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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그는 동백꽃 축제라는 말에 혹했습니다. '축제'에 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좀 돌아다닌다면 돌아다닌 그녀와 그는 '축제'라는 멋진 이름 뒤의 초라하거나 누추한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동백꽃을 실컷 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그녀의 생각이었고,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이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그녀의 소망에 힘입은 호기심이지요. 

집에서 편도 240km를 달려가야 하는 동백정을 행선지로 정했습니다. 동백꽃 축제의 중심에 서있을 것만 같은 동백정은 실로 동백꽃 축제의 한 가운데 위치합니다. 동백꽃 축제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을 일깨워줬고, 지역 '축제'라는 것의 현실은 어떠한가를 새삼 되짚게 했습니다.

그와 그녀가 천천히 한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야트막한 동산과 축제장을 뒤로 하고 장항을 거쳐 군산으로 들어갔던 21번 도로가, 그에게는 36.5배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21번 도로하면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눈처럼 날리는 그 벚꽃을 연상합니다. 다시 간다면 동백꽃 축제장을 가지 않고 그 21번 도로를 다시 갈 듯 합니다. 그와 그녀는. ^^

동백꽃 축제의 중심 동백정은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 위치합니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500년 수령의 동백나무숲 정상에 소재하고 있는 아름다운 정자"라고 백과사전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는 길은 서해안 고속도로 춘장대IC에서 나오면 편합니다. IC에서 15km 남짓 서진해야 합니다.

★ 드래그하고 계시는군요. 퍼가시는 걸 막을 수는 없으나 ★원문재게시는 불허★합니다. 

       ▩ 동백정, 충남 서천 동백나무숲 - 서해안 가볼만한 곳 (2009 0326)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1  

마량리 동백나무숲 종합안내도
   


동백꽃 축제장의 그 장터 분위기를 관통하고 해안 방조제를 지나면
마량리 동백나무숲이 나옵니다. 입장료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009년)

 


  
2  

서해안을 찍을 멋진 사진들
   


동백나무 숲을 오르기 전 길가에서 구경하는 멋진 사진들.
그에게는 이 사진들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진들을 정말 예술적으로 찍어놨습니다. (예술적인 사진만 골랐겠지요.)
 


  
3  

마량리 동백나무숲의 동백꽃
   



꽃이라는 것이 늘 만개해 있는 것이 아니겠지요.
필 때가 있으면 질 때가 있는 걸 거구요.
방문자가 시점을 잘 맞춰서 가지 않으면 활짝 핀 모습을 못 볼 수도 있습니다.
다행히 그와 그녀는 활짝 핀 동백꽃들을 조금은 구경했군요.
본전(?) 생각 날까, 활짝 핀 동백을 찾아 시선이 분주했습니다.

 


  
4  

동백나무숲의 중심, 동백정
   


꽤나 오래 된 느낌이 드는 정자입니다.
야트막한 동백나무숲이 끝나면 동백정이 나옵니다.
동백나무숲은 숲이라 하기엔 좀 무리가 있어 보였고
동백정 올라가는 계단은 가팔랐습니다. 

 


  
5  

동백정에서 본 서해, 바다!
   



센 바람은 어지러웠고 바다는 고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의 마음은 고요함을 얻는 것이 바다가 아닐까 합니다.

 


  
6  

동백나무숲 동산에서 본 축제장터와 바다
   


사진의 오른쪽 변 중간에서 시작된 천막의 연속은 바다를 만나 꺾입니다.
그렇게 쭈욱 장터가 이어집니다. 축제와 장터는 묘한 교집합을 만들어냅니다.
통과할 때는 호객이 행인의 발걸음을 방해하지만 멀리서 보니 천막일 뿐입니다.

 

 
    
7  

풍력발전기를 연상시키는 대형 바람개비(?)
   


풍력발전을 해도 될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런데, 풍력발전을 해서 대한민국 전체 발전량의 얼마를 책임지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8  

친환경(?)을 염두에 둔 듯한 컨셉의 하산 계단
   


예전처럼 시멘트와 철제 빔들을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관광객은 '친환경'이란 말을 연상하게 되지만,

산자락에 이런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친환경일 수 있는 것인지.
 


   
9  

동백나무숲에서 축제장 가는 길, 방조제 옆의 넘실대는 바다
   


바람이 드센 만큼 파도는 높았습니다.
방조제를 때리는 물살이 거칠어서 물벼락을 맞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관광지에서 파도로 맞는 물벼락은 이색적이므로 웃을 수 있습니다.
그와 그녀는 넘실대는 파도의 맛을 보지 못했습니다. 아쉬워하지는 않습니다. 

 

 


동백꽃 축제 보러 갔다가 그와 그녀에게 기억에 남게 된 일로, 전주를 찾은 일이 있군요.
서천군 서면 동백나무숲에서는 대략 80km 거리인데, 축제장에서 남는 것이 너무 없어서 찾은 제2 행선지로 급추가된 곳입니다. 동백꽃 축제에서 소비할 것으로 예상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것이죠. 전주 한옥마을을 재방문했고, 잠시 이곳저곳 돌아본 후, 전주 빕스(vips)를 들렀습니다. 서천 내려오는 길에 휴게소(화성) 식당에서 아점을 먹고서 아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였죠. 그와 그녀가 배불리 먹으면서 배신 당하지 않을 타협점으로 빕스를 생각해냈고, 전에 들른 바 있는 vips 전주 서신점을 방문했습니다.

이래저래 많은 기억과 추억이 교차하는 서천 동백꽃 축제에 관한 포스트를 적고 보니, 이것도 벌써 한해 전 나들이의 기록이 되었군요. 바쁜 시즌, 여행에 대한 목마름의 갈증해소를 위해 앨범을 뒤적인 것도 있고, 못 올리고 밀린 여행 후기는 다음해에라도 때 맞춰 올려보자는 생각을 한 것도 있겠지요. 실제론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 해군 장병 46인을 생각하며 제 나름 정한 애도 기간을 보내느라, 날짜는 생각보다 뒤로 밀리게 되었습니다. 숨진 넋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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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0404 일 06:30 ... 06:35  사진작업
2010 0408 목 00:30 ... 01:50  비프리박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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