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고민되는 상황이 벌어질 때가 있죠. 
예컨대, 어떤 두사람이 내가 아는 영화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면서 주연배우 이름을 놓고 옥신각신할 때, 답답한 마음에 확 껴들어 "그 영화 주인공은 기네스 펠트로거든!" 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그런 상황. 고민 되죠. "이야기를 해줘? 말아?" 그런 작은 고민들. ^^;

어떤 일상 속 작은 고민, 작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궁금증이 간조때 밀물처럼 밀려듭니다.
며칠전(정확히 지난주) 있었던 어떤 상황을 공유하고 당신의 판단은 어떤지 알고 싶어집니다.
 


    이런 할머니,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측은지심의 유혹, 일상 속 선택의 갈림길.

전철 역사에서 올려다본 하늘. 유리에 비친 역사 내부와의 오버랩. 2010 0924 금.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The Coffee Book이었을 겁니다.)
앞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목소리가 좀 큽니다. 고개를 들어 쳐다봅니다.

할머니께서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십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본인이 잘 안 들리신다고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시지요.
"나 지금 ○○○역인디, 딸네 집에 가는 길이여. 도봉산역에서 갈아타면 된댜..."
할머니는 통화를 계속하십니다.
저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책을 읽습니다.

전철은 이제 도봉산역으로 진입합니다. 할머니는 계속 통화에 열중이십니다.
딸네집 가시려면 내리셔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합니다.
열차 안에서 목소리가 너무 크시다, 라는 생각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딸네집 가시려면 이제 일어서셔야 하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눈길을 보냅니다.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수다에 몰입중인 상태.

딸네집 가시려면 내리셔야 하는데. 딸네집 가시려면 내리셔야 하는데. 내리셔야 하는데. ...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이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면 어떻게 하실는지요?
할머니에게 이번 역에서 내리셔야 한다고 알려주시려나요?


결국 저는 할머니에게 어떤 말도 건네지 못했습니다.
제 오지랖이 커버하는 범위가 좀 좁은 편이라(^^); 감히 알려드리지 못했습니다.
할머니는 제가 내리는 역까지 서너정거장을 지나도록 계속 통화중이었고
많은 역을 거슬러 다시 전철을 타고 되돌아 오셔야겠지만 그건 할머니의 몫이란 (ㅠ.ㅠ)
그런 위로 아닌 위로를 삼키면서 책을 계속 읽다가 환승역에서 지하철을 내렸습니다.


어떤가요. 다시 한번,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실 거 같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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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01 금 09:40 ... 10:10  비프리박
2010 1001 금 14:30  예약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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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1 14:52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2 09: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일단 통화 목소리 크신 건 그러려니 합니다.
      그분들이 개념이 없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귀가 잘 안들리시니. ^^;
      저는 지하철에서 보통은 이어폰을 끼고 있다죠.

      이날은 이어폰을 안 끼고 있었는데요.
      할머니의 통화가 방해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할머니가 이번 역에 내리셔야 하는데...
      그러면서 안타까와 했을 뿐. -.-;;;
      아마 환승역(도봉산역)까지 꽤나 돌아오셔야 했을 거예요.

    • 2010.10.02 10:31 | Address | Modify/Delete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2 10:3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아. 보청기에는 그런 의미도 있겠네요.
      저희 외숙모가 대화를 하고 있으면 흡사 싸우는 모양새가 됩니다.
      언제부턴가 보청기 끼고 계시고요. 외사촌(인가 그 쥬니어들인가)이 사다 드린 기억이. ^^

      귀와 이어폰의 관계, 조언 감사합니다. 그럴 거 같단 생각은 했는데 그게 그랬군요.
      그래서 그런가 요즘은 가능하면 보청기 끼기가 싫더라구요.
      엥간하면 버티고 좀 심하다 싶으면 이어폰을 꺼내는 편입니다.

  2. BlogIcon sephia 2010.10.01 18:11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 같으면 말씀 드렸을 겁니다. 아마도요.

  3. BlogIcon 까만진주(blackpearls) 2010.10.01 19:27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라면 할머니에게 내리셔야한다고 알려드려요.
    이유는 간단하지요. 제가 책을 봐야되거든요. ㅡㅡ;;
    너무 못된 이유인가요. ㅋㅋㅋ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2 09: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저도 블랙 펄즈님처럼 알려드려야 하는데. ^^;
      저는 어린 것들이 깝치는 거는 귀에 많이 거슬리는데
      이런 할머니들의 통화가 방해가 된다거나 그렇진 않더라구요. ^^

  4. 2010.10.01 22:00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5. BlogIcon 어멍 2010.10.01 22:56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왠지 고민돼는 상황이라기 보단 웃긴 상황이란 느낌이군요^^
    내심 얼마나 고민돼셨을라나...ㅋㅋ

    저 같으면 말씀드렸을 것 같군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2 09:55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맞아요. 고민도 고민이지만 일단 좀 웃기죠.
      어느 역에서 환승한다고 하셔놓고서 계속 통화에 빠져 계시니.
      아마도 저 뿐만 아니라 그 통화 들으신 다른 분들도 고민 꽤나 하셨을 듯.
      수다쟁이 아주머니가 한분 계셨으면 바로 알려드렸을텐데,
      다들 고민만 하신 듯. 큭큭.
      흠흠. 어멍님은 말씀 드리는 쪽? 역시.

