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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에 가면 아침 8시경이 됩니다.
러닝머신이라 불리는 treadmill에 올라가서 대략 30분을 걷고 달리는데요.
이 시간이면 꼭 보게 되는 것이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보고 싶어 보는 것은 아닙니다. -.-; 아주머니들이 틀어놓으시는 거지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궁금해서 한번 세어보니... 아주머니들이랑 저의 비율(여자:남자 비율)이 17:1 이더군요.
주로 저는 보통... 17 속에 끼어 있으려 노력하는데^^ 아침에 헬스클럽을 가면 외롭게 1 이 됩니다.
어쨌든, 헬스클럽 러닝머신들 전면에 티비가 3대... 이곳저곳에 걸려 있는데...
러닝머신에 올라가면 '흔들리지마'를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그 시간... 티비가... 3대 모두... 적어도 2대는... 그 "흔들리지마"에 맞춰져 있으니까요. -.-;
하지만, 저도 눈이 달렸으니 제 눈에 들어오는 그 아침드라마... 안 볼 수도 없고, ... 힘듭니다.

그간, 이 우리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점을 적어봅니다.
듣지는 못합니다. ^^ 티비 볼륨은 최저... 헬스클럽 특유의 최고 볼륨의 경쾌하고 빠른 음악...
당연히 듣지는 못하죠. 그래저래, "보면서" 느낀 점입니다.


등장인물은 대부분 전문직이지만, 전문적인 일을 하는 법은 없습니다.
99% ... 하는 일이 남녀간의 주로 이해하기 힘든 관계 속의 애정놀음일 뿐이죠.

직업과 관련된 공간적 배경은 사무실이지만, 일을 하는 법도 없습니다.
99% ... 사무실에서 하는 일이란 것이 남녀간 애정과 관련된 생각과 대화와 전화통화일 뿐이죠.

전문직 사무직 종사자들이 백주 대낮에... 일을 하지 않고 외부에 나가 있습니다.
99% ... 하는 일이 남녀간 만남이거나 그 가족들과의 얼키고 설킨 만남일 뿐이죠.

21세기를 살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우연이 너무 자주 발생합니다.
99% ... 유의미한 중요한 만남이 모두 우연에 의존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전문직 여성 주인공(들)은 패션모델이거나 화장품모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99% ... 일을 할 수 없는 복장으로 출근을 하고, 자다가 깨도 짙은 화장을 한 얼굴입니다.

적고 보니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우리 드라마의 특징이자 한계같군요.
그 와중에 즐겨보았고 지금도 가끔은 챙겨보는 "앨리 맥빌(Ally McBeal)"이란 드라마가 떠올랐습니다.
우리 나라에선 "앨리의 사랑만들기"란 이름으로 소개되었었죠. 전문직 여성 중심의 드라마였고요.
근데, 이렇게 비교하려고 보니... "앨리 맥빌" 드라마한테 좀 미안하군요.
본의 아닌 폄하가 될 수도... 있겠네요. 앨리 맥빌을 이 따위(?) 드라마에 비교하다니...ㅋ 어쨌든...!

제가 즐겨보는 외국 드라마의 특징을 적어봅니다.

등장인물은 모두 사랑을 마음에 품고 있지만, 드라마의 대부분은 전문적인 일에 할애됩니다.
전문적인 일을 빼고는 드라마가 진행될 수가 없는 구성입니다.

공간적 배경이 어디가 되었든 등장인물들은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있든 길을 걷고 있든 해야할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고 밖에 나가 있을 때는 주로 저녁이나 밤시간입니다.
애인을 만나거나 서로의 가족을 만나거나 식사를 할 때, 거의 전부가 퇴근 후가 됩니다.

중요하고 의미있는 만남은 우연에 의해 발생하는 법이 없습니다.
필연에 기대거나 미리 깔아놓은 복선을 통해서 또는 약속에 의해서 만나게 되는 거지요.

전문직 여성 주인공들이 패션모델로 보이거나 화장품모델로 보이는 경우는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업무와 어울리는 복장이지요. 그리고 떡칠 화장을 하고 잠에서 깨는 일은 없습니다.

적고 보니, 제가 우리 드라마를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군요. 우리 드라마라면 어폐가 좀 있겠군요.
"흔들리지마" 같은 류의 우리 드라마를 보지 않는 이유라고 해야겠군요.
아침마다 참... 고역입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걷거나 달릴 때 정면을 응시하면... 안 볼 수가 없어서요. -.-;

하긴, 뭐 머리로는 딴 생각 하면서... 오늘의 할 일 같은 것도 생각하면서... 블로깅 꺼리도 좀 챙기면서...
예컨대 이 포스팅의 얼개도 짜면서...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가 눈에 보여도 ... 딴 생각하면서~~~!
달리면 된단 생각을 합니다.  제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한, 진정으로 보는 것은 아니니까요.
옛말이 틀리지 않는군요. "心不在焉 하면 視而不見 이요 聽而不聞 이며 食而不知其味니라"란 말이 있죠.
( 마음이 그곳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 ^^v
제가 한문을 좀 해서요. ^^ 조금요... -.-; ㅋ

아, 근데 정말이지... 아침에 17:1 의 구성이 되는 것... 이런저런 의미에서 참 힘든 면이 있습니다. ㅎㅎ
하지만, 뭐, 그렇다고 운동을 못 나갈 정도는 절대 아니고요. 그래도 꿋꿋이 나가야죠. ^^


2008 0704 금 11:25 ... 11:55 비프리박
2008 0704 금 14:45 ... 15:00 첨삭가감


p.s. 1
이 포스트는 2008 0910 수 - 0930 화 ... 기간동안 '퍼올리기'로 갱신의 바람을 좀 쐬었습니다.

p.s. 2 
이 글이 생각보다 덜 읽혔다는 판단에, 퍼올리기를 하던 2008 0910 수요일 아침까지만 해도...
다음날 오전 이 글이 다음 메인의 한 귀통이를 차지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 표현법으로 '다음 메인의 허리케인'이라고 칭했는데요. 그 여파^^를 두 포스트에서 정리했더랬습니다. 
▩ 컥... 헉~! 다, 다, 다음 메인! 한 귀퉁이에... ▩ 라는 포스트와
▩ 1일방문자의 허리케인을 돌아봄 ... ▩ 라는 포스트가 그것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도 이 글이... 그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은 신기합니다.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건데...
그것이 어느날 느닷없이 갑자기 들이닥쳤더라는... ㅋ 악플 없는 허리케인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
                                                                                                          [2008 0930 화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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