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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한식요리사다. 2015년 3월 초에 나는 대한민국 국가기관이 공인하는 한식요리사가 되었다(공식 명칭 '한식조리기능사'). 요리학원에서 한식요리사 과정을 세 바퀴 돈 상태였다(의정부 동양요리학원). 한식요리사라고는 하지만 자격증에 도전하기 전까지 요리 경력이 전무했으므로 당연히 아직 '햇병아리 요리사'다. 


한식조리기능사 실기 시험은 총 세 번 보았다.
 
2014년 12월 초에 시험을 보고 떨어졌다. 운이 좋은 요리과제, 육회와 칼국수가 주어졌다. 잘 해서 냈다. 지금 육회와 칼국수를 만든대도 이날 했던 거 보다 더 잘 만들 수 없다.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한국기술자격검정원 고객센터(1644-8000)으로 전화를 걸어 떨어진 이유를 확인했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수긍할 수 없다. 다른 응시자의 제출과제와 나의 것이 뒤바뀐 게 아닌가 싶다. 

2015년 1월 말에 두번째로 시험을 보고 떨어졌다. 이날은 몸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시험장에 가기 전까지 잠을 잤으나 더 자고 싶은 몸 상태였다. '미응시'는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마지막에 선택해야 할 '비겁한 선택'(!)이어서, 조리도구를 챙겨 시험장으로 향했다. 실기과제로 주어진 닭찜과 육원전(동그랑땡)은 어려운 과제가 아니었다. 몸 상태가 얼마나 좋지 않았던 것인지,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2~3초 후에 인지되었다. 자주 나 자신에게 "넌 지금 뭘 한 거니?"라고 되묻는 상황이 발생했다. 집으로 향하면서 불합격을 확신했다.

2015년 3월 1일에 세번째 시험을 보고 합격했다. 시험과제는 더덕구이와 생선찌개였다. 어려운 과제도 아니었고 스텝이 꼬이지도 않았다. 지난 두번의 실기시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종료 1~2분 전까지 공을 들여 과제를 제출했다. 유장한 더덕을 초벌구이한 다음 양념한 고추장을 바를 때 나는 속으로 "고추장이 발라지지 않은 빈 곳을 남긴 채 과제를 제출하는 것은 제출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야!"라고 제출 종료시간의 임박을 애써 무시했다. 더덕의 구석구석 빈 틈 없이 고추장을 발라 석쇠구이했다. 생선찌개는 집에서도 여러 차례 해먹은 요리여서 전혀 어렵지 않은 과제였다. 100점 만점에 75점으로 합격했다.



나는 일단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위한 실기시험에 출제되는 51가지 요리는 잘 할 수 있다. 요리학원에서 그 51가지 요리를 대부분 세번씩 실습했다. 한식요리사 자격증 과정을 세번 등록했다. 세번째 등록을 할 무렵, 실기시험을 보면 자격증을 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1가지 요리는 잘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이 저절로 생겨났다. 

<한식요리사 실기과제 51가지> (가나다순)
1) 겨자채
2) 국수장국
3) 너비아니구이
4) 달걀찜
5) 닭찜
6) 더덕구이
7) 더덕생채
8) 도라지생채
9) 돼지갈비찜
10) 두부전골
11) 두부젓국찌개
12) 두부조림
13) 만둣국
14) 매작과
15) 무생채
16) 무숙장아찌
17) 미나리강회
18) 배숙
19) 보쌈김치
20) 북어구이
21) 북어보푸라기
22) 북어찜
23) 비빔국수
24) 비빔밥
25) 생선양념구이
26) 생선전
27) 생선찌개
28) 섭산적
29) 쇠고기전골
30) 어선
31) 오이선
32) 오이소박이
33) 오이숙장아찌
34) 오징어볶음
35) 완자탕
36) 육원전
37) 육회
38) 잡채
39) 장국죽
40) 제육구이
41) 지짐누름적
42) 칠절판
43) 칼국수
44) 콩나물밥
45) 탕평채
46) 표고전
47) 풋고추전
48) 호박선
49) 홍합초
50) 화양적
51) 화전

그 밖의 한식요리는 51가지 요리 실력(?)을 밑천 삼아 시도할 엄두를 내는 수준은 된다.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딴 후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인터넷을 뒤져 그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서너 가지의 레시피를 훑어보면 머리 속에 내 나름의 방식이 만들어진다. 그렇게 내 나름의 레시피로 정리되면 그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얼마 전에 그렇게 삼계탕과 녹두죽을 만들어 먹었다. 압력솥에 삼계탕을 끓였다. 삼계탕은 전에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요리다. 삼계탕의 닭고기를 먹고 육수를 남겨 그 육수로 녹두죽을 끓였다. 역시 전에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요리다.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는 이런 식으로 늘어가게 될 것이다.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딸 무렵부터 나는 장을 볼 때 닭을 손질하지 말고 달라고 하고 생선을 토막내지 말고 비늘만 긁어 달라고 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파는 사람들이 하는 손질과 그들이 닭과 생선을 토막 내는 것이 마음에 안 들기 시작했다.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요리를 실습하는 중에 내가 원하는 방식이 생겨났다. 집에 사와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손질하고 토막내고 포를 뜬다. 그게 마음 편하다. 명실상부한(?) 요리사가 되어가고 있다.

현재로서 요리와 관련한 나의 계획은 일식요리를 배우고 그 다음 양식과 중식을 배우는 것이다. 양식과 중식 중 어느 것을 먼저 배울지는 아직 미정이다. 일식을 배우고 나면 답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요리학원에 일식요리 과정을 등록할 날을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있다. 멀지 않은 어느 날 등록할 것이다. 일단 등록하면 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 할 것이다.

아, 그리고 일식-양식-중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딸 생각이 현재로서는 없다. 자격증을 따려면 (한식 해보니까) 과정을 적어도 두번은 이수해야 한다. 뒤집어 말하면 과정을 두번 마치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식 해보니까 그렇다. 아직은 일식-양식-중식 요리를 더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을 뿐 일식-양식-중식 요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은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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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02 목 21:10 ... 21:45  거의작성
2015 0402 목 23:10 ... 23:40  비프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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