  6. BlogIcon 유리파더 2010.10.03 09:4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전 아무 망설임없이 지금 내리시라고 알려 드립니다. 그런데 경혐상 그렇게 하면 고맙다는 사람은 절반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운전할 때 끼워줬을 경우에 1/3 정도가 고맙단 신호를 보내니 결국 친절한 행동에 친절한 응대를 하는 사람은 친절함을 안다는 뜻이고 그런 걸 다른 사람에게 해야 하는데.. 어째 선순환이 잘 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3 10:5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유리아빠님은 망설임이 없으신데, 저는 주저하게 되는. (많이 소심한. ^^)
      남의 일에 개입하는 느낌이 여기에까지 확장되나 봅니다.
      대중교통에서 옆의 사람에게 말을 건다는 거 자체가 잘 안 되나 봅니다.
      이럴 땐 과감히 말씀드려도 되는데 말이죠. (생각으로는. ^^)

      어떤 행동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게 잘 안 되고 있음을 저 역시 느끼는데요.
      비근한 예를 하나 들자면, 뒷사람을 위해 출입문을 잡고 있는 경우,
      그 사람은 그문을 잡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냥 입장을 하는 때도 있더군요.
      무슨 자기가 vip라고. (이런 예가 심심치 않게 벌어집니다.)
      고민이 좀 되는 거죠. 계속 이런 친절을 베풀어야 하나. 대충 살아야 하나. 그런. 큭.

    • BlogIcon 유리파더 2010.10.03 19:54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그런게 많죠. 늘 운전을 하다보니 끼워주기에 대한 건 기본이고 문잡아 주는거 엘리베이터 잡아주는 것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지나가라고 하는 것 등등 조금만 신경쓰면 기분 좋은 일이 하나둘이 아닌데... 실은 그런 것 안해도 자기 삶에 손해 보는 게 전혀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 되려 남을 배려 하는 자체를 쓸모없는 짓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제가 인간사회를 회의적으로 보는게 다 그런 이유죠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3 20:00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나와 같은 입장의 다른 누군가를 위해 (인간이라면 저절로?) 신경 쓰게 되는 건데,
      그걸 자제해야 하나 봅니다. -.-;
      그걸 쓸 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한 거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도요.
      오히려 사소한 데서 나도 모르게 하게 되는 배려가
      아는사람들한테서 가끔 무슨 탄성씩이나 받게 되는 때도 있고요.
      "오오. 훈남. 이러면서 말이죠." -.-;
      이것도 사실은 부담스러운 반응이지요.
      이래저래 사회를 좀더 드라이하게 만들어야 하나 봅니다.

  7. BlogIcon 雜學小識 2010.10.04 18:5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

    예전의 저라면 말씀을 드렸을 것도 같지만, 지금의 저는 아마도 그냥 있었을 것 같네요.

    뭔가 도움을 줬을 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상식적인 사람들, 찾기가 쉽지 않아진 세상인지라...;;
    게다가 요즘은 럭비공같은 반응을 하시는 분들도 제법 계신 듯 하고 말이죠.;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08 09:33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제 경우는, 그냥 무의식적으로는 알려드렸을 것 같은데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면 못 알려드리게 되는. ^^;

      뭔가 도움을 주었을 때 고마와하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간혹 타인에 대한 주제넘은 간섭으로 오인되는 것도 좀 싫더라구요.
      요즘은 어디서나 남에게 말걸기가 쉽지 않다 보니. ^^;

  8. BlogIcon Lucia.K 2010.10.15 15:48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 Reply

    저라면 말씀드렸을겁니다. 뭐 듣고 싶어서 들은거 아니니... 그럴땐 나서서 말씀드려야 하지 싶은 생각인지라. ^^

    • BlogIcon 비프리박 2010.10.16 15:22 신고 | Address | Modify/Delete

      나 역시 '듣고 싶어서 들은 건 아니니' 말해줄 순 있었을 건데
      괜시리 남의 일에 오지랖 넓게 나서지 말자는 평소의 생활신조(?) 비슷한 게 작동하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