(현재 휴직중)가 쓴 이 책은 주식 투자 보도와 관련한 대한민국 방송-언론의 태도를 까발리고 있습니다. 방송-언론의 보도 내용에 따라 주식 투자를 하게 된다면 대박이 아닌 쪽박을 차기 쉽다고 경고합니다. 경제 이슈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 최경영은 그 관심이 헛되지 않았음을 책의 내용과 질로써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책의 곳곳에서 생각없이(!) 부화뇌동하는 개미투자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한편, 그의 날선 비판은 이명박 정부와 그들의 정책으로 향해 있습니다.

알라딘 신간 서평단 미션 도서로 받은 책입니다. 2010년 9월 29일(수)와 그 다음날, 이틀에 걸쳐 읽었습니다. 출퇴근 외에 책읽는 시간을 좀 뺐습니다. 이틀만에 읽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한국사회와 매체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빠른 독서를 할 수 있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여름부터 이어진 독서 슬럼프가 해소되는 데 큰 기여를 한 책입니다.

 

9시의 거짓말 - 10점
최경영 지음 / 시사IN북

 * 출판사의 책소개를 보시려면 제목이나 표지를 클릭하세요.
 
 

    9시 뉴스가 아닌 9시의 거짓말, 워렌 버핏을 통한 최경영의 방송과 언론 비판.


최경영이 쓴 「9시의 거짓말」은 워렌 버핏이라는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인물을 통해
대한민국 방송과 언론의 경제 보도, 특히 주식 투자 관련 보도를 질타합니다.


 

1. 이 책은? 최경영 기자는?

이 책은, 책 뒤표지의 소개를 인용하자면 "언론에 관심을 가진 이들뿐만 아니라 경제 문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개인 투자자에게도 '언론과 주가'를 이해하는 데 유용"합니다. 개인 주식투자자들이 과연 언론과 방송의 보도를 보고 듣고 투자를 해도 되는지, 왜 걔네들 말 믿고 투자하면 항상 쪽박을 찰 수 밖에 없는지, 잘 까발려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언론과 주가의 관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진 않습니다.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언론과 방송의 신뢰할 수 없는 행태를 파고 들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조치들에 대해서도 근본적 의문을 담아 반박합니다.

이 책의 저자 최경영은, 책 날개의 소개를 인용하자면 "정권의 방송 장악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08년 여름에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에 소속해 언론의 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덕분에 이른바 9.17 보복인사로 탐사보도팀에서 스포츠 중계팀으로 발령받[습니다]. 그는 2009년 여름 회사를 휴직하고 미국으로 언론학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이 책에는 그래서 그의 정치적으로 올바른 분노가 녹아들어 있습니다.


 
 
2. 한국의 방송과 언론 때문에 개미들은 죽어난다.

2009년 12월 28일, 한국전력은 폭발적인 [주식] 거래량을 보이며 상승했습니다. ... 마치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에 가서 원전을 직접 수주한 것처럼 신문과 방송에 대대적으로 '선전된'(이런 것을 '보도된'이라고 이름 붙이기는 좀 창피하지요?) 다음 날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유심히 한국전력의 거래를 관찰했습니다. ... 오전 9시, 장이 시작하자마자 한국전력은 상한가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 그런데 외국인들은 어찌 된 일인지 장이 시작되자마자 줄곧 한국전력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 장 시작 후 1시간여 동안 상한가로 거래된 주식 수는 무려 2백 만 주가 넘었습니다. 대부분 매도 주체는 외국인이었고 매수 주체는 개인이었습니다. ...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은 평균 3만 6천 원 선에서 무려 780만 주를 팔았고 기관은 9만 주를 매도했습니다. 반면 한국 언론의 저급한 선전에 혹한 개인 투자자들은무려 8백만 주를 매수했습니다. 7개월 여가 지난 2010년 7월 13일, 한국전력의 주가는 3만 2천원입니다. ... 한국의 신문들이 대통령을 띄워주기 위해 호들갑을 떤 결과 잠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했을지 모르겠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 잔고는 상당 기간 현저히 쪼그라들었을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227-228쪽, <언론의 자유는 대중의 자유다>에서)

방송과 언론의 보도가 없어서 개미들이 쪽박을 차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보도 기사(과연 기사인지?) 때문에 개미들은 쪽박을 찹니다. 작전세력의 밥이 되어 주가가 고점을 찍을 때 비싸게 주식을 사주는 것도, 기관투자가들의 호구가 되어 주가가 저점을 찍을 때 우량주를 내주는 것도, 방송과 언론의 호객(!) 행위 때문입니다. 위에 길게 인용한 2009년 말 한국전력 주식 관련 희비의 쌍곡선도 바로 그런 예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의 방송과 언론 때문에 개미들은 죽어납니다.
 
