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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들 때 내 아내 양숙 씨는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지...
"여보, 나 좀 도와줘. 나는 꿈이 있어. 나는 꼭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 정치를 하려면 미쳐야 된대. 여보 양숙씨, 우리 같이 한번 미쳐 보자. 응?"
(119-120쪽, <여보, 나좀 도와줘>에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그는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를 넘어서야 할 대한민국은, 누군가가 권력을 차지한 후, 그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한참 많은 현 정부는 그를 못 깎아내려 안달입니다. 노무현은 현재 대한민국의 숙제다! 라고 할 때, 그것은 노무현을 계승-발전하고 그를 넘어서는 것이지만, 현 정부에게 그 '숙제'는 노무현 정부만큼만이라도라는 뜻입니다. 그들에게는 원천적으로, 태생적으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숙제'입니다.

노무현, 여보, 나좀 도와줘:노무현 고백 에세이, 새터, 1994.   * 2005년 16쇄 본을 읽음.
* 본문 237쪽. (노무현 약력 포함) 총 239쪽.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신인(?) 시절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최근 출간되고 있는 <진보이 미래>나 <성공과 좌절> 같은 책에 비해 다소 소프트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의 정치적 입장이 어떤 것인지 그 바탕을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휴가지에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2009년 여름휴가를 떠날 때 챙겨갔고 1박 하던 숙소에서 그날밤 1/3을 읽었습니다. 그게 7월 28일(화) 밤이었군요. 그리고 이어 읽기를 한 것은 그로부터 한달 후였습니다. 8월 31일(월) 그리고 9월 1일(화), 양일간에 걸쳐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블로그 지인이신 러블리져니(♥LovelyJeony)님으로부터 받은 이벤트 당첨 상품이기도 합니다. 6월말에 진행되었던 책나눔 이벤트에 덜컥 당첨이 되어 버렸고 조금 늦게 책을 택배수령한 기억이 납니다. 7월 23일(목)이었네요. 기록이 있어서 확인했습니다. ^^


여보, 나좀 도와줘 - 10점
   노무현 지음 / 새터

* 출판사의 책 소개를 보시려면 표지나 제목을 클릭하세요.




      노무현 1주기,「여보, 나 좀 도와줘」로 정치 신인(?) 시절 생생한 육성을.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작년에 읽은) <여보, 나 좀 도와줘>.
올 들어 읽은 <진보의 미래> <성공과 좌절> 그리고 <노무현, 상식 혹은 희망>.
작년에 읽은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와 <노무현이 만난 링컨>.
아직도 그에 관해 읽을 책이 몇권 더 있다. 올해 안으로 다 읽어야.


 

1. 이 책은?

이 책은 노무현이 젊은(?) 시절에 쓴 조금 '소프트'한 책입니다. 그의 삶과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사건들과 일화들 중심으로 적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고백 에세이'라는 여성지스러운-_-; 부제와는 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무거운'^^ 책입니다. "여보, 나 좀 도와줘"라는 제목도 책 속의 어떤 글 제목에서 가져온 것일 뿐 이 책 전체를 설명하는 제목은 아닙니다. 물론, 잘 붙인 책 제목이긴 합니다만. ^^

이 책에 대해서 알라딘 해당 책 소개 페이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에세이. 어려운 집안의 상고 출신으로 고시에 합격한 이야기, 잘 나가던 변호사 생활을 접고 부림 사건을 계기로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 청문회 스타로 일약 발돋움 한 후 1994년까지 원칙을 지키며 걸어온 정치인의 길 등을 담담하게 풀어냈다"고 적고 있습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내는 나를 보고 웃는다. 정치를 그만 두고 변호사를 하면 될 일을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것이다.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나에게는 그만한 대가를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 이상과 포부가 있다.
(161쪽, <제 후원회 전화번호는요>에서)

책에서 당연히(?) 권양숙 여사도 간간이 등장합니다. 대립에서 후원으로 돌아서게 되는 과정도 엿볼 수 있고요. 티격태격(?)해도 결국은 함께 한 길을 가게 되는 걸 보면 역시 부부는 부부입니다. 그런 남편을 보낸 후 권양숙 여사는 어떤 마음일까요.

 
 
2. 기회주의에 대한 팽팽한 대립각

YS가 3당 합당으로 권력을 잡기 전만 해도 이 땅에서는 기회주의자들이 차지할 수 있는 장물의 수준은 한정되어 있었다. 고작해야 권력에 빌붙어 먹고사는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YS의 대권 장악과 함께 기회주의자들의 입지에는 커다란 변화가 생겨났다. 기회주의자들의 성공이 최고 권력의 차원으로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81쪽, <빌린 머리와 돈 봉투>에서)

그간 선거철이 되면 '철새'들은 홀로 분주했습니다. '철새'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음에도 온갖 명분을 내세우면서 공천을 따내기 위해 이 정당, 저 정당 옮겨다니는 꼬락서니를 보입니다. YS의 3당합당과 대권 장악은 기회주의 철새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자 결정판이라 할만 합니다. 노무현이 자신의 정치 입문 은사(?)인 김영삼에게 정치적으로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 이유입니다. 노무현이 이와 관련하여 쓴 부분은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며 노무현 정치철학의 근간이 됩니다.
 
