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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안 보려던 영화였습니다. "원빈을 위한 영화"라는 선입견이 있거든요. 제가 원빈을 좋아한다면 또 몰라, 원빈을 좋아하는 쪽은 아니라서요. 그러니 「아저씨」는 안 보고 싶은 영화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저는, 남자 연예인이 멋져서 상대적 박탈감(?)에 그를 안 좋아하는 그런 남자는 아닙니다. 제 옆의 그녀보다 제가 아마 장동건 같은 배우는 더 좋아하는 게 좋은 예가 되겠네요.

원빈을 왜 안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아래 본문으로 답을 대신하도록 하고요. 안 좋아하는 원빈임에도, 원빈을 위한 영화가 맞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지난 8월 24일(화) 휴무일, 날씨가 협조를 안 해서 어딜 놀러갈 수도 없고, 영화나 볼까 했는데, 위드블로그에서 상품으로 날아온 CGV 공짜 영화표(기프티콘)가 두장 있고, 그래서 선택하게 된 영화였습니다.

결론은, 원빈의 「아저씨」를 잘 봤다는 쪽입니다. 어떤 배우에 대해 가졌던 안 좋은 인상 정도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기존의 생각을 바꾸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한 게 아니라서 좋은 거지요. 저는 기존의 생각을 무조건 고수하는, 예를 들면 4대강은 무조건 파뒤집어야 한다는 식의, 무대뽀 인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고집 같은 거 없이, 나은 쪽으로의 변화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 제 영화 리뷰에는, 지금까지 그랬듯, 줄거리나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아저씨」, 원빈을 위한 영화? 원빈에 대해 안 좋았던 인상을 털어낸 영화! 

영화관 옆 좌석 두 처자가 입을 가리며 "진짜 개쩐다"를 연발했던 「아저씨」의 한 장면.
원빈의 배역과 연기와 대사가 영화랑 잘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영화.
이미지 출처 - DAUM 영화 해당 페이지 보기 )



[ #1 ]  원빈의 눈빛이 빛을 발한 영화.

원빈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그간 가져온 부정적 생각의 하나가, "원빈, 걔, 눈빛 빼면 뭐 있어?"라는 거였습니다. 근데, 영화 「아저씨」는 원빈의 그 눈빛이(!) 빛을 발한 영화입니다. 원빈의 눈빛이 영화를 잘 만난 것인지, 영화가 원빈의 눈빛을 살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원빈의 눈빛 연기가 배역이랑 잘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상세한 이야기는 패스. ^^


[ #2 ]  원빈의 대사가 영화와 따로 놀지 않는다.

그간 드라마에서 보여준 (제 개인적으로 느낀) 원빈의 대사처리 능력은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왜, 간혹 그런 배우 있죠? 대사가 극이랑 따로 노는, 그런. ^^; 원빈은 제 개인적 평가로 그런 배우의 부류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아저씨」를 안 보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죠. 이번 「아저씨」는 이런 저의 염려(?)를 깨끗이 털어낸 영화입니다. 오히려 그의 그 묵직한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가 배역과 대사랑 잘 맞아떨어진 면이 있죠.


[ #3 ]  멋진 대사들, 예컨대, "너희는 내일을 살지? 나는 오늘을 살아."

영화에는 원빈의 울분에 찬 목소리에 실려 멋진 대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저한테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 기억에 남는 것은 "나는 오늘을 살아."라는 말입니다. 어쩌면 저 또한 그저 오늘을 열심히 살자고 하는 쪽이다 보니 공감을 불러 일으킨 면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핫. 물론, 원빈이 이렇게 말한 맥락은 완전히 다르죠. 너무도 사랑하는 애인(예비신부? 부인?)을 그렇게(?) 잃은 사람은 그저 오늘을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옳든 그르든요.


[ #4 ] 「달콤한 인생」의 부족한 2%를 채워놓은 시나리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저는, 리얼리즘을 구사한다며, 악에게 능멸 당하는 선(善)을 쉴 새 없이 보여준 후 그 악을 섬멸하지 못하는 선을 그리는 느와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이지만 이병헌 주연의 「달콤한 인생」(감독 김지운, 2005)에 부족한 2%가 있다면 바로 이 점입니다. 능멸 당한 후 섬멸하지 못한다면 관객은 능멸의 현장을 보기 위해 영화를 보는 거냐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정도는 다르다 하더라도, 그런 현장은 현실에서 얼마든지 목격하는 것인데 굳이 새삼스럽게 그걸 영화로 봐야할 이유가 있을까요.

「아저씨」는 이 부분을 아주 깔끔하게 처리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아저씨」의 시나리오가 참 맘에 듭니다. 좋게 보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보면 그것의 답습이라고 볼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만, 저는 좋은 쪽으로 해석하게 되네요. ^^



[ #5 ]  시선이 가는 주조연급 배역과 배우.

많이들,「레옹」의 마틸다를 떠올렸다는 '옆집 여자아이' 정소미 역의 김새론에서 저는 마틸다를 떠올리진 못 했습니다. 사실, 원빈이 분한 차태식과의 관계는 얼핏 마틸다를 연상시킬 수 있겠지만 마틸다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의 배역이죠. 아역 배우 치고는 연기가 참 좋습니다.

또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연상시킨다는 형사 역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캐릭터 또한 영화와 매치가 잘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형사 캐릭터들이기도 하고, 박중훈이 보여줬던 강력계 형사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형사로 나온 김태훈, 이종필 같은 배우들, 연기가 참 좋습니다.

휴머니스트와 킬러, 두 단어의 조합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악당 쪽 킬러 람로완 역을 맡은 타나용 웡트라쿨(Thanayong Wongtrakul)이 휴머니스트와 킬러의 두가지 요소를 적절히 잘 섞어놓습니다. 어쩌면 이슬람계가 아닐까 싶었던 이 콧수염의 태국 배우한테 관심이 급(!) 동합니다.

흔쾌히 악당 그룹에 넣기 힘든^^ 킬러 역을 잘 소화한 타나용 웡트라쿨.
영화를 본 후 관심이 급 생겨난 태국 출신의 멋진 배우.
* 이미지 출처는 다음 영화. ( 해당 페이지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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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827 금 01:15 ... 02:30  비프리박
2010 0827 금 07:30  예약발행


p.s.
여름이라(?) 영화를 좀 보았으니, 그리고 앞으로 영화를 주욱(?) 보게 될 듯 하니, 영화 리뷰를 쓰게 되겠지요. 제 영화평은 평범한 일반 관객의 리뷰 범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철학적, 인식론적, 영화학적, 영화사적, ... 등등의 지식이나 관심이 제 영화 리뷰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류의 영화평을 매우 싫어하기도 하지만, 제가 그런 지식이나 관심을 갖추고 있지도 못할 뿐더러 그런 걸 갖추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그저, 주변의 아는 분들이 "이 영화 어때?"라고 물어올 때 먼저 본 사람으로서 대답하는 정도의 느낌으로 쓰는 영화 관람 후기입니다. 제 영화 리뷰에 너무 심오한 기대는 사양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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