 

 
3. 주식시장의 안정과 주변사람들의 재미에 꿈틀거리는 탐욕을 억제하자.

... 묘하게도 주식시장은 안정을 찾고 사람들은 낙관적으로 변해 있습니다. 주식으로 사람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대중은 더 이상 자신의 마음 속 탐욕을 억누르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 주식시장에 ... 발을 들여놓으면 실패의 악순환은 끝없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218쪽, <주식시장의 호객꾼>에서)

무릇 장사와 거래라는 것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것인데, 최근 우리 주식시장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패턴은 쌀 때 팔고 비쌀 때 사는 쪽입니다. 주가가 오르고 상한가를 치고 누군가 대박을 냈다는 보도나 기사를 접하면(!) 슬슬 탐욕이 꿈틀거리는 거죠. "나도 좀 사야 되지 않을까?" 최경영은 이 대목에서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그것은 '거대한 손'과 그들의 '바람잡이' 방송과 언론에 놀아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말이죠. 고점에서 막차 타면 손절매는 필연적인 수순입니다.
 
 

 
4. 내 주식 사고 팔 때를 방송-언론 보도에 물어보지 말라.

증권사의 직원들이 또는 데일리 뉴스가 여러분에게 버핏처럼 기다리라고 한 적이 있습니까? 언제나 그들은 사라고 합니다. 또는 팔라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매매에 대한 책임은 종국적으로 여러분, 개인 투자자들의 것입니다. 왜 온통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을 남의 말에 따라 하는 것인가요? ... 데일리 뉴스의 기사 한 쪽, 증권사 직원의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신빙성이 있나요? 버핏은 "언제 내 머리를 깎아야 할지를 이발사에게 물어보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
(187-188쪽, <"언론인이 똑똑해질수록 사회가 더 윤택해진다">에서)

"언제 내 머리를 깎아야 할지를 이발사에게 물어보지 말라!" 역시 워렌 버핏입니다. 이발사는 언제나 머리를 깎아야 할 때(!)라고 조언(?)할 겁니다. 신문과 방송에 나와 해설을 늘어놓는 증권사 직원과 일간 신문 기자들은 기다리라고 하는 적이 없습니다. 늘 사야할 때라고 항상 팔아야 할 때라고 바람을 잡을 뿐이죠.

이 책에서 최경영은 적절한 시점에 워렌 버핏의 충고를 끌어옵니다. 주식 투자에 관한 조언을 하는 입장에서 워렌 버핏만큼 든든한 기댈 곳은 없을 겁니다. 최경영은 충고를 해야할 시점에 워렌 버핏을 인용합니다. 최경영이 나름 열심히 워렌 버핏을 연구하고 분석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5. 대한민국 경제 정책은 바로 가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 계속 최저임금을 낮추려고 하고, 복지 예산은 줄이려 하고, 해고는 쉽게 하고, 비정규직은 늘리면서 한편으로는 강바닥만 들입다 판다면 어떻게 소비가 촉진되고 생산이 증가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가 있겠습니까? 소비가 이루어져야 뭐든 더 만들고 더 팔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져서 부자가 더욱 부자가 된다고 한들 이 부자들의 소비가 점차 붕괴되는 중산층의 소비를 대체할 수 있나요? ... 연봉이 100억 원이 되는 사람이 1년에 10명씩 늘어나는 것보다 5천만 원을 연봉으로 받는 사람이 해마다 2천 명씩 늘어나는 것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는 백배, 천배 유익합니다.
(243쪽, <언론의 자유는 대중의 자유다>에서)

바로 제 말을^^ 그리고 바로 제 맘을, 이 책의 곳곳에서 읽습니다. 땅부자 중심, 건축업자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이명박 정부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최경영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날선 비판을 쏟아냅니다. KBS를 휴직해버릴만한 기자입니다. (가장으로서 사직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근본적 의문과 날선 비판은 쭈욱 견지되고 있는데요. 위의 인용이 책의 후반부에서 가져온 거라면 아래 인용은 책의 초입에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직장인은 종종 수천명 정도씩은 잘라줘야 국가 경제가 살아나고, 반대로 수천억 원을 탈세한 사람은 대충 재판 받고 빨리 사면 받아 경영 일선으로 복귀해야 국가 경제가 살아난다? 그 논리대로 설사 기업이 살아난다고 한들 그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사줄 소비자들이 모두 잘렸는데 어떻게 기업이 유지된다는 말입니까?"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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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06 수 10:40 ... 10:50  인용문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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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최경영 (참언론시사인북,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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