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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국회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던, 우리의 현실을 콕 찝어 표현한 대사로 인기를 한몸에 받은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나술세)이 KBS 개그콘서트에서 하차한단다. ( 관련기사 )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김석현 PD는 (2010년 5월) 28일 ...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 다음 주 방송으로 끝을 내게 됐다"며 "그동안 나술세에서 뽑아 쓸 수 있는 개그 코드는 다 썼기 때문에 코너를 접게 됐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씁쓸함을 넘어 분노가 인다. 누군가 우리한테 해준 것도 없으면서 정말 우리를 술푸게 한다.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코너 폐지? 우리를 술 푸게 하는 더러운 세상!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의 한 장면. (박성광, 이광섭, 허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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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정면돌파?

취객으로 분장한 박성광 씨는 (2010년 5월) 9일 오후 방송에서 가수 비를 패러디해 배를 드러내고 춤을 췄고 이에 경찰관(이광섭 씨)이 "왜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냐. 공무집행 방해죄로 법적으로 걸린다"고 지적하자 박성광은 "그런 법이 어딨냐. 그런 법을 누가 만드느냐"고 따졌다.

이에 경찰관이 "국회에서 그분들이 다 그런 법을 만드는 것 아니냐"고 대답하자 박성광은 "국회? 국회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고 고함을 쳤다. 이어 그는 "그 사람들도 난동 부리고 다 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경찰관은 "그 사람들 하고 차이가 있지 않느냐"고 답답해 했고 박성광은 "아, 그 사람들 1등이다? 1등만 대우 받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외쳤다. ( 관련기사 )

살짝 귀가 의심되었지만, 짜릿했다. 정면돌파라고 생각했다. 개그맨에게 요구되는 것은 소위 똘끼도 똘끼지만 개김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개김성에서 풍자와 해학이 나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코미디와 개그의 최고 단계는 풍자와 해학이라고 믿는다.



[ #2 ]  40일 전의 '찝찝함'?

이날 방송된 '국회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냐' 대사를 '정면돌파'라고 생각한 것은 대략 한달 전 딴나라당 어떤 구캐의원님(님?)께서 했던 말 때문이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2010년 4월) 19일 오전 KBS 결산 승인을 위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첫 출석한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요즘 KBS의 어느 오락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은 뒤

"나는 개그콘서트를 좋아한다"며 "그런데 개콘을 보면서 가장 찝찝한 부분이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내용"이라고 문제삼았다. (
관련기사 )

이 구캐의원은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 찝찝한 게 아니라, 그 말이 찝찝하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왜 그게 찝찝할까. 그 더러운 세상에서 주워먹을 게 많아서? 세상이 더러워야 주워먹을 게 많으니까?


더 가관인 발언은 바로 다음과 같은 발언이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몇년도를 살고 있는 건가.

한선교 의원은 "어떻게 김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계속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관련기사 )

방송사 사장이 프로그램의 방향을 결정하나? 지금이 별 단 장군들이 통치하는 시절인가?
결국 '잃어버린 10년'이란 것도 '장군들의 통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에 불과하다.




[ #3 ]  코너 폐지?

프로그램이 하차하는 데 채 40일이 안 걸렸다.
내부적으로는 더 일찍 정해졌을 수도 있으니 40일도 길다.
코너 폐지와 관련하여 '오해'(?)를 의식하여 개콘 김석현 PD는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김 PD는 ... "개그콘서트 안에서 코너가 막을 내리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기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그래, 그렇게 믿고 싶다. 어떤 구캐의원의 압력도 없었을 거고, 사장의 지시도 없었을 거고. 그래 그랬을 거다. 그렇게 믿고 싶다. 젝일.


개그 프로그램, 개그 대사 하나 못 받아들이는 'G들'(그들)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정작 '우리를 술 푸게 하는 세상'은 누가 만들고 있는 건가.
정녕 KBS는 '김비서'의 이니셜이 되어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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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528 금 16:30 ... 16:40 & 17:40 ... 18:2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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