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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그렇게 빨리 가다가는 / 죽을 만큼 뛰다가는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치겠네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 우리는 느리게 걷자 걷자 걷자


- 장기하와 얼굴들, <느리게 걷자> 중에서 -


그녀와 함께 걷기로 했습니다. 건강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그녀를 제가 다니는 헬스클럽에 등록시키고 함께 운동을 해오던 중이었습니다.
( 지난 5월 초, ▩ 그녀를 헬스클럽에 다시 등록시킨 세가지 이유 ▩ 라는 글을 적었더랬죠. )

그녀는 이제 헬스클럽에 나가지 않고 저는 계속 헬스클럽에 나갑니다.
그녀는 이제 아침마다 걷기를 합니다. 저도 함께 걷습니다. 저는 두 탕을 뜁니다. ^^;;;


그녀가 헬스클럽을 그만 다니기로 하고 걷기로 종목을 바꾼 사연에 관해 적어봅니다.
그녀의 건강은 제 건강만큼 중요하기에 그녀와 함께 걷기로 결정한 내막을 적어봅니다.


         세 바퀴 걷기, 걷는 것은 건강이고 함께 걷는 것은 대화다! 걷자 걷자!


집 근처에 종합운동장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거 보고 이사 온 건 아니지만. ^^


하나.  그녀에게 헬스클럽은 안 맞는 것인가.

지난 겨울의 끝자락, 그녀가 어떤 수술을 받은 후 의사의 운동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절대 안정을 기하라는 첫 3개월은 그야말로 운동 없이 휴식을 취했고, 5월 1일부터 운동을 시작했지요. 제가 다니는 헬스클럽에 함께 나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6개월째로 접어들었습니다.

회복도 회복이지만 건강 자체를 위해서도 운동은 반드시 해야한다는 생각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런 맥락에서 '이성의 명령'으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했던 그녀였습니다.
대략 첫 3개월은 열심히 다닌 편이었습니다. 뒤 3개월은 그런데 출석이 많이 저조해지더군요.


둘.  그녀는 헬스클럽을 가는 게 싫었다.

급기야, 제가 그녀에게 "헬스클럽 다니는 거 싫어?"라고 물을 정도까지 왔습니다.
그녀의 반응은 "어떻게 알았어?"라는 것이었죠. "헬스클럽은 정말 가기가 싫어."라더군요.
그간 억지로 가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건강을 챙긴다고 다니기 시작한 것이었지만 제 취향이나 패턴을 고집한 것이 되었으니까요.
매일(!) 운동을 한다고 할 때 꾸준히 할 수 있는 장소가 헬스클럽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어쨌든 그녀의 명확한 답을 듣고 나니 머리 속이 많이 복잡했습니다. 이제 어찌 해야 하나.


셋.  대안! 종합운동장 조깅 트랙 걷기.

건강을 챙기는 것은 절대 우선 순위의 명제이고, 그러려면 운동은 반드시 해야죠.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탁구 같은 스포츠를 같이 배울래? 동네에 있는 탁구장 같은 데서?"
"아니면, 종합운동장에 가서 조깅트랙을 걸을래?" 라고 물었습니다. 별 다른 대안은 없죠.

"재미는 있겠지만 탁구도 싫어." 라더군요. 오래 하지 못할 거 같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요.
어쩌면 그녀한테 실내에서 하는 운동이 많이 갑갑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합운동장에 가서 매일 걷는 게 좋을 것 같아. 자기는 어때?" 라고 저에게 물어옵니다.

저는 현재 다니고 있는 헬스클럽을 그만 다니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좋아하니까요.
근육운동에 대해 나름의 의미부여도 되어 있는 편이고, 매력적인 운동이거든요. ^^
"그럼, 매일 종합운동장에 가서 걷고 오자." 라고 답했습니다. 이제 두 탕을 뛰어야죠.
 
 
집 근처의 종합운동장 조깅 트랙은 눈비가 와도 걸을 수 있어서, 다시 한번 다행입니다. (2009 1024 토)


넷.  걷자 걷자, 하루에 세 바퀴씩!

집 근처에 종합운동장이 있습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안쪽입니다.

다행히 종합운동장에 눈비를 피할 수 있는 구조로 조깅 트랙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종합운동장 조깅 트랙은 한 바퀴에 대략 700m 쯤 됩니다. 걸어서 10분쯤 걸립니다.

일단 하루에 세 바퀴를 걸어서 도는 것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 10월 24일(토).
가볍게, 경쾌하게 걷습니다. 달리는 것도 아니고 빠르게 걷는 것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가볍고, 경쾌하게 걷는 것이죠. 팔과 다리를 의식하면서 리듬을 탑니다.

갈 때도 걷고 올 때도 걷습니다. 그렇게 가고 오는 시간을 포함해서 총 50분을 걷습니다.
가을임에도 땀이 좀 납니다. 조만간 대략 한 바퀴를 늘려서 60분으로 맞출 생각입니다.
차츰 한 바퀴 도는 시간이 단축된다면 바퀴수를 늘려서 1시간은 유지할 작정입니다.


다섯.  나는 헬스클럽과 종합운동장, 두 탕을 뛰어야 한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헬스클럽에 다녀와서, 그녀와 함께 걸으러 가야합니다.
몸은 좀 힘들겠지만,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녀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일이니까요.
물론, 동시에 제 건강도 챙기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을테지요. 두 탕을 뛰니까요.

헬스클럽에는 억지로 겨우 갔던 그녀가 지난 일-월요일은 먼저 나서서 운동을 가자더군요.
기뻤습니다. 내적 동기유발이 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 거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꾸준히 매일, 눈비가 오더라도, 계속 해나간다면 심신이 건강해지리라 믿습니다.


여섯.  걷는 것은 건강이고 함께 걷는 것은 대화다.

헬스클럽에서 보통 30분은 트레드밀 위에서 보냈는데 그건 조금만 할 생각입니다.
그녀와 종합운동장에 가고 세 바퀴를 돌고 오는 것만으로 충분히 걷는 셈이니까요.
헬스클럽에선 신체 각 부위를 움직이거나 바벨-덤벨로 근육운동을 주로 할 작정입니다.

하루 1시간 정도씩 걷기를 시작한지 대략 3일이 지난 시점에서 저에게 고질병처럼 따라다니는 무릎의 삐걱거림(?)이 좀 완화된 것 같습니다. 현재 저에겐 실외에서 평지를 걷는 것이 참 좋은 운동인 듯 합니다. 이렇게 계속 나가서, 무릎 컴플렉스도 벗어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할 때는 함께 가기는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종합운동장 조깅 트랙을 나란히 걸을 때는 대화가 가능해서 좋은 면도 있습니다.
읽은 책, 티비에서 본 것, 이런 저런 일상, ...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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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27 화 00:10 ... 01:30  비프리박
2009 1027 화 09:30  예약발행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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