 

 
3. 조선일보와의 전쟁을 시작하다

결국 나는 1심에서 승소했다. '기사 전체가 사실무근이며 나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기분이 좋았다. ... 우리 나라에서 최대의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를 상대로 승리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
(56쪽, <덕분에 잡지 많이 팔렸어요>에서)

악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실무근의 기사들. 아무리 추측과 해석이 기자와 신문사 맘대로라고 하지만 타인에 대한 해를 끼치지 않는 경계 내에서겠죠. 좃선일보는 그런 의미에서 양식 아니 상식조차 없는 집단이지요. 힘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피해가기 마련인데 노무현은 정면승부를 합니다. 그의 표현으로 '전쟁'을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그 전쟁은 그가 승소함으로써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로써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도 새우젓같은 좃선일보에 계속 시달려야 했고, 퇴임 후라고 해서 다르지 않았으니까요.

신문지회사 좃선일보의 악의적인 왜곡 기사들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은 제발 노무현의 이 책을 좀 읽었으면 합니다. 50쪽에서 58쪽, 분량도 안 많습니다. <대한민국은 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가질 수 없는가?>라는 책을 쓴 박성래가 기억나는군요. 좃선일보가 말하는 fact(라고 할 수도 없는 fact)만 언급하지, 노무현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더군요. 노무현의 이 책을 읽었다면 하지 못할 이야기를 참 잘도 떠듭니다. 그것도 다분히 좃선일보스러운 관점과 프레임에 갇혀서 말이죠. (이와 관련해서는 http://befreepark.tistory.com/711 포스트 3번 항목 참조.)

 
 

 
4. 역사인식의 밑바탕으로서 백성, 국민, 시민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천 년 동안 권력자는 백성을 속여 왔고 백성들은 속아 왔다. 그러다가 민주주의가 싹트면서부터는 국민들을 속이려는 정치인과 속지 않으려는 국민들 사이에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45쪽, <르망, 콩코드, 자전거>에서)

이 책에서 별도로 떼어서 쓰고 있지는 않지만 노무현의 역사인식에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은 지배계급의 속성에 관한 생각입니다. 그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중간중간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지배계급이 되기에 여념이 없었던 자들이지만, 그리고 2008년 대통령이 된 어떤 분은 철저히 지배계급에 속하는 삶을 살아왔고 지배계급이 전부인 생각을 갖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16대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은 피지배계급으로서의 백성-국민을 관심의 영역으로 가져옵니다. 지배계급과 비피배계급의 관계에서 그 본질은 무엇인지 파고듭니다.
 
 

 
5. 기업이 노동자에게 화합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 나는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열심히 외치는 일에만 매달렸다. ...
"정부는 입만 열면 노사 화합을 외칩니다. 그러나 노조 한번 해 보려고 하다가 전기도 끊기고 수도 물도 끊긴 공장 바닥에서 스티로폴 한 장 깔고 앉아서 생라면을 씹고 있는 이 노동자가, 가족이 가져다 준 주먹밥마저 빼앗겨서 불타 버리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이 노동자가, 그리고 끝내는 감옥 갔다가 해고되어서 길거리에 내쫓긴 이들 노동자가, 그들을 내팽개친 기업주와 이 땅 위에서 서로 화합하고 살기를 기대하십니까? ..."
(16쪽, <여의도 부시맨>에서)

이 대목을 읽으면서 저는 노무현의 고함소리를 듣는 듯 했습니다. 이 부분은 특히 더 그의 육성으로 읽었습니다. 인용한 내용에 대해서는 글의 조사 하나 빼놓지 않고 동의합니다. 기업이 말하는 노사 화합은 기만적입니다. 애초부터 불가능한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이죠. 노동자가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미는 예수님이라도 됩니까. 누군가는 계속 뺨을 때리고 있는 격인데 말입니다. 이같은 대목에서 느껴지는 노무현의 분노가 참 좋습니다. 노무현의 이 책은 그 분노를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리뷰의 요약> (긴 글 읽기 힘들어하는 분들을 위한! ^^)
-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신인(?) 시절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 책.
- 최근 출간되고 있는 <진보이 미래>나 <성공과 좌절> 같은 책에 비해 다소 소프트한 책.
- 그의 정치적 입장이 어떤 것인지 그 바탕을 읽을 수 있는 책.
-  책을 읽다 보면 '고백 에세이'라는 여성지스러운-_-; 부제와는 좀 거리가 있는 무거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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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무현 (새터,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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