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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리즘이란 말에 깃든 장인정신 또는 고수의 숨결,
아마추어리즘이란 말에 숨은 초보정신 또는 약간의 비아냥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말이 갖는 결과와 과정에 대한 의미부여의 차이에 눈길이 갑니다.

읽은 책과 들은 노래의 리뷰에 찌들어 가는(? 그게 나빠?) 듯한 제 블로그에
제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적고 싶은 이야기들은 이런 것이었는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삶에 관한 수다, 삶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추구하거든요. ^^



       결과의 프로페셔널리즘과 과정의 아마추어리즘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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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갔다왔다는 것보다 이렇게 주변을 둘러보는 그 시간이 좋습니다. 2009 0813 목. 경기도 파주 반구정.


저는 아마추어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아마추어일 겁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무식하게 말해서) 결과와 과정, 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차이라고 하지요. 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입니다. 무엇을 하느냐, 무엇이 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거든요. 물론, 어떻게 사느냐의 질적 내용이 담보될 때 무엇이 되느냐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건 부차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수능을 보는 학생에게 있어서 어떤 대학을 가느냐 보다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떻게 생활하느냐가 사실 어떤 대학을 가느냐를 결정짓습니다만 그건 부차적일 수 있는 문제입니다. 어떤 대학을 가느냐 하는 문제는 어떤 과정을 만들었느냐가 결정지을 문제이기 때문에 결과 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좀더 긴 인생 이야기로 건너오면요. 돈을 얼마를 모아서 무엇을 사고 무엇을 하고 ... 그러는 것보다 하루하루의 삶이 중요하다고 보는 쪽입니다. 이 다음에, 나중에, ... 하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삶의 방식에 그닥 끌리지 않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맬 땐 졸라매야 하겠지만, 그리고 실제로도 그럴 때가 있지만, 저는 삶이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야 된다고 보는 쪽입니다. 미래의 그 무언가 결과를 위해서 현재의 삶이란 과정을 버리지 못하는 편입니다.

여행을 가는 경우에도, 목적지에 가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 하는 것보다 여행갈 준비를 하고 차를 타고 이동하고 ...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물론 여행을 다녀와서 추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카메라보다 눈과 마음에 더 많이 담는지도 모르겠군요.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것도 이미지라는 결과물이 중요해서라기보다는 추억을 하는 과정에서 훌륭한 보조기억장치가 되어주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어쩌면, 그 '앞'이라는 것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유토피아라는 말부터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이상향'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향인 것이지 '현실'향은 아니거든요. 없을지도 모르는 그 먼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많은 것을 포기하는 것을 그래서 좋아하지 않습니다. 미래가 즐거우려면 현실도 즐거워야 합니다.


미래의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서 현재의 슬픔과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한정 길게 장기화한다면 별로 내키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현재라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구성원들에게 먼 미래의 장미빛 꿈을 불어넣으면서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라는 세력과 집단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파헤쳐 보면, 대다수 구성원들이 겪는 현재의 고통을 털어(!) 자신들의 현재와 미래 이익이라는 보따리를 채우기 위한 술수였던 면도 있구요.

어제 읽은 책에서 그런 말을 봤습니다. "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지배하는가?" 라는 취지의 말이었는데요. (조만간 리뷰로 올릴 피터 케이브(Peter Cave>의 책 <일상을 전복하는 33개의 철학퍼즐>(121쪽)에 나온 이야깁니다.) 제 생각이 꼭 그렇습니다. 왜 미래가 현재를 구속하느냐 하는 것이죠. 달리 말하면 왜 미래의 즐거움이 현재의 즐거움을 빼앗는가? 라고 할 수도 있겠구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그런 삶을 원치 않습니다. 과정을 중요시 하는 저로서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했던 말로 돌아오자면 저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사안에 관해서는 프로페셔널이 되고자 하는지는 소망과 욕심은 있지만, 삶 자체에 관한 한 아마추어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어쩌면 아마추어야(!)라고 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제가 이 아마추어적인 태도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것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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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0903 목 05:05 ... 06:05  비프리박


p.s.
오늘은 쉬는 날입니다. 매주 맞는 주중 휴무일이지요. 주말엔 일을 하고 목요일에 쉬거든요.
몇 년 만에(!) 목요일이 맑은 것 같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전국에 해가 떴군요.
별렀던 대로, 예정했던 대로, 동해안에 좀 다녀옵니다. 이 글을 쓰고 한시간 후면,
아마도 고속도로 위에서 아침 햇살을 피하기 위해 선글래스를 끼고 운전을 하고 있을 겁니다.
잘 다녀오도록 하지요. 모쪼록 오늘 하루,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도 좋은 일만 있으시길.
그나저나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오늘 누적방문자 100만을 넘기면 안 되는데!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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